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세법 전쟁-부동산세제]④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국회 심사대에 올랐다. 핵심은 주택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시하는 과세 전환의 여부다. 여야 의원들은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거나 과세요건을 명확히 하는 법안을 잇달아 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유주택자의 반발을 의식한 입법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지난주 세제개편안 공청회를 개최한 데 이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 개정안과 의원 발의안 등을 심사한다.
정부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을 유지한다. 양도세 역시 거주 중심으로 개편한다. 현재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연 4%, 거주기간 연 4%를 합산해 최대 80%를 공제한다. 정부안은 2028년 보유 2%·거주 6%로 조정하고 2029년부터 거주기간에만 연 8%를 적용한다. 다만 일부 불가피한 비거주를 예외로 인정한다. 기존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하다 취학·전근·질병·요양 등으로 이주한 경우다. 이때 최대 3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정부안 발표 이후 발의된 법안들을 보면 여야 간 입법 방향이 갈린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구 병)은 리모델링 공사로 집을 비운 기간의 절반을 양도세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일이나 허가일 당시 해당 공동주택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소유자가 대상이다. 정부안의 재개발·재건축 특례와 달리 리모델링에 초점을 맞췄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구 갑)안은 정부의 공제체계 개편에 따른 기존 납세자의 불이익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공제율이나 한도가 변경되더라도 개정 이전에 쌓인 보유·거주기간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12억원에서 15억원으로 높이고 상생임대주택의 거주요건 면제 특례를 2029년 말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 갑)은 정부안과 유사하게 불가피한 비거주기간을 인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주'를 일정한 장소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실제 생활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부득이한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시행령으로 정하려는 거주 개념과 예외 인정 근거를 법률에 직접 명시한 것이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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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후년 총선 일정은 최근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을 해석하는 중요한 변수다. 실제 세금 부담과 납부 시점과는 별개로 수도권 유주택자들의 민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단 점에서다.
민주당은 실거주 우대의 정부의 과세 철학과 유주택자 민심을 의식한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딜레마에 놓였다. 정부는 지난 8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 했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자 한걸음 물러섰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서울지역 의원들이다. 앞서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서울 성북 갑)은 정부안 수정에 실패하면 내후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서울 의석 37석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전했다.
지난 5일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논의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실거주자와 같은 14억원으로 높이고 양도세 장기보유 공제 축소를 재검토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의원들은 세제·공급 관련 의견을 정리해 당 지도부와 공유하고 정부·청와대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달 진행될 재경위 조세소위 심사 과정에서 관련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