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9 건
"니 민주화가 뭔지 아나. 전에는 내 주머닛돈을 노리는 놈이 군인 한 놈이었다면은, 인자는 민간인 세 놈아로 늘었다. 그기 민주화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등장인물인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이성민 분)은 지독한 정치 혐오주의자다. 덕담이라도 정치적인 뉘앙스라도 풍기면 좋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그에게 정치인은 힘들게 번 돈을 갈취해가는 시정잡배와 다르지 않다. 삼성과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의 성장사를 고루 섞어 만든 픽션인 만큼 진 회장에겐 다양한 실존 인물의 특징들이 담겨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엔 그 시절 정치의 풍랑에 휩쓸리던 기업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1995년 "정치인은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일갈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먼저 떠오른다. 27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기업은 확실히 변했다. 우리 기업들은 경영의 전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한다. 일본에 뒤처진 2류라고 자
스웨덴 출신 의사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은 저서 팩트풀니스(Factfulness)에서 "오늘날 기존 상식도 10~20년이면 시대착오적 발상이 된다"고 썼다. "과거 상식을 갱신하지 않은 채 일하는 비즈니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슬링은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된 인물이다. 비영리 강연 공유체계인 테드(TED)의 스타 강연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팩트풀니스는 전세계 44개국에서 번역된 베스트셀러로 빌게이츠가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에게 선물한 책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는 세상의 많은 문제가 인지부족에서 발생하는데 이것을 인간의 위험회피본능이라고 했다. 그는 직선본능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직선적인 증가에 익숙해 현실을 보지 못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지속성장을 경험한 기업에 나타난다. 미리 변화를 감지한 기업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이런 경고는
무하마드 빈살만이 몰고 온 네옴시티의 여파가 강하다. 적어도 1000조원이 들거라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말부터 '사우디는 돈 떼먹히는 나라', '우리는 중국의 들러리나 설 거'라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관련주가는 오르고 기업들은 실제 수주 준비에 들어갔다. 용산은 1월 답방에 데리고 갈 총수들의 명단을 추리고 있다. 빈살만 방한 한 달도 안돼 진행되는 일들이다. 우리 기업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수혜는 어떨까. 토목과 건설이 기본일텐데 한국의 삼성과 현대 등 이미 스타트지점을 통과한 회사가 적잖다. 또 도시에 에너지는 필수다. 사우디는 2030년 에너지 50%를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운 터다. 현실성은 떨어지더라도 네옴에선 태양광을 1옵션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주택용 태양광 1등이 한국의 한화다. 명색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니 LNG(액화천연가스) 기반 수소도 밑그림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아람코가 요즘 석유보다 더 공들이는게 수소·암모니아다.
지난 10월 초 시작됐던 '윤석열차'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학생만화공모전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고등학생이 그렸다는 만화에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여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수상소식을 알리는 올해 공고에서 수상자 정보를 감췄다. 수상자의 소속 학교명과 수상자의 성명 전체를 아예 표시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라서 성명 등 개인정보를 보호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진흥원은 지난해는 물론이고 그 전해에도 계속 수상자의 소속 학교명과 성명을 공개했었다. 학교명은 명확히 공개했고 성명은 이름 첫자만 '*(별표)'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공개했다. 이름 첫자를 가렸지만 대체로 해당 학교나 지인들은 누군지 알 수 있게 했다. 그랬던 진흥원이 올해 수상작 공고에서만 이름과 학교명을 뺀 조치에 대해 어떻게 봐야할까. 대개 기관·단체나 회사 등에서 매년 반복하는 행사라면 항상 쓰던 '서류양식'을 쉽게 바꾸지 않는단 점을 고려해보면
#1. 3층 높이의 건물 외벽 공사를 하려고 고소작업대(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던 근로자가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근로자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대신 아래에 있는 동료에게 "장비를 위로 던져달라"고 소리쳤다. 동료는 장비를 위로 힘껏 던졌고 이 근로자는 팔을 뻗어 장비를 잡으려다 그만 작업대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2. 고층 빌딩 밖에서 긴 줄에 매달려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10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 회사는 사고 원인을 파악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지만, 얼마 후 똑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다른 건물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또 다시 줄이 끊어져 사망했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사망사고 사례들이다. 고용부 조사관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사례들이 많았다고 했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만5000달러를 넘
법조계엔 도장값이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느낌으로 전화변론이라는 말도 있다. 모두 이른바 '전관예우'와 관련된 은어다. 대법원에 올라가는 사건의 서면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도장이 찍혀있지 않으면 재판연구관 선에서 상고가 기각된다는 속설이 도장값의 어원이다. 이런 도장값이 실제 변론이나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판결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행료로 평균 3000만원, 때론 수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담당 검사에게 전화 한 통 넣을 수 있는, '약발' 좋은 검찰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가 이에 못지 않다는 것도 법조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법원과 검찰은 지나친 오해이자 일부의 일탈이라고 펄쩍 뛰지만 서초동에서 보고 듣는 현실이 대체로 그렇다. 얼마 전 만난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나와 막 개업했을 때 자격증만 변호사지 너무 힘들었다"며 "검사가 만나주질 않으니 의뢰인에게 얼굴을 못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변호사는 "전관이 아니면 법조인이 아닌가 하는 자
