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소의 도전과 기회 [기고]

국가연구소의 도전과 기회 [기고]

김유빈 명지대 반도체공학과 교수
2025.04.14 06:46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사진=뉴스1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사진=뉴스1

글로벌 과학기술 경쟁이 심화되며 대학의 역할은 단순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직접 연구를 수행하며 혁신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R&D(연구·개발) 성과를 보유하고 있지만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 생태계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미흡한 산학연 협력, 연구 인프라 중복 투자, 연구자 간 교류 제한 등은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또 연구자들은 연구비 확보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대학 연구 생태계의 운영 방식과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다. 새로운 협력 방식을 도입해 규모 있는 집단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학 연구의 자율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수행이 가능하도록 연구비 지원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대학에도 '블록 펀딩 모델'을 도입해 대학이 스스로 중장기적인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연구 주제와 예산을 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 연구자는 이를 통해 단기 성과 중심의 연구비 경쟁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연구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연구 인프라의 공동 활용 체계를 강화해 연구 중복 투자를 줄이고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대학 내 연구 장비와 시설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대학과 대학, 기업 및 연구소와의 공동 활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연구자들이 보다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대학은 기업 및 연구소와의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연구 인력의 유동성을 높이는 한편 공동 연구를 통해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대학 교원과 기업 및 연구소 연구원 간의 인력 교류를 제도적으로 확립해야 한다. 또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연구자들이 기술 이전 및 창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차원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운영 및 투자하는 지속 가능한 연구 재정 모델을 마련하고, 공동 연구 인프라 및 연구 행정 지원을 위한 전문 연구 지원 인력의 역할도 제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발표한 국가 연구소 2.0 (NRL 2.0) 사업은 이런 혁신의 방향과 맞닿아있다. 국가연구소는 새로운 산학연 협력 방식과 연구비 지원 및 운영 방식을 통해 대학 중심의 규모 있는 융합 연구를 지원한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연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학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한민국 대학이 글로벌 연구 경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가연구소가 우리의 연구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유빈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과 교수
김유빈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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