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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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윤석열정권의 2년6개월여 기간을 반추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계각층에서 좋고 나빴던 이유와 각종 에피소드가 거론되는 가운데 그 어느 분야보다 공직사회가 중요한 평가의 대상에 오른다. 그리고 가장 '비정상적'이었던 정부기관을 찾아보라면 가장 높은 순위로 꼽힐 부처 중 하나가 '방송통신위원회'다. 비정상으로 평가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선 수장의 교체가 유별나게 잦았다. 전임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돼 잔여 임기를 일부 소화한 한상혁 전 위원장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동관 전 위원장, 김홍일 전 위원장, 현재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인 이진숙 위원장까지. 불과 2년6개월여 만에 4명이 방통위원장직을 거쳤다. 4~5년 임기를 마친 이명박정부(최시중·이계철) 박근혜정부(이경재·최성준) 문재인정부(이효성·한상혁)에선 방통위원장이 2명이었다. 수장을 교체한 이유도 비정상적이었다. 야당이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가결 전 위원장
계엄 이후 일주일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수 전체가 주저앉은 충격에 더해 회사 핵심 먹거리인 원전 사업이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겹쳤다. 이 때문에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 무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겪은 지난 일주일은 비상 계엄이 기업을 흔든 사례의 일부다. 산업계 전반을 살펴보면 사실상의 '기업 계엄'이다.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 처리가 중단됐다. 부처 합동으로 추진 중이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도 무기한 연기됐다. 원전처럼 정부 지원이 절실한 방산 수출 역시 된서리를 맞았다. 모두 근원 경쟁력이 저하된 가운데 불거진 일이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가 "(삼성이) TSMC 추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일부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며 대놓고 삼성의 기술을 지적할 만큼 반도체 파운드리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석유화학과 철강은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 공세로 이미 코너에 몰린 지 오
국회가 2025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지난 10일. 회의를 진행하던 우원식 국회의장이 잠시 머뭇거렸다. 우 의장은 "교섭단체 대표위원님, 정책위의장이 나와서 상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 처리 중 진행을 잠시 멈추는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다. 통상 본회의는 원내 교섭단체 사이 협의를 거친 안건만 올리기 때문에 의원들의 찬반 토론 없이는 안건처리를 멈추는 일은 거의 없다. 우 의장이 이날 안건처리를 멈춘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비용 47.5%를 국비로 지원한다'는 조항의 효력을 3년간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조항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 규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만 적용되고 사라질 예정이었다. 문제는 다음 안건인 2025년도 예산안이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낸 677조4000억원 규모 예산안에서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수정안을 본회의로 보냈다. 정부·여당은 예산
지난 수년간 기업들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비용을 치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기업은 계획에 없던 조단위 투자를 하거나 해외 공장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했다. 환율 변동, 운임료 증가 등으로 인한 지출도 컸다. 펜데믹 이후 곳곳에서 터지는 문제들은 기업을 위기로 몰았고, 기업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한국 기업이 기댈 곳은 한국 정부 뿐이었다.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기업에 많은 것을 약속했다. 특히 52시간에 묶인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바꾸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불확실성에서 생존해야 하는 한국 기업에 무엇보다 필요한 정책이었다. 임기 절반을 도는 시점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기업은 놓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일 비상계엄 이후 기업은 현 정부에 대한 기대를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거세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거래일째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예상하기 어려운 정치 상황에 외국인은 국내에서 빠져나가고 개미(개인투자자)들도 주식을 던지기 시작했다. 내수경기 침체와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과 경쟁력 저하, 글로벌 교역조건 악화 등의 우려로 국내 증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큰 충격을 한 방 더 맞았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또, 현재 지수 밸류에이션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한다. 한 마디로 주가가 '싸다'는 거다. 그러나 쉽사리 '사라'는 말은 못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회복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회복은 커녕 상황이 바뀔 때마다 주가, 환율이 요동친다.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 후 3일차였던 지난 6일 상승세로 시작했던 코스피 지수가 오전 2차 계엄 루머에 환율은 1430원 코 앞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급락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우리 사회·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꼽은 바이오 산업은 불확실성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단 우려가 크다. 바이오 기업 사이에선 "정국 불안 여파가 바이오 산업의 성장 불씨를 꺼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이 나온다. 바이오는 오랜 기간 신약을 개발하면서 막대한 연구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과 자본시장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정국 불안은 바이오 기업의 경영 여건에 극심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투자는 위축되고 시장가치는 떨어지고 정부의 신약 개발 과제는 운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많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정부의 제약·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예산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다수 바이오 벤처는 자금 여력 등 문제로 R&D(연구개발)를 정부 과제에 의지한다. 