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청권 강화' 입법 나선 국회…방송사 의무만 강화?

올림픽 '시청권 강화' 입법 나선 국회…방송사 의무만 강화?

정경훈 기자
2026.03.11 17:58

[the300] 법 '정당성'에는 대체로 동의…강한 '강제력'에는 우려 제기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개막 축하공연이 열리고 있다. 2026.3.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개막 축하공연이 열리고 있다. 2026.3.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의 국제 스포츠 행사 국민 시청권 보장 지시를 계기로 국회가 '방송법' 개정에 돌입했다. 민영방송이 확보한 중계권을 공영방송이 반드시 사야 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강제성보다는 방송사 간 협의를 유도하는 쪽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 10명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중계권을 산 민영방송사는 KBS와 MBC에 반드시 중계권을 재판매해야 한다. 두 공영방송사도 꼭 중계권을 확보해야 한다.

법은 올림픽·월드컵 등에 대해 '국민 전체 가구의 95%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개정안 부칙에 '국민 관심 행사 중계방송권 계약은 계약 체결 시기와 관계없이 개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중계방송권자 등이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계약 기간·금액·중계 범위 등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영업 비밀 등은 공개하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김 의원은 법안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 등 일부 국민 시청권이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중계방송권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 사전에 제출되지 않아 방미통위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나 시정조치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3.11.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3.11. [email protected] /사진=김명년

입법 배경은 JTBC의 2026~2032년 개최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확보다. JTBC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단독 중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6월 북중미 월드컵을 거론하며 "국제적 행사에 대한 국민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 시간 협상 결에 따른 시청자 불편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회는 국민적 관심도 높은 행사에 대한 국민의 접근권 강화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발의된 방송법 개정안의 '강제력'이 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드시 중계권을 거래하도록 했지만, 후속 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서다.

한 야당 관계자는 "IOC나 FIFA가 전 세계 방송사들과 비밀 유지계약을 맺는다. 이 부분이 '방미통위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부분과 충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과방위에서는 방미통위가 방송사 간 협상을 원활히 하는 기능을 가진 자율 협의체를 구성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의 혜택은 사업자보다 국민이 먼저 받아야 한다. KBS와 MBC는 반드시 송출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비밀유지계약에 관해서도 "법에 근거한 자료 제출은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법의 정당성도 중요하지만 실현 가능성도 마찬가지"라며 "사업자(방송사) 의무만 강화하면 안 된다. 협상이 안 될 경우 등에 관한 구체적 해결 방법이 부족하다. 최저임금위원회 같은 기구를 두고 결렬 시 (공익위원 안을) 따르게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야당 관계자도 "방미통위가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게 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방송협회도 전날 입장을 내고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한 우선 협상 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JTBC의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금액을 그대로 수용하면 방송사별 수백억원의 순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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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경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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