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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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과 함께 중국 역사상 최고의 '병법서'로 통하는 '오자병법'을 쓴 오기(吳起). 그에 대해 사마천이 쓴 '사기-손자오기열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오기의 지휘를 받던 병사 가운데 하나가 휴가차 집에 가서 노모에게 자랑하듯 말한다. "한번은 제 다리에 독한 종기가 생겼는데, 이를 본 장군이 직접 입으로 종창을 빨아줬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노모는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이웃사람이 이유를 묻자 노모가 답했다. "예전에 오공(오기)께서 그 아이 아버지의 종창도 빨아준 적이 있습니다. 이후 그이는 전쟁에서 물러설 줄 모르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결국 전사하고 말았지요. 오공이 이번엔 내 아들의 종창을 또 빨아줬으니 이제 그 아이가 언제 죽을지 모르게 됐지 않소" 이는 병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바쳐 싸우게 만든 오기 나름의 '기술'이었던 셈이다. '상호호혜 효과'(reciprocity effect). 오기가 종창을 빨아준 병사가 목숨 바쳐 싸우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이렇게 설명된다.
1997년 1월 일본 니시오 간지 전기통신대 교수, 후지오카 노부가쓰 도쿄대 교수 등이 주축이 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난징대학살'과 '종군위안부' 문제 등은 국내외 반일세력에 의한 '날조'라는 것이 이들의 주된 주장이었다. 기존의 역사는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조작된 '승자의 논리'로, 이제는 자신들의 근대사를 죄악시하는 '자학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자민당 극우파들의 논리적 근거가 되는 '역사수정주의'가 이론적으로 집대성된 것이 바로 이때다. 이들의 핵심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일본의 굴욕적인 근대사가 시작된 것은 1945년 패전 이후 1946년 전범을 대상으로 한 '도쿄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 때였다. 당시 미국 등 승전국들은 쇼와 천황의 면책을 조건으로 '조작된' 죄목을 전범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이들을 심판했다. 이후 일본은 타의에 의해 '국제사회의 죄인'이 돼 전쟁을 할 수 없는 '평화국가'가 돼
1942년 12월8일, 일본 해군본부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날 총 450대의 항공기를 실은 6척의 일본 항공모함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미군 전함 5대와 항공기 약 200대를 격파했기 때문이다. 일본 해군본부는 전과에 크게 만족하며 기동함대의 복귀를 명령했다. 일부 젊은 참모들이 "한번 더 공격해 미 태평양함대를 완전히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수뇌부는 이미 승리에 취해 있었다. 이후 일본은 영원히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 당시 진주만 기습에도 미군의 연료 저장소 등 각종 설비는 거의 타격을 입지 않았다. 미 태평양함대는 순식간에 전열을 정비해 태평양에서 일본을 압박하기 시작, 끝내 전쟁에서 승리한다. '작은 성취'(small achievement)에 만족해 안주하면서 더 큰 성공을 날려버리는 것은 비단 전쟁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작은 성취'를 이룬 뒤에는 성취감에 취해 새로운 도전과 노력을 거부한다. '작은 성취'를 이루기까지 많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한국에 복수하며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겼다"(Victor An gains revenge against South Korea, wins gold medal for Russia) 지난 15일(현지시간) 야후 캐나다 스포츠가 게재한 기사 제목이다.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러시아 대표 안현수가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따낸 직후였다. 이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신다운은 실격 처리됐다. 매체는 "러시아가 안현수를 데려오기 위해 얼마나 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게 얼마였든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안현수는 여전히 '쇼트트랙의 황제'였고, 우리나라는 그런 '황제'를 발로 걷어차 러시아로 보냈다. 경기 직후부터 16일 오전까지 온라인에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성토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마비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교육부·문화체
박근혜 대통령이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처음 본 것은 2008년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해양수산부를 폐지키로 한 것이 타당한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이었던 윤 전 장관은 개발원 대표 자격으로 발제를 맡았다. 윤 전 장관은 개발원 전체가 매달려 만든 논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의 입으로 전달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컨텐츠들을 보고 윤 전 장관을 좋게 봤다. 그리고 윤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의 '수첩'에 이름을 올렸다. 5년 뒤 윤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이 됐다. 적지 않은 이들이 '자질 부족론'을 들어 반대했지만 결국 '여성 장관론'에 밀렸다. '진흙 속 진주'라는 말까지 나왔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에서는) 긴장을 해서 말을 잘 못 했을 뿐 실력은 있다"며 "일단 한번 맡겨보자"고 했다. 일종의 '실험'이
삼성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온갖 불신과 오해, 정치논리에 밀렸다. 성급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취지는 좋았다. 대학총장 추천제 얘기다. 한해 20만명의 청년들이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치른다. 삼성 측이 져야 할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한해 대학졸업자의 3분의 1이 이 시험 준비에 매달리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오롯이 사회의 몫이다. 이 사회적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이겠다고 삼성이 내놓은 게 대학총장 추천제다. 삼성은 지난달 15일 대학총장 추천제 도입안을 발표하면서 각 대학에 배정인원을 통보했다. 삼성은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대학들에게 배정인원을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새어나갔다. 이는 결국 대학 서열화, 지역차별, 여대차별 등의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치권까지 가세해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삼성은 과거 출신대학별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토대로 배정인원을 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새 입사제도안 발표 13일만인 지난달 28일 삼성은 대학총장
