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이재명 대통령 7박11일 미국·남미 3개국(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순방 결산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강화…정상 간 신뢰를 기업 성과·통상 협력으로 연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긴 7박11일의 미국·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독일을 경유해 3일 귀국한다. 비행시간만 약 56시간, 이동 거리는 직선거리 기준 약 4만4000㎞에 이르는 일정이었다. 한국 대통령의 브라질·칠레 방문은 각각 11년 만이고 아르헨티나 방문은 22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남미 자원 부국과 핵심 광물·에너지 공급망을 다지고,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협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남미 3개국에서는 모두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브라질과는 우주·에너지·산업기술 등 7건, 칠레와는 광물자원·해양 안보·투자 등 5건, 아르헨티나와는 핵심 광물 협력 MOU를 맺었다. 브라질의 희토류, 칠레의 구리·리튬, 아르헨티나의 리튬을 중심으로 채굴부터 정제·가공까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보호무역 강화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핵심 광물과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상 간 신뢰를 경제 성과로 연결하는 실용 외교도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1년 동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다섯 차례 만나며 쌓은 신뢰를 우주·에너지 협력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재개 논의로 이어갔다. 브라질은 연내 협상 재개 발표를 위한 실무그룹 설치에 합의했고 아르헨티나도 필요성에 공감했다. 칠레와는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준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 현안 해결에도 성과가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프로젝트 '살 데 오로'가 현지 투자 인센티브 제도인 리히(RIGI) 승인을 받았고,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최종 타결했다. 브라질과는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통령을 축으로 한 경제협력 플랫폼을 가동해 관세와 규제 문제를 상시 조율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와는 원유 수입 안정과 천연가스·원자력 협력 확대도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AI 시대 선도를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구상을 글로벌 기업인들과 공유했다. 방미를 계기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는 향후 5년간 총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투자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은 첨단 메모리 공급과 AI 칩 파운드리 협력에 나서고, SK는 엔비디아 등과 첨단 메모리 장기 공급을 추진한다.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로봇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고 삼성SDS와 앤트로픽은 AI 신규 시장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벤처캐피털 6개사와도 만나 협력 범위를 기술에서 자본으로 넓혔다.
이번 순방으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정상과 모두 양자 회담을 마쳤고,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및 2028년 G20 의장국 활동을 위한 지지 기반도 다졌다는 평가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남미 3개국과의 정상외교에서 이뤄진 합의가 구체적인 사업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