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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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전기차 전환을 멈추는 전략은 필요가 없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2월 개최한 '2025 기아 EV데이'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 그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아의 전동화 전환 전략은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약간의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기아는 지속적으로 전동화 전환을 위해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송 사장의 자신감은 꾸준히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기아는 올해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에 자사 전기 SUV EV3의 이름을 올...
IMA(종합투자계좌)가 증권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 중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친 뒤 이르면 연내 IMA 사업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IMA는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는다. IMA는 고객 예탁자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으로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인가를 받아 제공할 수 있다. 만기시 금리가 정해진 발행어음과 달리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고객 위험선호도와 투자성향에 맞...
"이제 막힌 혈이 조금 뚫리려는 모양입니다" 이달 말 전력거래소의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ESS를 활용한 전력 시장 참여 기업과 물량을 선정하는 이번 입찰 규모는 총 540MW(호남 500MW, 제주 40MW)로 단일 사업 기준 역대 최대다. 2038년까지 23GW 규모의 ESS를 확보한다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지난 2월 확정되자 나온 첫 정부 발주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500MW 이상의...
"게이츠는 하버드에 입학했지만 그리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워낙 기업가적 성향이 강했는데..." 최근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팔로알토'(말콤 해리스 씀)는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다룬다. 팔로알토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지역 이름이자 실리콘밸리의 별명이기도 하다. 팔로알토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많겠지만 그중 하나가 창업이다. 이곳에서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과 구글 등 수많은 '별'이 태어났다.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경제는 흔히 '창업의 요람'으로 여겨진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제프 베이조스 등 한 두사람 유별난 인물만 그런 게 아니다. 오랜 기간 쌓여 온 개척정신, 금지한 것 말고 다 되는 규제 패러다임 등 기업가정신을 자극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배경에 있다. 미국이라고 해서 창업과 도전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를 용인하고 그만큼 재도전도 인정한다. 재창업이나 연쇄창업이 흔한 이유일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경제 조건이 다르고, 자본주의 역사가
거대 정당은 선거가 끝나면 돈을 번다. 선거 때마다 수백억원의 돈을 쓰지만, 정부가 덤을 얹어 보전해주는 탓이다. 국민 상당수가 잘 알지 못하는, 합법적이면서 기만적인 재테크다. 정치권 입장에서 보면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선거보전금인 셈이다. 선거보전금은 헌법에 보장된 선거공영제의 산물이다. 선거는 '쩐의 전쟁'이기에 선거에 나서는 이들은 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고무신 나눠주던 선거가 판을 치던 시기엔 돈 많은 후보가 유리했다. 불평등을 덜어주려고 선거보전금을 제도화했다. 득표율 15%를 넘기면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해준다. 10%만 넘겨도 절반은 돌려받는다. 소수 정당과 정치 신인에게도 길이 열렸다. 여기까지는 진정 '아름다운' 제도다. 다른 제도와 엮이면서 아름다움은 추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요 정당에 매년 경상보조금을 지급한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경상보조금만큼 선거보조금을 준다. 선거가 끝나면 선거 비용을 다시 보전해준다. 선거에 쓰라고 돈(선거보조금)을 주
지난 10일 찾은 군산플라즈마기술연구소. 2013년부터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 중 민간에 이전돼 상용화된 건수는 무려 55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는 반도체 식각·증착 공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다. 연구소는 이 기술을 경원테크에 이전했고,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로 구매해 쓰고 있다. 최용섭 소장은 "도시바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우리 기술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에 전문 공정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첫 사례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이 ...
#검사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정치인' 윤석열은 실패했다. 지난 4일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오명만 남았다. 2022년 3월, 1639만4815표라는 역대 최대 득표로 당선됐지만 끝내 거대 야당과 불화하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정치적 자멸'의 버튼을 눌렀다. 혹자는 그의 실패에 대해 단순히 개인의 정치적 역량 부족을 넘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와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 위협에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이는 오히려 탄핵소추로 이어졌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를 받는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됐다. 거대 야당이 장악한 의회 권력과 불화한 대통령이 어떤 한계에 직면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을 제왕으로 착각했던 것이 문제 아니었을까. #리처드 뉴스타드 전 하버드 교수는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
단원 김홍도의 '씨름' 같은 풍속화에 등장할 만큼 '엿장수'는 역사적으로 친근한 이미지지만 실생활 언어에서 엿은 그렇지 않다. '엿 같은 경우', '엿 먹어' 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더 자주 쓴다. 엿장수는 6·25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에 필요한 철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엿을 주고 고철로 활용할 수 있는 고물을 받아 공업소에 넘겼다. 여기서 철근이나 철선, 볼트 너트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교환비율이 엿장수마다 제각각이고 어제오늘 기준이 달라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
역대급 초강력 부동산 정책 VS 시장 자율에 맡긴 느슨한 대출 정책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달 19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3구를 비롯해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값이 단기간 수 억원씩 뛰기 시작한다. 주택거래량은 3배 폭증했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안정세를 찾았던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진다. 촌각을 다투며 대책을 쏟아 내야...
민주주의 현대 정치사에서 '사과'(apology)에 유독 인색한 정치인을 들자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연 첫 손에 꼽히지 않을까 싶다. '트럼프 2기' 들어 예외없이 투하한 경제 핵폭탄(상호관세)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초토화되는데도 사과는커녕 도통 물러설 기미가 없으니 말이다. 첫 집권때인 '트럼프 1기'부터 이어진 숱한 막말과 기행이 문제가 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고개를 숙였다거나 진솔하게 사과했다는 뉴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정치인 트럼프가 딱 한 번 '사과' 대신 '유감'(regret)을 표했던 적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는 대선 이후 새 정부 들어서야 뭔가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요?"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지난해 7월에는 결론이 났어야 할 KDDX 사업자 선정이 끝없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토로했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함 6척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다. 관례대로 라면 기본설계를...
'생존' 국내 기업 CEO(대표이사)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이들은 내수침체와 수출둔화 등으로 위기 신호가 여러 곳에서 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수출 주력 'K-기업'들의 활력은 점점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들 기업은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얼마전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취소된 적이 있다"며 "성장은 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는 10년전(2014년 12월) 107.76보다 3.4배 증가한 365.14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