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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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뷰티시장의 판도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한 K뷰티(K-Beauty)에 의해 재편됐다. 과거 한국인의 피부에 최적화된 화장품으로만 여긴 K뷰티는 이제 유럽,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인의 피부고민을 해결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K뷰티의 놀라운 성장은 단순한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한국 양궁의 성공방정식을 적용한다면 장기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K뷰티는 본래 민감한 피부를 위한 순한 성분과 체계적인 스킨케어 루틴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국경을 넘어 다양한 인종과 피부타입을 가진 전 세계 소비자에게 보편적인 가치로 인정받았다. 특히 티르티르처럼 스킨케어는 물론 색조제품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은 K뷰티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선도자의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전 세계인의 피부표준은 K뷰티가 제
유사 이래 종교와 정치는 밀접한 관계였다. 부족국가 시대엔 불가해한 자연현상으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부족의 염원을 비는 제사를 지내며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살아가게 하는 역할을 제사장들이 했다. 그 제사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리고 삶에 축복을, 죽음에 안식을 보장하는 역할도 종교의 몫이었다. 때로는 그 종교의 세계관과 교리가 권력자의 의도나 목적에 맞지 않으면 탄압하고 어떤 정치는 종교의 권위를 업고 통치의 정당성을 얻기도 했다. 중국대륙에선 황제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불교를 배척해 수만 개의 사찰을 없애고 수십만 명의 승려를 강제로 환속시켰다가 그들의 권력이 저물자 원상복귀하는 일도 있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도 정치와 분리될 수 없는 그야말로 인류사에 큰 분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며 이해하지 못해 신의 영역으로 묶어놓았던 것들의 빗장이 열리며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그만큼 종교의 역할은 희미해져간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한 적 있다. 열여섯에서 열아홉 살 정도 되는 소년들인데 무척 예의 바르고 씩씩했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이 대단하다 여겨지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학습된 싹싹함, 주입된 예의범절, 만들어진 쾌활함 같은 게 느껴졌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다. 줄여서 '케데헌'인데 여기에 나오는 '혼문' '귀마' '사자보이즈' '소다팝' 등을 모르면 대화에 낄 수 없다. 나는 펑펑 울면서 봤다. 우선 나름 40대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으로서 공개된 지 한 달이나 지나 '케데헌'을 봤다는 게 원통해 속으로 울었다. 진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린 것은 영화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다. '헌트릭스' 멤버인 루미, 미라, 조이가 'What it sounds like'를 부르면서 귀마를 무찌르고 혼문을 걸어잠그는 장면에선 2002 한일월드컵의 안정환 골만큼 가슴이 벅찼다. '케데헌'은 케이팝만의 화려하고
AI·디지털 시대에 개인정보권은 국민의 핵심적 권리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하지만 현행 법제에서 정보주체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는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핵심 중 하나가 손해배상제도다. 현재 개인정보 유출로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정보주체가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보 비대칭성과 기술적 장벽으로 이를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극히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법정손해배상제도를 도입했지만 하한이 없고 손해발생 증명 자체를 요구하는 식의 접근은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최소한의 위자료 성격으로 하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를 통해 도입한 법정손해배상의 원조격인 미국의 저작권법이나 상표법처럼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일정금액 이상을 판사가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판결이나 개인정보분쟁조정 사례를 종합할 때 현실적으로는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의 하한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하한의 결정
요즘 누군가를 '낭만적'이라고 평가한다면 아마도 칭찬으로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을 잘 모르고 이상에만 빠졌거나 이성보다 감정에 휩쓸린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보통 그 반대말로 '이성적'이나 '현실적' 성향을 꼽을 정도니 요즘 말로 쿨하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 보일 수도 있다. 낭만(浪漫)은 한자로는 '물결이 흐트러진 모습'의 뜻이지만 본래 음차어로 그 어원이 일본 메이지시대의 번역어에서 왔다고 알려졌다. 낭만의 일본어 발음은 '로망'(ろうまん)인데 소설과 같은 허구문학 장르를 가리키는 서구 용어 '로망'(roman/romance)을 표기한 것이다. 하지만 자유롭게 흩어진 물결처럼 '제멋대로 한다'는 그 뜻만으로도 '낭만'은 규범과 당위에 얽매이지 않는 감각적 자유를 표방하는 서구의 낭만주의 사조를 잘 대변하는 것 같다. 낭만주의는 17세기 이후 유럽을 지배한 고전주의와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다. 보편적 인간성 담론이나 합리적 이성에 따르는 진보주의에 대한 거부
오래전 드라마지만 '시크릿'에 나온 현빈의 대사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는 대사다. 지금 들어도 무릎을 치게 된다. 이 대사는 기업경영의 핵심단어다. 사장은 항상 직원의 결재서류 앞에서 "이것이 최선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 왜 해야 하는지, 어째서 최선인지, 어떻게 하면 최선으로 만들 수 있는지 결재를 올린 담당자가 이 프로젝트를 충분히 숙지하고 실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려면 우선 기업의 목표 및 실행계획에 대한 전사적 의사소통을 위한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모든 조직원은 업무를 진행할 때 거기에 대해 세 번 이상 '와이'(Why)를 질문하고 여기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외에도 '와이'와 관련한 질문은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건 세 번 이상 '와이'를 질문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조직원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기획단계부터)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음은 사장이 직
