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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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완전표시제' 도입을 놓고 국내 식품업계가 혼란스럽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GMO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등을 원재료로 하거나,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8월말 기준 GMO 식품용 승인 품목은 262개에 달한다. 옥수수와 콩, 카놀라 등이 주를 이루는데 식용유가 대표적인 GMO다. GMO는 전 세계 과학계와 국제기구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기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미국국립과학한림원, 유럽식품안전청 등은 "GMO 식품이 기존 식품보다 건강에 더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국내 식품학계도 GMO 기술은 기존 품종개량보다 더 정밀하고, 오히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평가한다.
여권이 특검의 '내란 수사' 범위를 광역단체장까지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여야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 강원도 등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 여권의 표적이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선포된 '불법 비상계엄' 직후 지자체 청사를 폐쇄해 출입을 통제하고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는 등 계엄에 동조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3대 특검 특위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이어 전현희 특위 위원장까지 수사를 촉구하자 지자체장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이 김 최고위원과 전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면서 정치 공방을 넘어 법정 다툼으로도 이어질 조짐이다. 꼭 10개월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계엄의 밤' 그 날의 기억은 기자에게도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출입기자단의 인도·말레이시아 공무 국외출장을 딱 하루 앞둔 날이었다. 명태균씨의 잇단 폭로와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 예고(작년 12월 5~6일)로 온종일 어수선한 하루였다. 서울시는 수도권 교통대란 가능성을 이유로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해외출장을 취소하기로 했다가 다시 예정대로 출장을 가는 쪽으로 결정했다.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몰아세우며 한 말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굴욕적 종전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이 장면은 몇 가지 사실을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각인시켜줬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과 협상을 하려면, 동시에 초강대국의 리더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스트롱맨에 가까운 인물이라면, 약소국 입장에서 반드시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젤렌스키의 굴욕' 이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걱정도 증폭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 농축산물 개방, 중국과 무역 문제, 대미 흑자, 추가 관세 적용 등을 거론하며 대대적 압박에 나설 경우 외교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적잖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린 그곳에서 사업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남겼을 때 우려는 최고조
가까운 친인척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 피해가 발생한 당일부터 경찰에 신고한 뒤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옆에서 지켜봤다. 그들의 수법은 놀라웠다. 자녀로 위장해 문자로 접근한 뒤 개인정보를 털어가고, 원격조정 앱을 설치하게 만들어 휴대폰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가장 금액이 많은 은행의 계좌이체한도를 높인 다음 이 계좌에 돈을 모아 한꺼번에 가져갔다. 피해가 발생하고 1시간 정도 뒤에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1주일쯤 지나 절반의 피해는 회복했지만 절반은 회수하지 못했다. 남은 절반 중에 일부라도 더 찾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지인에게 연락해보니 "절반이라도 회수한 게 어디냐", "그냥 빨리 잊고 살아야 된다", "나도 주변에서 당한 사람 있는데 못찾았더라" 같이 도움은커녕 힘 빠지는 대답만 실컷 들었다. 믿고 의지할 곳은 경찰 뿐이었다. 경찰이 보이스피싱을 저지른 이들을 붙잡으면 이들에게 남은 피해금액을 받아낼 수 있겠다 싶었지만 시작부터 뜻대로 될 것 같지 않았다.
'6조7000억~12조원'.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위한 입법이 추진되던 지난 2010년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체 매출이 배출권 때문에 이만큼 줄어들 거라 추산했다. 온실가스 배출 주체에게 배출에 대한 비용을 물게 하는 이 제도가 산업경쟁력을 저하시킬 거란 논리가 크게 우세했던 때다. 2015년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됐고 10년이 흘렀지만 배출권이 국내 제조업에 이렇게 큰 타격을 줬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팬데믹 이후 배출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고장난' 제도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2020년 평균 톤당 3만원대까지 올랐던 배출권은 지난해 9000원대로 떨어졌다. 게다가 지금까지 배출권은 거의 대부분 공짜로 배분됐다. 이 배출권을 2026~2030년(4차 기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분할 지 정하는 할당계획이 빠르면 이달 중 확정된다. 핵심은 발전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대폭' 상향하는 거다. 배출권제 대상은 발전,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포함된 산업, 수송, 건물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발전 부문에 공짜로 주던 배출권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미다.
