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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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상인들은 요즘 연신 싱글벙글이다. 시장 안에 있던 기업형슈퍼마켓인 이마트 에브리데이(SSM)가 지난 9월 매장에서 신선식품을 모두 철수한 이래 과일이나 채소, 수산물 등을 파는 상인들의 매출이 2∼3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원래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던 중장년층 단골고객 외에 20∼30대 젊은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각 점포에는 젊은 손님들이 즐겨 찾는 파프리카와 브로콜리 같은 고급 채소와 열대 과일이 등장했다. 신세계는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신선식품을 철수시키면 매출이 최대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10% 줄어드는데 그쳤다. 고객수가 감소하지 않은데다 신선식품이 빠진 자리에 대체 상품들을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이 과정에서 고객 뿐 아니라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견까지 반영했다. 손님들이 많이 찾지만 전통시장에는 없는 품목을 간추려 매장을 꾸몄다. 애견용품과 문구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스포츠용품 등이 대
애플 '아이폰6'가 국내 출시된 지난 금요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은 '아이폰'이 아니라 애플의 CEO(최고경영자) 팀 쿡이었다. 그가 칼럼을 통해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며 '커밍아웃'한 것. 팀 쿡이 게이라는 얘기는 그동안 소문에 그쳤을 뿐 스스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내가 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신이 준 선물"이라고 말했다.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다양한 사건사고를 접하며 웬만한 것에는 덤덤한 강심장이 됐지만, 그의 발언은 꽤나 놀라웠다. 팀 쿡은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을 미뤄왔다는 걸 깨달았다"며 성적 소수자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팀 쿡의 발언에 일부에서는 아이폰에 혁신 이미지가 더해져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거나 반(反)동성애 정서가 팽배한 곳에선 오히려 애플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애플 실적 주판알을 튕기거나 성적 취향을 논하기 전에 소수자를 위한 발언을 CEO가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문화와 용기를 먼저 보
포드의 스포츠 실용차(SUV) 모델 '이스케이프' 차주인 임씨. 지난 8월 여름휴가를 앞두고 포드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차가 리콜 대상이니 '지체 없이' 가까운 포드 딜러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 서비스 예약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2006년12월11일부터 2010년9월3일까지 생산된 이스케이프는 조향장치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속 주행 때 방향을 틀기가 어려워져 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1820대로, 임 씨의 차도 그 중 하나였다. 임씨는 통지문에 나온 대로 '지체 없이' 포드 측에 전화를 했다. 포드 측은 예약이 밀려 추석 연휴가 지나고 연락을 따로 주겠다고 했다. 임 씨는 문제가 있는 차를 타고 휴가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꺼림칙했지만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지나고, 통보를 받은 지 2달을 넘긴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기다리다 못한 임 씨는 29일 다시 포드 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스케이프뿐 아니라 다른 모델도 비슷한
#지난 25일 오후.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이 결국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구단 측이 선 감독과의 재계약을 발표한 지 1주일 만이다. 재계약한 감독이 재계약 직후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같은 날 밤. 김성근 감독이 '만년 꼴찌팀'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김 감독이 프로 무대에 복귀하는 것은 2011년 중반 SK 와이번스를 떠난 이후 3년 만이다. '국보' 선 감독과 '야신(야구의 신)' 김 감독이 이처럼 '엇갈린' 행보를 보인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공통된' 배경이 있다. 바로 팬들의 마음, '팬심(心)'이다. 선 감독이 KIA의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3년간 팀은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에 선 감독의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구단은 선 감독을 재신임하며 2년간 계약을 연장했고 이에 팬들은 크게 반발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선 감독은 팬 게시판을 통해 지난 3년간의 성적부진에 대한 사과와