# 20년 전 그때도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전만 남겨놓고 있었다. 2002년 6월 13일 친구 생일잔치에 가던 두 여중생은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었다. 4강 신화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이 이 사건은 5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조명받는다. 재판에서 장갑차를 몰았던 미군들에게 무죄판결이 나왔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그해 11월 26일 거리에 촛불이 모였다. 이게 우리나라 대규모 촛불집회의 시작이다. 거리 응원을 펼쳤던 시민들은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이뤘다. 꼭 20년이 지났다. 지금 촛불은 '윤석열 퇴진'을 전면에 내걸었다. 최근 계기는 이태원 참사다. '퇴진이 추모다'는 구호가 등장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국민이 투표로 세운 지 6개월밖에 안 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꽃다운'이란 수식조차 가슴이 아려오는 어린 생명들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촛불에 담겼던 비폭력과 성숙, 순수와 간절함은 없다. '정치적 이용'이란 말조차 무색케 하는 선동마저 눈에 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대통령이 국장을 선포하자 여러 정부 기관들은 뭐라도 해보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여러 시혜책이 제안됐는데 그 중 하나는 국세청의 세금납부 유예다.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부상자 가족이 세금을 낼 경황이 없으니 그걸 면제해주기는 어렵고 일단 천천히 내라는 것이다. 과거 태풍 피해로 농민들이 신음하고 수재민의 경제생활이 곤궁할 때에 만들어진 대책인데, 위에서 다급히 재촉하니 이태원 참사 피해 가족에도 일단 내놓고 본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은 생때같은 젊은이들이고 그들은 국가의 부재로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남은 유가족들의 범위가 모호할 뿐더러 젊은 아들과 딸을 잃은 부모들에게 세금 몇 푼을 천천히 내라고 하는 게 대체 얼마나 소구력이 있었는 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게 사실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처럼 보상을 운운하는 것은 단지 목숨값을 돈으로 따지는 의식의 흐름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지난 21일 국회 본관에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렸다. 특정 대기업이 관련된 행사를 국회에서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이는 정치권이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당초 참석 예정이 없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산업의 쌀이 쏟아져 나오는 반도체 클러스터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 했다. 여당은 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길 정도로 확실한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 영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간 파워게임이 최첨단 테크 전쟁으로 흘러가는 것을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반도체를 필두로 핵심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를 지원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총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투자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30대 '영끌족'이 화제가 됐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라면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는 직장인 A씨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자 매달 원리금 상환액이 50% 이상 늘어났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살 것 같아' 실거주용으로 샀지만 빠진 집값을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A씨가 지난해 3월 구입한 대전의 30평 아파트 매매가는 7억원. A씨는 은행 뿐 아니라 여기 저기서 4억5000만원을 빌려 구입했다. 하지만 2%대 후반이었던 금리는 5% 후반으로 치솟았고 집값도 1억원이나 빠졌다. 매달 내야할 원리금 합계도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 중반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300만원 남짓한 월급에서 원리금 상환 후 각종 공과금을 제외한 실제 가처분소득은 30~40만원 가량.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정신건강을 위해 아예 부동산 시세표를 보지 않게 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A씨처럼 집값이 고점이었던 지난해 무주택자에서 유주
국내 사이버보안 업계의 맏형 격인 안랩은 1995년 3월 설립돼 2001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로 설립 만 27주년, 상장 만 21주년을 맞이했다. 최근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600억원,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600개 종목 중 시총 순위는 84위다. 그런데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제휴해 종목·업종 분석 보고서를 모으는 와이즈리포트에는 안랩 분석 보고서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증권사 리서치에서 매수·보유·매도 등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제시한 정식 분석 보고서를 낸 것은 2011년 7월, 즉 지금으로부터 11년4개월 전이 마지막이다. 안랩 외에도 시총 1800억원 대에 차세대 방화벽 등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으로 꼽히는 윈스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올 3월 나오긴 했지만 이후 8개월간 추가 보고서는 없다. 모바일 솔루션 강자 라온시큐어, 데이터센터 최적화 솔루션 사업과 보안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파이오링크 등 시총 규모가 900억~1000억원에 이
"출퇴근길 지하철을 탈 때마다 공포감이 듭니다. 열차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날이 많은데 늘 걱정됩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압사 사고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매일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은 밀집된 지하철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 전동차 혼잡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9개 노선 중 지난해 출퇴근 시간대 최대 혼잡도 100%를 넘어선 노선은 1·6호선을 제외한 7개였다. 혼잡도는 지하철 한 칸 정원 160명(100%)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혼잡도가 가장 높은 노선은 9호선이다. 월평균 혼잡도는 급행열차가 150%, 일반은 86% 수준이지만 출근시간대는 급행열차의 혼잡도 평균치가 155.6%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전 7~8시 사이 노량진역에서 동작역으로 가는 9호선 열차의 지난해 혼잡도는 185%에 달했다. 전동차 한 량에 약 300명이 타고 있는 수준이다. 코로나19(COVID-19) 발생 이전 9호선 혼잡도는 200%가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