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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50만 이상 도시 경선결과를 발표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위원장은 이후 공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26.03.31.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3113413585334_1.jpg)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 파동'을 일으켰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물러났다. 당을 새롭게 할 공천을 표방하며 출발한 이 위원장이었지만, 정작 현역들과 '친박'(친박근혜)에게만 혜택을 줬다는 비판이 더 컸다. 새로 꾸려질 공천관리위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등을 마무리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 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계파와 지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탈권위, 탈카르텔, 탈기득권, 미래지향성, 혁신성, 경쟁력 등을 갖춘 후보를 가려내겠다"면서 취임한 뒤 약 한 달여 만에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이 위원장이 취임할 때에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극렬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 위원장이 중심을 잡고 공천을 통해 당을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실제로 이 위원장 역시 국민의힘이 바뀌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대구·경북, 충북 등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컷오프(공천 배제)를 놓고 소송전이 벌어질 정도였다. 특히 이 위원장이 밀어붙인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컷오프는 당내 분열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 부의장의 경우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이 단행한 단수 공천도 논란거리였다. 이 위원장은 인천시장, 울산시장, 대전시장, 세종시장, 제주지사, 충남지사, 강원지사, 경남지사 등 8개 선거구에서 단수 공천을 단행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문성유 제주지사 후보 등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과거 친박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다. 유 시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고, 이장우 대전시장이나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성 친박'으로 꼽혔다. 반면 과거 친이계로 분류됐던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쉽지 않은 공천 과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친박이었던 이 위원장이 자기편 인사들만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위원장이 혁신과 거리가 먼 공천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충북도지사 경선이 '내정설'에 휩싸인 김수민 전 의원과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윤갑근 변호사 두 명만 치르게 되면서 '윤어게인' 논란까지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공천 과정에 잡음이 부각되면서 이 위원장이 추구했던 혁신은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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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위원장과 공관위 전원이 이날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새로운 공관위를 꾸려야 한다. 새 공관위는 대구시장 및 충북도지사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수습해야 한다.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낸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 대응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대구시장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율도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며 "대구마저 민주당에 내준다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기능을 할 수 없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꾸려지는 공관위는 선거 전까지 이 모든 숙제를 마무리하고 주요 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