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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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혼란한 정치 상황 속에도 여야 간 상속세 개정에 관한 합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정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인적 공제액 확대(배우자 10억원, 직계존비속 5억원, 그 외 나머지 상속인들 2억원으로 상향) △유산취득세 도입이다. 두 가지 내용 모두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인적 공제는 상속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피상속인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이다. 상속인별로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일정한 금액을 빼 상속세 과세표준을 낮춤으로써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따라서 인적 공제액이 커지면 상속세 부담이 줄어든다. 상속세 과세방식인 유산취득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 전부가 아니라 상속인이 각자 상속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상속인들이 실제 상속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누진세율(현행법상 상속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면 50% 세율이 적용)을 적용하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전 세계가 디지털 변혁의 중심에 놓여 있다. 각국은 디지털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 AI(인공지능)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응용 가능한 촉진적 기술이 세상에 출현하며 기술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의 양상이 한층 복잡해졌다.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활용은 단순히 한 국가 내에서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간 협력이 필수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내 정보통신운영그룹(TELWG)의 역할이 주목받는다. APEC는 21개 회원경제로 구성된 아·태지역 최대 경제협력체다. 1990년 APEC 초기 시절에 설립된 TELWG는 아·태지역 회원경제의 통신 및 정보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연결성을 강화해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회원경제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5G 및 차세대 통신,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AI와 같은 첨단 디지
지난달 27일, 드디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특별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우리 세대가 미래 세대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방사성폐기물, 특히 고준위방사성폐기물(고준위방폐물) 문제에 책임 있게 대처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제까지 처분장 없이 임시로 원자력발전소 내에 보관해 온 1만9000톤의 방폐물을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 법은 전력 생산부터 폐기물 관리와 처분까지, 원자력이라는 국가 기저 에너지 수급의 전(全)주기를 완결 짓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고준위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통해 일관된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을 추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관련 기술 연구개발, 정책대상집단과의 소통, 고준위 방폐장 부지선정 등이 그것인데, 특히 이 법은 다른 어떤 법보다도 즉각적인 실행을 전제하고 있다. 그동안 원전 소재 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요구해 왔던 고준위 방폐물
"과세의 묘미는 거위가 비명을 덜 지르도록 하면서 최대한 많은 깃털을 뽑는 데 있다. " 17세기 프랑스의 재상 콜베르가 한 말이다. 거위를 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이 말은 2013년 세제 개편 때 유명해졌다. 당시 의료비·교육비·기부금·연금 납입 등에 적용되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개편이 진행됐다. 그 결과 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 납세자들의 불만이 들끓었다. 이 와중에 정부 고위관계자가 이 말을 인용해 추가 세 부담이 별것 아닌 양 치부해 논란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세 부담은 왜 늘어난 것일까. 소득공제는 말 그대로 내가 번 돈에서 특정 지출을 빼주는 것이다. 납세자 갑의 수입이 500이고 30%의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의료비 100에 대해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경우, 수입 500에서 의료비 100을 뺀 400을 소득으로 하여 소득의 30%인 120이 소득세로 부과된다. 이처럼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길 소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불가피한 지출을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2023년 12월 금융감독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 모범규준으로 자율 규정이던 자금 부정 통제를 법제화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 평가보고서에 회사가 수행한 자금 관련 통제 활동을 명시해야 하며 이 규정은 2025년 1월1일 이후 사업연도부터 적용된다. 상장 기업뿐 아니라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표명하는 기업의 경우 종속 기업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조치다. 이번 법제화로 회사와 외부감사인의 자금 관련 통제 활동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을 문서화해야 한다.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닌 자금 관련 통제 활동의 실효성 있는 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외부감사인도 더욱 면밀한 검토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사고는 감사의 고유 한계로 인해 발생한다. 전통적인 기법으로는 적발이 어렵다. 소액의 오송금이나 착오 송금을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회사의 내부 통제가 미비한 경우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또 한 번 발생하고 사라지는 행위
