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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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윤희숙 전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 제기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음해에 맞서 "벌거벗은 채 수사받겠다"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의 사퇴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동료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 '고작 가족의 위법 의혹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발상이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이해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윤 전 의원의 '무모한 행위'에 냉소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초선 의원 한 명이 사퇴한다고 무엇이 달라질 게 있겠느냐는 배짱이다. 실제 국민의힘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돼 탈당 대상자에 오른 의원들 중 탈당 조치가 취해진 의원은 없다. 여야 모두 슬그머니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빠져나가려는 분위기다. 여권 일각에서 윤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있다.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투기당'으로 뒤집어쓰게 될 멍에를 윤 전 의원의 등 뒤에 숨어 피해갔다는 취지다. 아주 짧은 기간엔 이같은 비난이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윤희
지난 9일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다시봤다"고 한다. "조금 놀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기획재정부 출신에 직전 국무조정실에 몸 담았던 노 장관 입에서 예상 밖으로 주택관련 통계가 술술 나왔다. 노 장관은 따로 준비한 자료를 한번도 보지 않고 막힘없이 인사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국토부 장관을 대면하는 자리니 만큼 업계에선 질문이 쏟아졌다. 한 주택업계 대표는 질문을 7개 던지기도 했다. 이런 즉석, 돌발 건의에 대해 노 장관은 일일이 직접 답했다. "세밀한 숫자까지 인용해 스터디가 많이 돼 있구나, 이해도가 높구나 생각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참석자들이 놀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날 간담회가 장관의 보여주기식 현장행보에 업계 관계자들이 동원되는 의례적인 간담회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면적, 구획, 난방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노 장관은 전격 수용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통제
#"이민 가고 싶다" 평소 존경하는 한 석학이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이야기하다가 격분했다. 기자에게 "독재 정권 시절에도 이 땅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지금이 암울하다는 얘기다. 품격과 염치가 사라지고 상식과 몰상식의 경계조차 모호해지는 세상이다. 101세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범여권 측 인사가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공격했다. 사실 놀랄 것도 없다. 자신을 비판하면 집회하는 국민도 '살인자'로 규정하고, 자신의 뜻대로 안 되면 국회의장도 '개XX'라고 욕하고, 다른 편에 섰다는 이유로 장군 출신에게 '별값이 X값'이라고 조롱하는 마당 아닌가. 정작 김 교수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서는 대응하지 않았다. 주역은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고 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뜻이다. 길흉은 바로 거기서 나온다. #정몽구 회장은 20
'K-방역, K-건강보험, K-벤처, K-조선...' 청와대는 요즘 '문재인 정부'의 성과 알리기에 분주하다. 지난 4년4개월여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는 정책 이름 앞에 알파벳 'K'를 붙여 적극 홍보한다. 대한민국(Korea)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내년 초까지 한달에 두어번씩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고 각 부처별로 국민이 체감한 정책들의 성과를 계속 알릴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관가에서 청와대의 이 같은 야심찬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정치권 줄대기' 논란을 촉발한 것이다. 박 차관은 지난달 산업부 내부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차기 정부에서 이행할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대선 후보 확정 전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선 캠프' 얘기가 오가는 등 누가 들어도 법으로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박 차관의 이런 행태가 알려진
"그 때 빚내서 그걸 샀어야 하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우스갯소리로 해봤을 법한 푸념이다. 사후적으로 보면 뭐든 쉬워보인다. 그러나 투자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동원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무적·비재무적 리스크를 검토한다고 하더라도 투자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인프라 사업에 민자사업(민간투자사업) 방식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부처에서도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도 민자사업 유치를 검토한다. 최근 정부가 전국 주요 5개 구간의 광역철도 건설을 민자사업(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이유도 "대규모 투자 소요"였다. 공공이 오롯이 짊어져야 했던 리스크의 일부를 민간이 부담하도록 하는 대신 민간이 해당 사업에서의 이익을 향유하도록 하면 전체 편익이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민자사업에는 MRG(최소운영수입보장)처럼 사업자의 비용
"얼마전 비 오던 날, 택시를 잡으려고 카카오를 썼더니 4만원에도 안 잡혔다. 광화문에서 마포 구간이었다. 5년 전에 따블을 불렀으면 바로 잡혔고, 3년 전에 콜택시를 탔어도 2만원이면 충분했다. 비를 맞으며 여러가지 상념이 들었다. '타다'와 택시가 죽자사자 싸운 결과가 느닷없는 카카오 독점이라니." "올 초 비트코인 광풍이 불면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하루에 100억원씩 이익을 냈다. 이들이 수천억원을 벌고, 기업가치가 10조원이 되면서 공익광고 같은 내용의 TV CF를 시작했다. 동시에 막강한 금권으로 4대 로펌을 고용해 국회와 언론에 로비를 하고 있다. 그런 두나무는 카카오 계열이다" "먼저 성공한 네이버는 눈치라도 본다. 공식적으론 은행업을 포기했고, 파이낸셜 서비스를 하지만 비판이 나오면 움츠러드는 척이라도 한다. 그런데 카카오는 전혀 그렇지 않다. 뱅크 상장으로 4대금융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페이는 별도로 IPO(기업공개) 해서 거액을 조달하겠단다. 이들은 계
