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AI 과실, 특정기업 성과 아냐…초과이윤 환원 국민배당금 설계해야"

김용범 "AI 과실, 특정기업 성과 아냐…초과이윤 환원 국민배당금 설계해야"

김성은 기자
2026.05.12 09:19

[the300]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인공지능)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라며 "인프라 전환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 한국은 구조적 희소성과 지속적 초과이윤을 기반으로 한 '기술독점경제에 가까운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실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기존 경기순환 관점에서 보려고 하면 자꾸 어긋난다"며 "지금의 변화는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산업구조'와 '국가구조'가 동시에 재편되는 과정은 아닐까. 이 글은 이 파격적인 가설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이 초기 가설이 맞다면 한국은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순환형 수출경제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 변화는 성장률이나 주가 수준을 넘어 국가의 성격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적었다.

김 실장은 최근 반도체 산업 위상 변화와 AI 인프라 경쟁,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문제가 국가 전략 의제로 떠오르는 현상 등을 거론하며 "중요한 것은 지금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이른 시기에 이 가능성을 논의해봐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특히 AI 수요 구조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초기 AI 투자는 학습 중심의 데이터센터 확장에서 출발했지만 수요는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추론 인프라, AI 에이전트, 소버린 AI,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레이어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 레이어가 이전보다 더 높은 메모리 집약도를 요구한다"며 "레이어가 추가될수록 수요는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누적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AI를 전기·철도·통신망과 같은 산업 인프라 전환으로 봐야 한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AI는 단순히 앱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데이터센터, 전력망, 냉각, 변압기, 로봇, 산업 자동화, 도시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물리 시스템"이라고 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전력 장비, 배터리, 정밀기계, 센서, 디스플레이, 로보틱스 제조 역량 같은 물리적 공급망 전체가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왼쪽)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0. bjko@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왼쪽)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0. [email protected] /사진=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 관점에서 가진 독특한 지위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설계와 플랫폼에서는 압도적이지만 제조 기반이 제한적이고, 중국은 대규모 제조 역량을 보유했지만 지정학적 신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정밀 제조, 전력 장비, 산업 자동화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통합적으로 보유한 드문 나라"라고 했다.

김 실장은 AI 시대가 한국 경제의 거시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도 거론했다.

김 실장은 "무역흑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 원화는 장기적으로 강세 압력을 받는다"며 "높은 명목 성장,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가, 강한 통화, 자산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새로운 거시 국면이 가능해지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이 경우 한국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중장기적으로 OECD 상위권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김 실장은 '동전의 양면'처럼 나타날 AI 시대의 부작용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초과이윤은 속성상 집중된다"며 "메모리 기업 주주, 핵심 엔지니어, 수도권 자산 보유자처럼 이미 생산자산에 접근한 계층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매우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단순한 성장률이 아니라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안정화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해법 중 하나로 창업 활성화와 문화 산업 육성, 이민 정책 재설계 등을 제시했다. 국민배당금과 같은 아이디어도 거론했다.

김 실장은 "기존의 해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공공일자리 확대, 다른 하나는 복지 이전지출 확대"라면서도 "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AI가 루틴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에는 단순 고용 유지 중심 정책만으로는 장기적 활력을 만들기 어렵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방식이 무엇인가다. 여기서 두 개의 축이 나온다. 창업과 문화"라고 했다.

김 실장은 또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앞의 논지들을 수긍한다면 재정 문제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당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초과 이윤이 사회 내부의 K자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며 "노르웨이는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그 운용 수익을 재정 원칙에 따라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한국이 처한 상황은 성격이 다르지만 질문은 같다. 구조적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그 원칙에 가칭 '국민배당금'이란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초과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이야기"라며 "논지가 맞다면 아무 원칙없이 그 초과이익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것애야 말로 더 무책임한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