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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민심을 확실히 잡기 위한 동선을 부탁해." (기자)
9일 취재진이 'AI 사무장' 애플리케이션(앱) 대화창에 질문을 입력하자 20~30초 뒤 유세 캘린더에 구체적인 일정이 등록됐다. '동탄역 대광장 아침인사→영천동 11자 상가 순회→카림애비뉴 사거리→호수공원→목동 사거리(상권)' 순이었다. '역 광장은 대단지 주민들이 SRT와 GTX를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길목' 등 동선의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됐다.
개혁신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AI 사무장 앱 시연회를 진행했다. 취재진에게는 취재용으로 '경기도 화성시 라 개혁신당 기초의원 후보'로 설정된 아이디를 임시 배부했다.
사용법은 스마트폰을 써본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직관적이었다. 앱의 '홈' 화면에 들어가면 AI 사무장 대화창이 뜬다. 이를 통해 유세 동선을 짤 수 있다. '일요일에는 종교시설 방문 위주로 구성하고 싶다'고 하면 교회 위주의 동선을 구성해주는 식이다. 후보자가 '너무 기독교에만 치중하지 말고 천주교·불교 시설도 골고루 짜달라'고 하면, 요청을 반영해 동선을 수정할 수 있다.
'일정' 탭을 통해서는 지도를 통해 시간대별 예상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내 활동 현황'을 통해 △한주 총유세 시간과 횟수, 유권자 접촉 시간 △대중교통·상권·공원 등 종류별 방문 비율 △활동 시간별 '히트맵'(시각화 지도)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성당, 도보·스쿠터 등 선호하는 유세 장소·이동 수단을 설정하면 동선 구성에 반영된다. 후보자는 타 후보의 히트맵을 참고할 수도 있다.
개혁신당은 IT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후보자들이 돈을 아끼며 선거 운동을 치를 수 있게 하겠다는 '99만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유능한 사람이 선거비용 때문에 정치를 포기하는 일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자는 보통 사무장·회계 책임자에게 1일 최대 14만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일반사무원의 경우 10만원이다. 무급 사무원을 둘 수 있지만 '밥값'이라도 챙겨줘야 하는 현실이다. 기초의원에 도전하는 젊은 후보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사람 1명 쓰는데 1개월에 300만원 정도 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과 시연에 참여한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 후보군에는 정치 신인이 많다. 지역구 경계를 헷갈리는 등 선거가 처음이라 겪는 어려움이 있다"며 "나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방문한 곳만 계속 찾거나, 유권자 10만명 중 1000명밖에 못 만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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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적극적인 활동을 위한 동선을 짜달라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동선을 잘 밟았는지, 발이 안 닿은 지역이 어디인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활동 기록을 조합해 새 동선을 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AI는 유동 인구와 실제 유권자를 분리해 동선을 구성한다"고 했다. '잠실 야구장 앞 유세'처럼 사람은 많은데 지역 유권자는 적은 곳에서 유세하는 상황을 막도록 개발됐다는 뜻이다. 출근길 동선에는 '지하철에서 타는 사람', 퇴근길에는 '내리는 사람' 데이터를 활용한다. 등교·예배 시간 등을 바탕으로 '학부모' '교인'들의 실제 유동 데이터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혁신당은 AI 사무장에 '선거법 챗봇'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곧 '후원회 설립 자동화' 프로그램, '선거 매뉴얼 핸드북'을 공개한다. 핸드북에는 '누가 제 명함을 버리고 가면 어떻게 대처하나요' 등 실전 노하우가 담겨 있다고 한다. AI와 전통적 방식을 결합해 후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쌓인 데이터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면 총선 전 더 고도화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