바이오 산업 현장에선 내년 감축 예산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바이오의 전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화장품 수출기업 아우딘퓨쳐스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미국 수출이 많은 'K뷰티 효자기업'을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방문했다. 중기부 장관이 소관 분야 기업을 찾는 건 자연스럽지만 화두가 이례적이었다. 오 장관은 "(미국 정부) 정책변화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화장품 그리고 중기부. 언뜻 뜬금없어 보이지만 실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편관세' 공약을 앞세워 표심을 얻었다. 최근에는 펜타닐 마약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캐나다에 25%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같은 엄포가 현실이 되면 미국 시장을 주무대로 한 국내 기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자동차·반도체 등 대기업 주력상품만이 아니다. 상당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뛰고있는 K뷰티 산업도 마찬가지다. 7월 관세
비상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걸린 시간은 6시간 남짓. 짧다면 짧은 그 시간 탓에 대한민국 경제는 위기에 빠졌다. 저성장의 늪을 걱정하던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늪을 만들었다. 정부 경제팀이 숱한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그 행간에서 읽히는 교집합은 허무함이다. 스스로 만든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궁리하는 모습은 궁색하다. 애초에 늪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이제 속속 날아들 청구서만 기다려야 할 처지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외환시장이다. 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40원 오른 1442원까지 치솟았다. 국회가 계엄에 제동을 걸자 이내 상승폭을 줄였지만,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이미 '뉴노멀'로 자리잡은 강달러는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을 방어하고 관리해야 할 시기에 대통령이 나서서 기름을 부었다. 증시도 출렁였다. 주요 외신이 한국 상황을 두고 속보까지 쏟아낸 마당에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즉 '코리아 디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약 5000억원의 초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소기업 큐어버스는 첨단공공기술 이전 및 사업화의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이끈다. 큐어버스는 지난달 16일 이탈리아 글로벌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먹는 치매 신약 후보물질 'CV-01' 기술에 대한 총 3억7000만 달러(약 5185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기술 수출 기록 중 역대 최고 규모다. 사실 그간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이 국내 기업에 이전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 뿐더러 해외로 수출되는 일 자체도 흔치 않아서 이번 사례는 더욱 이목이 끌었다. 우리가 R&D(연구·개발) 투자 성과를 이야기 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공공연구기관은 "미활용 휴면특허만 양산한다", "산업계 기술 수요와 불일치한다" 등의
#1.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20% 안팎을 넘나드는 지지율은 마치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 같다. 거대 야당의 거센 공세는 이 앙상한 가지를 더욱더 세차게 흔들 것이다. 혹독한 추위는 이제 시작이다. 산적한 개혁 과제들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이른바 4대 개혁은 물론 윤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 기조로 내세운 '양극화 타개' 역시 갈 길이 까마득하다. 임기 말 레임덕에 따른 국정동력 약화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짧다. 의대 증원으로 대변되는 의료 개혁도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수시 합격자 발표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반대 세력은 여전히 '2025학년도 정원 축소'를 외친다. 야심차게 출발한 여야의정 협의체마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출범 20일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초저출생·초고령화'의 알람 소리가 요란한 대한민국의 시계는 이런 '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작품과 유물이 국가에 기증되면서 '이건희 컬렉션'은 특별한 브랜드가 됐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이건희 컬렉션'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정부가 MMCA에 배정한 예산으로는 이건희 컬렉션 수준의 작품 한두 점 사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미술관·박물관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인류 문화재급 작품과 유물을 볼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이건희 회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 오너가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나름 문화예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 회장 시절의 삼성에 비할만한 곳이 없다. 고인이 된 후에야 '천재' 경영인이란 수식어가 붙는 그는 생전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후진국이던 한국에서 태어나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을 넘게 하는데 공이 큰 그는 아마도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이 땅에선 가장 앞서 있는 선각자였고 평론가였을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이 없었다면 우리 국립 미술관·박물
삼성을 세운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신조는 '인재제일(人材第一)'로, 인사는 언제나 그의 경영정책 중 최우선을 차지했다. '인재 사관학교', '삼성맨' 신화는 이같은 창업자의 철학에서 시작됐다.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탁월한 경영자인 동시에 인사 전문가였다. 경영자는 자기 일의 반 이상을 인재를 찾고 키우는데 쏟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평생 사람을 진지하게 연구했던 이 선대회장은 경영자가 조심해야 할 인간 유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스맨'은 해바라기형으로 언제나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자신의 소견은 없다. 문제는 숨기고 본질에 대해서는 모르거나 알더라도 말하지 않는다. '관료화된 인간' 주변에는 권위주의자, 형식주의자들이 많이 모인다. 이런 사람 밑에선 큰 인물이 자랄 수 없고 자율과 창의가 꽃필 수 없다. '화학비료형 인간'은 생색이나 내고 자기를 과시하는데 열심인 사람이다. 이 선대회장은 이런 사람들이 능숙한 말솜씨로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