가수 문희준이 H.O.T 해체 이후 로커로 변신하자, 광팬 못지않게 안티팬들이 들끓었다. 댄스를 하던 아이돌 가수가 록을 한다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 반감이 적지 않았다. 한번은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던 초등학생에게 다가가 “왜 그렇게 날 싫어하니?”라고 물었다. 초등학생의 답변은 ‘…’였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왠지 싫은 느낌, 아니 싫어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은 가수 문희준에게만 국한되는 사례가 아니었다. 설탕을 팔던 CJ가 20년 전 문화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고개를 내저었다. ‘유형’의 물건을 통해 이익의 참맛을 느껴야하는 기업이 ‘무형’의 가치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허무맹랑하게 들렸다. 게다가 대기업이 문화를 건드리는 일은 일종의 ‘통제’ 개념으로 수용되기 일쑤였다. 핸드폰이나 TV를 만드는 대기업의 성과나 노하우에 대해선 ‘그들만의 유일한 능력’이라며 관대한 평가를 내리기 쉽지만, 문화는 동네 빵집 상권을 건드리는 모양새처럼 ‘약한 자’를 침범하는 횡포로
최근 벌어진 '킹크랩 파동'은 흥미롭다. 하루 만에 평소 절반 가격으로 뚝 떨어지자 노량진 수산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노량진과 가락시장 등 주요 수산시장에서는 평소 하루 판매량으로 킹크랩 200㎏ 정도를 갖다 두는데 반나절 만에 동이 났고, 이튿날에도 수요가 몰려 '킹크랩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실제로 한 지인은 킹크랩 가격이 1㎏ 당 3만5000원으로 폭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약속을 미룬 채 노량진 수산 시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발 디딜 틈 없는 시장에서 킹크랩 대신 사람 구경만 실컷하고 입맛만 다시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희한한 것은 절반 가격으로 뚝 떨어진 킹크랩 값이 다시 하루 만에 '원상복구'됐다는 점이다. 킹크랩 파동이 이틀 흐른 17일 서울 가락시장의 킹크랩 가격은 1kg에 4만5000~4만8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1kg당 3만~4만원이었으니 하룻새 가격이 50% 뛴 셈이다. 킹크랩 파동은 학교에서 배웠던 '수요와 공급' 법칙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격
"국가 권력기관의 사이버 감청행위가 인터넷 환경을 파괴할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직설이다. 이달 초 미국 론 와이든 상원의원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IT업계 임원들과 라운드테이블 현장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정부기관이 구글, 야후, 페이스북 자국 IT기업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로 자국 및 해외 인사들을 감시해왔다는 에드워드 스노든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폭로 이후 1년이 훨씬 넘었지만 그 여파가 현재 진행형이다. 당시 이들 미국 기업들에게 전세계 이용자 및 시민인권단체들의 비난이 일제히 쏟아졌다.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이들 미국 IT기업들은 정부에게 제공된 데이터 투명 공개를 약속하거나 악영향을 페이스북과 구글, 야후는 웹메일 암호화 기술을 도입하는 분주히 나섰지만 한번 잃었던 신뢰는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없다. 중국은 아예 서비스 자체를 막았으며, 유럽 등지에서도 데이터 월권금지법 혹은 잊혀질 권리 법제화 시도가 이뤄지는 등 이들의
최근 사도세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즐겨본다. 사실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에 바탕을 둔 사극인 탓에 트렌디 드라마를 볼 때 느끼는 황당함이 없어서 좋다. 사실 사랑하는 남자가 알고 보니 아빠의 숨겨진 아들이라거나 여동생이 시아버지의 잃어버린 딸일 확률은 제로에 가깝지 않은가. 또 다른 이유는 세자의 삶을 보고 있을 때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재계 2·3세의 삶이 묘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세자는 2인자이자 왕위를 이어받을 '미래권력'임에는 틀림없지만 절대 도드라져서는 목숨을 부지하기조차 힘들다. 그렇다고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왕의 자질을 의심받게 될 경우도 결과는 비슷하다. 실제로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모두 27명의 왕과 29명의 세자가 있었고 장자 계승이 조선의 원칙이었다. 하지만 적장자가 세자로 책봉된 뒤 무사히 왕이 된 경우는 단 7명에 불과했다. 1/4이 채 안 되는 확률이다. 그만큼 장자(長子) 여부가 아니라 왕재(王材)의 유무가 왕위계승의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태종