"이제 새집과 보금자리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또한 좋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만 제가 이곳에 계속 머물 수 있을지는 결국 이 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내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지금 제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제가 도착한 뒤로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무척이나 고요합니다. 그러나 이 평온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폭풍 전의 고요가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년)가 1886년 6월20일 조선 한성에서 상하이에 있는 오랜 벗 W S 웻모어에게 보낸 편지다. 바로 두 달여 전인 4월8일 데니는 고종으로부터 '협판내무부사 겸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장교사당상'(協辦內務府事兼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掌交司堂上)이란 긴 이름의 관직을 제수받고 조선의 외교고문이 됐다. 조선이 두 번째로 맞이한 서양인 외교고문이었다. 첫 외교고문인 독일인 묄렌도르프는 조선과 러시아제국의 밀약을 도모하다 청나라의 미움을 사 강제해고됐다. 청은
2024년 파리올림픽 여자단식과 혼합복식 탁구경기.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경기 중 잠시 쉬는 사이에 신유빈 선수의 간식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바나나였다. 누리꾼들은 "역시 바나나는 에너지 과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바나나는 운동선수들에게 최고의 간식 중 하나다. 당분과 탄수화물은 빠른 에너지 공급을 돕고 칼륨은 근육의 경련을 막아준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과일 하나에 놀라운 과학 이야기가 숨어 있다. 우선 우리가 먹는 것은 모두 '씨가 없는' 바나나다. 열매 안에 씨앗이 없다는 건 자연상태에선 자손을 퍼뜨릴 수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 바나나 소비량은 1억톤, 전 세계 인구가 1인당 연간 12.7㎏, 한국인은 1인당 연간 약 6.4㎏의 바나나를 소비한다. 그런데 이 많은 양의 공급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야생 바나나의 기원은 수천 년 전이다. 바나나의 야생 조상식물들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 일대였다. 그러나 초기 바나나 품종인 야생 바나나는 씨가 크고 딱딱해 먹기에 불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버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 특히 AI(인공지능)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학습하는 게 더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얼마 전 은퇴를 발표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나이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학습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아흔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시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연구하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몰두한다고 한다. 그의 열정이 부러우면서도 점점 더 학습이 어려운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봤다. 먼저 조직 내에서 일정 지위 이상 오르면 모르는 걸 인정하고 후배들에게 질문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아마도 권위가 손상될까 봐 두려워하거나 질문 자체가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장 중요한 건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배우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스님, 더위를 피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제자가 물으니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더위 속에 뛰어들어라." 에어컨이 없던 어느 공기업의 직원이 에어컨 좀 설치해달라는 요구에 책임자가 말한다. "알았다. 그 문제는 확실히 해결해 드리겠다"며 덧붙여 한 말이 "두 달만 있으면 확실히 더위는 해결된다."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관념을 전환하는 것이 저 대답의 목적이다. 문제가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문제라 여겨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여름 우리 몸이 체감하는 더위를 두고 문제 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운 것은 더운 것이고 시원한 것은 시원한 것이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더운 것과 그 더위에 의한 불쾌함과 짜증은 분리될 수 있다. 더위를 문제 삼고 그 더위를 피하려는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불쾌하고 짜증이 일어난다. 현상과 감정이 분리되지 않으면 그 고통은 배가된다. 그럴 때 의식의 전환이 큰 도움이 된다. 위의 저 문답도 도움이 되고 '왜 이렇게 더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영화 '슬픔의 삼각형'은 자본으로 조건화된 계층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랙코미디다. 영화는 총 세 파트로 구성됐다. 1부는 모델 지망생 '칼'과 그의 애인 '야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지는 칼과 달리 야야는 제법 큰 런웨이에 설 만큼 모델의 커리어를 쌓아간다. 두 사람은 연인 기념일을 맞아 고급 레스토랑에 간다. 그런데 야야가 칼에게 "고맙다"고 한 순간부터 뜻밖의 갈등이 시작된다. "네가 고맙다고 말해버리면 내가 계산해야 하잖아." 칼의 볼멘소리는 점차 커져서 여자가 음식값을 계산하는 것이 평등함이라는 주장을 한다. 야야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하려 하지만 한도초과다. 모델활동의 불규칙한 수입에 그녀도 형편이 딱히 낫지 않다. 결국 두 사람은 동전까지 탈탈 털어 겨우 지불하고 얼굴이 벌게진 채 레스토랑을 나선다.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칼은 "성 역할에 얽매여 있다"며 야야를 나무란다. 소위 '이대남'의 사회적 위축과
새 정부의 대표적 국가정책인 AI(인공지능) 대전환의 핵심인 '소버린 AI'(Sovereign AI)를 두고 논란이 많다. 국민 주권처럼 우리 것을 강조해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답을 주는 한국 특화형 AI를 강조하는 시각에선 글로벌 거대 AI 모델에 종속되기보다 우리 사회·역사·문화가 반영된 한국적 AI 모델확보에 정책적 주안점을 둔다. 반면 글로벌 거대 AI 모델을 각 분야에서 '잘 이용'한 AI 기반 응용제품·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시각에 따라 정책적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지만 글로벌 AI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일도양단적 논쟁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경제·산업·안보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범용성과 파급력을 동시에 갖춘 거대 AI 모델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간주된다. 최근 주요국들이 소버린 AI를 기치로 내걸지만 국수주의적 기술자립의 구호로만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