"비행기는 바글바글한데, KTX는 반만 타라고요?" 40대 프리랜서 A씨는 이달 초 늦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성수기가 다소 지나 한산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공항버스에 빈 자리는 없었고, 공항에도 인파가 가득했다. 비행기 안 역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꽉 찼다. 코로나19(COVID-19)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았다. 정부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철도(KTX와 SRT) 좌석의 절반만 운행하기로 했다. 창가 좌석만 예매를 받았다. 정부의 추석 연휴 기간 방역 수칙 발표를 기다리다 KTX 예매를 놓친 A씨는 "휴가철 여행보다 추석 때 고향 부모님 뵙는 게 더 절실할 텐데, 추석 연휴 기간 철도만 좌석을 절반으로 제한하는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비행기랑 버스, 지하철은 지금도 사람으로 가득한데…"라며 아쉬워했다. 정부는 지난 2일까지 3일간 추석 연휴 기간 KTX 예매를 받았고, 다음날인 3일 추석 연휴 기간 사적 모임 가능 인원
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 수장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전 "관치(官治)가 없으면 정치(政治)가 되고, 정치가 없으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內治)가 된다"고 말해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위세등등했던 이른바 '4대 천왕'(4대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이런저런 정치적 연줄로 한 자리씩 차지한 금융권 인사들을 대놓고 저격한 것이다. 엘리트 금융 관료의 '관치 옹호론'이란 비판이 나왔지만 '관치금융'이 '정치금융'으로 변주해 온 현상을 압축적으로 짚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낙하산 인사'의 대명사격인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가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넘어 '정피아'(정치인+마피아),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 등으로 외연을 계속 확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실·밀실·보은 인사를 상징하는 '낙하산'은 1961년 5·16 쿠데타로 들어선 군사 정부(제3 공화국) 시절 처음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권력을 잡은 군인들이 공공·민간의 각종 요직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예산안이 공개됐다. 총 지출 604조4000억원. 예산 600조원 시대의 시작을 차기 정부의 몫으로 돌리려던 문재인 정부가 결국 스스로 그 문을 열어젖혔다. 내년도 국가채무는 1068조3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2%다. 지난해 2021년도 예산안 제출 당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전망했던 2022년도 국가채무비율 50.9%에 비해선 0.7%포인트(p) 낮다. 예산안을 발표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모습은 유명한 '물 반 컵' 일화를 떠올리게 했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봐야 할까,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봐야 할까. 잠시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해 내놓은 한국판 재정준칙이 '맹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현재 흐름이라면 2025년 도입 첫 해부터 준칙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수차례 반박했다. 겨우 0.7%포인트 차이를 두고 지난해까지 물(빚)이 "반 컵이나 찼다"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시절 벌어진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실명이 기재된 판결문이 오간 점, 이 파일에 '손준성(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보냄'이라고 표기돼있던 점은 이번 의혹에 검찰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증폭시킨다. 검찰이 총선 직전 범여권 인사 11명의 이름이 기재된 고발장을 야당 의원에게 건넨 게 맞다면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정황상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검찰이 움직였다고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고발장에도 "총선에 앞서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여 엄히 처벌함으로써 국가와 사회, 피해자 개인들에게 미치는 중대한 해악을 신속히 중단시켜 달라"는 대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고발을 사주하고 이를 다시 검찰이 수사한다면 사실상 고발장 그대로 수사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결론을 정해놓은 수사에 정치 수사까지. 이번 의혹이 사실이라면 검찰 적폐로 꼽혔던 모든 관행들이 바로 직전 총장 시절까지 그대로 답습됐다는 얘기가 된다. 당사자인 손
오는 14일 서울을 비롯한 6개 도시 지하철이 멈출 위기에 처했다. 전국 주요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다.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 무임승차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1971명의 구조조정 요구안을 받은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입장이 가장 강경하다. 지난달 31일 노사는 48일 만에 만났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노사 갈등의 원인은 '적자' 지하철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승객이 줄었다. 지하철 요금은 수년째 동결 중이다. 무임승차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악재만 쌓이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지난해 6개 지자체 지하철 운영기관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교통공사가 1조11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도 1조6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재정난에 대한 해법으로 공사는 구조조정 등 경영합리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
서비스를 돌연 중단하며 구매자들을 불안에 빠뜨린 머지포인트 판매의 대부분은 티몬, 위메프,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이뤄졌다. 지난 4~5년간 20%에 달하는 할인율과 수만 곳의 가맹점(이용처)를 내세워 머지포인트 판매에 열 올렸던 오픈마켓들은 문제가 불거지자 '단순 거래중개자'라며 발을 뺐다. 머지포인트 사태뿐 아니라 오픈마켓은 그동안 거래 관계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나 문제 등에서 비슷한 입장을 취해 왔다. 짝퉁 판매 등 저작권 위반이나 결제, 배송 지역, 환불 등에 대한 분쟁 문제 등에서 책임을 지지 않아 왔다. 원칙적으로 제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픈마켓을 포함한 e커머스 업체들의 책임이나 의무를 재정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체들의 규모도 크게 성장했고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나 구매 과정에서의 e커머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온라인 쇼핑 특성상 중소 판매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상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