美상호관세 위법 후폭풍
통상질서 불확실성, 변수 아닌 상수
국내 산업·금융시장 동향 면밀 점검

정부는 상호관세 무효판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상호관세 부과, 미국 연방대법원의 무효판결, 트럼프 대통령의 '플랜B' 등 복잡한 행보 속에서 섣부른 판단이 자칫 외교·통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통상질서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회의에서 "미국 내 동향과 주요국의 대응상황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관계부처와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내 산업별 영향과 대응방안을 긴밀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을 포함해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같은 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주일대사관 상무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정부는 이번 판결내용과 미 행정부의 후속조치,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총력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3일 민관합동 대책회의도 주재한다.
정부는 이처럼 과도한 대응보다는 신중한 접근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발(發) '관세전쟁'에 제동이 걸린 건 맞지만 관세 영향권은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행압박을 받아온 3500억달러(약 506조원) 규모의 대미투자에 대한 정부의 대응수위도 관심사다. 애초에 구속력이 없었던 MOU(업무협약) 형태의 합의였던 만큼 한국이 투자의무를 이행할 명분은 이전보다 약해졌지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요 프로젝트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판결이 바닥을 찍고 상승 중인 우리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호재와 악재가 겹쳤지만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트럼프행정부가 대안법률을 활용한 관세정책 재편에 착수한 가운데 (무역법)122조 관세적용 품목, 적용기간 이후의 관세체계, 주요국과 체결한 무역합의 유효성, 관세환급 등에 걸쳐 광범위한 불확실성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