스마트폰을 그저 '전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시간보다 음악 감상, 금융거래, 건강 체크 등에 쓰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 넘는 스마트폰을 수출하며 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88년 처음 무선전화기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발전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 국내 제조사들은 기술력 부족으로 품질 논란에 시달렸고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결국 1995년 삼성은 품질 혁신을 선언하며 불량 제품을 전량 소각하는 '애니콜 화형식'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한국 휴대폰 산업이 질적 도약을 이루는 상징적인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한국의 보험산업은 어떠한가? 보험은 여전히 '위험보장'이라는 전통적 역할에 머물러 있지만 변화와 혁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국내적으론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부진이 심화하는 데다 세계 경제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 경제는 수십 년간 빠른 산업화와 기술발전을 이뤘으나 기존 노동과 자본이란 생산요소 투입에 따른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분야 등에서 신생기업의 진입과 비효율기업의 퇴출도 어려워지는 등 코로나19 이후 기업 생태계의 유연성도 저하됐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원인으로 시장의 과도한 규제, 비효율적인 금융지원, 기술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배터리, AI(인공지능), 바이오산업 등 미래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육성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20여 년간의 법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이맘때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변론에 임하면서 그 동안 법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법정 안팎의 모습들, 재판 내외의 사정들에 관해 단편적인 소소한 생각 몇 개 꺼내본다. #1. 형사법정은 검사석과 피고인석이 서로 마주보고 증인석이 그 가운데에 위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증조사를 하거나 증인신문을 할 때 검사나 변호인이 실물화상기 등을 통해 자료를 제시하면 그 내용이 법정 내 큰 모니터에 현출되는데, 보통 법정에 한 대가 비치되는 그 모니터가 대체로 피고인석 뒤쪽에 놓여 있다. 검사가 제시하는 자료를 변호인과 피고인은 고개를 뒤로 빼고 확인해야 하고, 앉은 자리에 따라 피고인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형사법정은 코로나 시기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투명가림막이 유독 피고인석에만 남아있다. 안전을 위한 고려일까 싶기도 하지만, 변호인의 법정 내 의사소통에 가림막이 쳐져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법정의 작은 설비 하나도 어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의이지만, 법률의 실효성과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대법원의 Nix v. Hedden(1893)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관세법상 '채소'와 '과일'의 정의 차이에서 비롯됐는데, 식물학적으로 토마토는 과일이지만 법원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채소로 인식한다는 점을 들어 채소로 분류했다. 이 단순해 보이는 토마토 분류 소송은 현재 가치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관세 차이를 발생시켰으며, 수년간의 법정 다툼과 법률 비용을 초래했다. 이는 법률 용어 하나의 해석이 얼마나 큰 경제적 비용과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법률 문언이 명확하지 않거나 해석의 여지가 있을 때 소송은 불가피한 일이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에서도 법 조문의 해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상법 개정 논의에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신설해야 한다는
-이일형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특허법의 기본 정신은 발명을 장려하고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개발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일정 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업계는 특성상 기술의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특허'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특허권 기간은 출원일 기준 20년이고, 의약품의 경우 최대 5년 미만 연장이 가능하다(최근 특허법 개정으로 이와 관련한 이슈도 있다). IMS Institute for Healthcare Informatics에서 발간한 보고서(Price Declines after Branded Medicines Lose Exclusivity in the U.S)에 따르면, 모든 약제들은 독점권(특허)이 상실된 후 1년 이내에 약가가 51% 떨어졌다. 10년이 경과한 경우 최대 88%까지 폭락했다. 품목 허가 절차 강화, 신기술 경쟁 등으로 인해 신약 개발의 난이도가 증가하고 그에
산업혁명이 이끈 도시화는 인구와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그 그늘도 대단했다. 공장과 주택이 혼재된 밀집 시가지의 거리와 강물엔 오물이 넘치고, 악취가 만연했다. 심지어 감염병 창궐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 도시공학 발달의 계기가 돼 기성 도시를 대개조하고, 교외 지역 전원도시를 만드는 등 획기적인 시도로 이어졌다. 그 핵심은 공원, 도로 등 기반 시설의 대폭 확충과 접근성의 획기적 확대에 있다. 오늘날 세계인이 즐겨 찾는 뉴욕, 런던, 도쿄, 파리 등 대도시는 센트럴파크와 같은 오픈스페이스와 가로망 자체가 그 도시의 상징이자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경제 활력의 원천이 됐다. 서울은 한강이 가로지르고 산지로 둘러싸인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 급속한 도시화 시기 접근도 어렵고 여력도 없어 치수공간에 그쳤던 한강은 이제 시민 최애 여가공간으로 변모했다. 늘 익숙한 산지도 세계 도시 서울에 걸맞게 재탄생이 절실하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명동역 200m
국세청이 올해 예산 50억원을 투입해서 초고가 주택들의 시장가치를 더 정확히 계산하겠다고 공언했다. 1조원 이상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필자는 갸우뚱했다. 과연 초고가 주택들의 시장가치만 부정확할까. 그럼 50억원을 더 쓴다고 정확하게 산출할 수는 있을까. 게다가 1조원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노린다는데 그렇다면 여태까지 예산 부족으로 1조원 이상의 세수를 그냥 흘려보냈다는 것인가. 초고가 주택은 거래량이 드물어 시장가치를 정확히 산출해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거래가 드문 재산은 초고가 주택만이 아니다. 공장 내 기계설비,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은 가상자산, 점포 권리금 등 선뜻 얼마라고 말하기 어려운 재산들이 부지기수다. 거래량이 문제면 이들의 시장가치도 공시가격 정하듯 과세 관청이 나서서 일일이 다 정확하게 산출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처럼 유독 초고가 주택만 수십억원을 들여 정확한 시장가치를 산출해 내겠다고 하면 그 자체로 조세 형평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