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동성'이다. 변동성은 투자자들에게 유혹이자 함정이다. 이 변동성은 단순한 시장 변수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혼란에서 비롯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전쟁과 같은 큰 혼란 속에서도 새로운 강자와 몰락한 나라가 교차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부자들이 등장했다.
오늘의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역시 혼란의 중심에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달러화는 기축통화로서 위상에 금이 갔다. 미국의 소비심리 악화와 경제성장 둔화 우려는 커졌고, 그로 인해 오히려 미국 시장은 경쟁국 대비 더 흔들렸다.
이 혼란이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들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약 151억달러, 한화로 22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 중 상당수가 레버리지 상품이다. 2배 혹은 3배 수익을 노리는 고위험 투자가 상당수다.
신용공여 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16조3000억원이던 잔고는 열흘 만에 1조원이 넘게 증가해 17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신용공여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산이나 신용을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빚투(빚내서 하는 투자)'가 다시 고개를 든다.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빚투로 조달한 자금을 변동성 리스크가 큰 종목에 투입하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상승이 아닌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까지 취한다. 미국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예측에서 비롯된 행보다.
전체적인 해외 파생상품 거래도 급증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장내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1경6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여기저기서 우려와 경고성 목소리가 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의 오웬 마몬트 부사장은 "한국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사랑이 미국 시장을 '오징어 게임'처럼 만들고 있다"고 말했고, 한국은행도 이례적으로 해외시장 투자 위험성과 개인 투자자 취약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개인들의 이런 투자 선택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 오랜 시간 제자리걸음을 해온 국내 증시,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은 늘지 않는 현실, 그 안에서 개인은 박탈감과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런 개미들은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 다소 무리한 투자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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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변동성은 함정을 수반한다. 기대 수익과 반비례하는 손실의 크기는 분명한 양날의 검이다. 이럴때일수록 이성을 되찾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를 고려하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자본사징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어디까지가 기회일지, 또 어디서부터가 함정일지 모른다. 그래서 불활실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과 분별력이 요구된다. 건강한 투자가 우리 삶에까지 닥칠 변동성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