# 23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은행 지점. 신용카드를 재발급 받으려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억건 이상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개인 신용정보 유출 대란 속에 고객센터 전화나 인터넷 홈페이지 모두 연결이 원활하지 않자 직접 지점으로 찾아온 고객들이다. 하지만 이 은행 지점의 대응은 좀 독특했다. 고객이 창구 앞에 앉을 때마다 직원들은 "비밀번호와 CVC(카드 뒷면의 세자리 숫자)는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드를 재발급하실 필요가 없다"며 돌려보내려 했다. 한 40대 여성이 "그건 알지만, 그래도 불안하니까 카드를 바꾸고 싶다"고 하자 이번엔 지점장이 직접 나서 "지금 유출된 정보로는 카드 복제나 부정사용이 불가능하니까 전혀 걱정하실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지점장은 "돌아가서 주변분들께도 알려주세요. 문제 없으니까 신용카드 재발급 안 하셔도 된다구요"라고까지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정보 유출 사태 이후 지난 25일까지 KB국민·롯데·NH농협 3
# 2005년 8월 미시시피주 해티스버그.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다가온다는 소식을 들은 데이비드 맥레이니(David McRaney) 기자는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카트에 물과 식료품, 생필품 등을 잔뜩 쓸어 담았다. 그러자 옆에서 쇼핑하던 한 사람이 기겁을 했다. 그의 카트에는 빵 몇 조각과 탄산음료 정도만 담겨있었다. 맥레이니 기자가 "아무리 준비를 해도 과하지 않아요"라고 하자 그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별 일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요"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이 지역은 카트리나로 인해 2주 동안 전기가 끊기고 도로까지 차단됐다. 모든 사람들이 위협을 제대로 인식하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 가져올 파괴적 결과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상화 편향'(Normalcy bias)라고 부른다.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평소와 다름없는 정상적인 상황이다"라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
정치권 최고의 '책사' 또는 '전력가'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에 전격 합류했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직전까지 안 의원을 도왔다가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 대신 문재인 민주당 후보 쪽에 섰던 윤 전 장관이 다시 안 의원에게 돌아온 이유는 뭘까? 윤 전 장관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과 한때 결별했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다가 안 하게 되니까 일이 없어서 그랬던 것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이들이 보여준 모습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안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당시 "윤 전 장관이 멘토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며 거리를 둔 바 있다. 윤 전 장관도 지난해 3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안 의원에 대해 "여전
한국 장기신용은행, 일본 장기신용은행, 미국 엔론···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우선 3곳 모두 경영 부실로 무너져 결국 합병되거나 파산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모두 최강의 '학벌 집단'이었다는 사실이다. 한국 장기신용은행은 서울대, 일본 장기신용은행은 도쿄대, 엔론은 하버드대 비중이 어느 회사보다 높았다. 이른바 '엘리트주의'로 똘똘 뭉친 회사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자산 부실에 시달리던 한국 장기신용은행은 1998년 국민은행에 합병되는 신세가 됐다. 거액의 부실을 안은 일본 장기신용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 파산했다. 엔론도 1996년부터 2001년까지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선정되며 승승장구했지만 2001년 돌연 파산했다. 경영학에는 '아폴로 신드롬'(Apollo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다. 소위 '엘리트'로 불리는 인재들이 모인 집단에서 오히려 낮은 성과 또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 아시죠? 만약 그런 일을 겪게 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첫번째 질문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주(駐) 영국대사관 직원이 여성 인턴을 뽑으면서 던진 질문이다. 두번째는 최근 한국은행 신입행원 면접에서 고위 임원이 지원자에게 한 질문이다. 과연 이 같은 질문들이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고, 뛰어난 지원자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까? 만약 이에 대한 답변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원자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면접으로 뛰어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로빈 도스 미국 카네기멜론대 심리학 교수가 조사한 결과가 있다. ☞ [40雜s]면접에서 떨어진 여러분께 텍사스대 의과대학원은 매년 800명 정도의 지원자들 가운데 면접을 통해 150명의 학생을 선발해왔다. 그러던 중 갑자기 텍사스 주의회가 새로 배출되는 의사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정원을 200명으로 늘
"엄마, 나 패딩 하나 새로 사주면 안 돼?" 찬바람이 부는 요즘, 학부모들은 이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패딩들 때문이다. 말도 안 되게 비싸지만, 학교 친구들이 다 입는다니 혹시나 기 죽을까봐 안 사줄 수도 없다.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뜻의 '등골브레이커'의 원조는 '노스페이스'지만, 요즘에는 이른바 '캐몽'이 '신(新) 등골브레이커'로 부상했다. '캐몽'은 고가 패닝 브랜드인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르'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캐나다 구스는 배우 한가인이, 몽클레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유명해졌다. 캐나다 구스의 '익스페디션 파카'는 125만원, 몽클레르의 '제네브리어'는 무려 257만원에 달한다. 다른 웬만한 브랜드의 패딩은 40만원 이내로 살 수 있는데, 그 6배 이상의 가격인 셈이다. 그런데도 서울 강남 일부 백화점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처럼 6배 만큼 따뜻하고 예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