경남 김해의 화포천 근처에 둥지를 튼 새 한마리가 화제다. '봉순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황새'가 그 주인공이다. 봉순이가 등장과 함께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각되며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선 이미 사라진 귀한 새여서다. 텃새였던 황새는 43년전인 1971년 멸종했다. 충북 음성에 마지막으로 한 쌍이 남아있었지만 밀렵꾼의 총에 수컷이 죽으면서 야생에선 더 이상 황새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서울동물원으로 옮겨진 암컷도 1994년에 생을 마감하면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황새의 존재는 잊혀졌다. 봉순이가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유는 또 있다. 우리나라처럼 황새가 멸종된 일본에서 건너왔기 때문이다. 봉순이의 고향은 화포천에서 600㎞ 정도 떨어진 일본의 효고현 도요오카다. 황새마을로 유명한 이 지역은 1965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에 공을 들여온 곳으로 2005년 처음으로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2012년생인 봉순이도 이 사업의 결실로 태어난 황
KB금융 이사회가 김영진 사외이사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보고 '금융당국이 개입하지는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의 해임안 표결에서 나온 반대표 2장 중 하나는 김 이사의 것이었다. 그는 KB금융 사태에 대해 '관치가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물이다. 관치이기에 임 전 회장의 해임에 동의할 수 없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다. 이경재 의장을 제외하고 가장 연장자이기도 했지만 당국과 가장 날을 세웠던 그가 회추위원장이 됐다는 것은 최소한 당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오히려 당국의 눈치는 더 이상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금융당국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KB금융 회장 선출에 개입할 만큼 무모하지 않다. '누군가를 점찍어 놓고 임 전 회장을 몰아냈다'는 의혹이 없지 않지만 KB금융 사태를 내내 취재하면서 '짜고 친 고스톱'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보기엔 금융당국의 손발이 너무 맞지 않았다. 큰 판이 벌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점점 단가가 커진다', '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도박이나 마약 얘기가 아니다. 최근 2∼3년새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얘기다. 해외 직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한 후배는 "처음엔 비타민 몇개 사려고 (직구를)시작했는데 요즘은 주방용품에 옷, 구두, 가전제품까지 산다"며 "일주일에 2∼3개씩 미국 쇼핑몰에서 보낸 택배 박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열풍이다. 의류와 신발, 핸드백은 물론 건강식품, 화장품, 상처용 연고, 물티슈 등 소소한 생활용품까지 해외 쇼핑몰에서 산다. 심지어 국내업체가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 TV와 자동차를 다시 한국으로 들여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해외 직구 규모는 1조원(1120만건)을 넘어섰다. 올해는 2조원(18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족 10명 중 4명은 직구를 경험했다고 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40조원)의 5%로 규모는 작지만
"이제 공짜폰 못 사는거야?" 소비자에 대한 보조금 차별을 금지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10월부터 시행된다는 말에 A씨는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그는 각종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해 밤새 온라인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언제나 가장 싼 값에 최신 휴대폰을 사곤 했다. 하지만 단통법이 시행되면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소수 이용자에게만 제공되던 게릴라식 보조금을 받기 어렵다. 거주지역이나 요금제, 가입유형에 따라 부당하게 보조금을 차별하는 게 금지되고, 단말기종과 요금제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조금도 공시되기 때문. 이를 어기면 이통사 뿐만 아니라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망도 처벌받는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폰을 사실상 공짜로 샀던 A씨가 아쉬워할 법도 하다. 그렇지만 뒤집어보면 정보에 소외됐거나 때를 잘못만나 제값 다 주고 샀던 대다수 국민에게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온·오프라인이나 대리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던 가격 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