"ABC도 모르는 학생과 영어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학생을 같은 교실에 두고 가르치라는 걸까요?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을 받는게 더 힘들텐데요. "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초등학교 영어학원 입학시험(레벨테스트)인 이른바 '7세 고시'를 금지하는 법령이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자 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레벨테스트의 대안으로는 선착순, 추첨 등이 거론된다. 7세 고시는 영유아영어학원 종일반(영어유치원)을 졸업하거나 비등한 영어 수준을 가진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다닐 영어학원을 고르기 위해 7세 9~10월에 응시하는 학원시험을 말한다. 일부는 '대치동 빅3·빅5' 식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 장거리 통원을 하긴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대치동 학원을 다닐 수 있는 아이들은 근교 거주 학생들로 한정된다. 한 반당 교습인원은 초등학교 저학년 특성상 보통 8~10명으로, 한 학원에서도 여러 레벨과 학년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경쟁이 치열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
"청년안심주택이래서 믿었는데, 전 재산 같은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 입주민 임대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진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에서 사는 청년의 말이다. '안심'이라는 간판과 달리 보증보험 가입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대표적 청년 주거 지원 정책으로, 만 19~39세 대학생·청년·신혼부부 무주택자에게 시세의 70~85% 수준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운영하는 공공임대, 민간 임대사업자가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혼합돼 운영된다.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민간 임대 주택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2023년 9월 입주한 송파구 '잠실센트럴파크'는 올해 2월 시행사가 시공사에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강제 경매가 개시됐다. 민간 임대 주택마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탓에 임차인 141가구가 낸 보증금 약 238억원은 경매 절차가 끝날 때까지 묶이게 됐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절대로 가지마라. 오늘 오후 3시에 폭파된다." 지난 5일 오후 12시30분쯤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이런 내용의 '테러 협박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이 퍼지자 수백 명의 경찰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고, 당시 백화점에 있던 고객과 판매 직원 4000여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폭발물을 찾기 위해 경찰특공대와 소방관 등 240여명의 정예 인력이 투입돼 1시간 30분가량 백화점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없었다. 경찰은 이 게시글을 올린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를 조사해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제주시에 거주하는 범인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협박 글을 올린 범인은 중학교 1학년 A군이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본점 3시간 영업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액은 5억~6억원대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 수백 명의 경찰·소방 인력이 출동하면서 상당한 공권력이 낭비됐고, 대피 소동에 따른 고객 불편과 훼손된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적잖다. 그런데
"재계 지도자가 와서 인맥을 총동원하는 등 민관 총력 체제로 한 것은 도움이 됐다." 지난달 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 말이다. 그는 "재계분들과 협상 과정에서 긴밀하게 정보 공유나 측면 지원 차원에서 상호 간 협의를 긴밀하게 하면서 민관이 총력을 기울이면서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 협상에 참여한 것이 한국 측 협상력 제고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후방 지원하기 위해 재계 주요 인사들은 다시 한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삼성·현대차·한화 외에도 SK·LG·HD현대·GS·한진·CJ·LS·두산 등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말 그대로 재계가 '총력 지원'에 나섰다. 조금이라도 한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협상 결과에
#조지 오웰의 '1984'에서 국민을 감시하는 '텔레스크린'은 "작년에 비해 더 많은 음식, 더 많은 의복, 더 많은 주택, 더 많은 가구, 더 많은 그릇, 더 많은 연료, 더 많은 선박, 더 많은 헬리콥터, 더 많은 도서, 더 많은 신생아가 생산됐다. 질병, 범죄, 정신병을 제외한 모든 것이 증가했다"는 통계를 쏟아낸다. 하지만 이내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귀가 따가울 정도의 통계 수치 중 어느 하나 증명된 게 없다"고 깨닫는다. 통계는 과학적인 방법론과 검증된 표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중요한 창이다.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 단위의 미래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 그래서 세계 주요국은 신뢰할 수 있고 독립성이 높은 통계전문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곧잘 '거짓말'이라는 비난과 마주한다. 잘못된 조사·분석, 때로는 의도된 편향으로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놓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련 등 사회주의권 국가에선 냉전 시기 체제우위를 과시하려 1984와 같은 통계를 수없이 쏟아냈다.
한 국가의 운명이 '패션'에 좌지우지될 수 있을까.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만큼은 '그렇다'가 정답이 됐다.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발발한 뒤 3년 가까이 전투복을 벗어본 적 없는 그다. 전쟁이 끝나고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면 군복을 벗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그는 주저 없이 검은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6개월 전 트럼프와의 첫 만남에서 받은 수모를 곱씹고 내린 결론이었다. 지난 2월 트럼프는 젤렌스키에 대해 "감사를 모른다", "무례하다"며 질책하고 점심 식사도 생략하고 내쫓았다. 이를 지켜본 유럽 국가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한 유럽 국가 정상들은 경험을 토대로 트럼프를 대하는 법을 조언했다"고 한다. 젤렌스키에 격식을 갖춘 정장을 입고, 언행은 덜 공격적으로 하면서 트럼프에 더더욱 노골적으로 '감사 표시'를 해야 한다는 당부가 있었다.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대거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전공의들이 '심야 당직(야간 진료)'은 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들의 요구안을 정부가 상당부분 받아들여야하는 상황인데 일부 전공의가 복귀 조건으로 당직을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보장받고 싶어 해서다. 1년 6개월가량 비어있던 전공의 자리가 비로소 채워질 참이지만, 막상 환자들은 마냥 달가워 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까 우려된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연차(2~4년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이다. 이들은 복귀 조건으로 △수련환경 개선·수련 연속성 보장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를 위한 현장 전문가 중심 협의체 구성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논의 기구 설치 등 3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21일 예정된 수련협의체 4차 회의에선 이들 요구안의 구체화 방안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중 '수련환경 개선'의 하나로 일부 전공의가 '당직 서지 않기'를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