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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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은 2023년 1월31일 할머니의 사망으로 경기 용인시 소재 아파트 A를 상속받았다. 청구인은 2023년 7월31일 상속세 신고 당시 상속개시일로부터 약 1년8개월 전에 거래된 같은 단지 내 비교대상 아파트의 매매가액 7억5000만원(이하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아파트 A의 시가로 적용해 신고했다. 처분청은 상속세 조사 후 서울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청구인이 신고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인정했다. 다만 현금 사전증여 누락분 등을 적발해 2024년 10월21일 청구인에게 상속세 1억원을 결정 및 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청구인은 같은해 12월24일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청구인은 "상속개시일 기준 아파트 A의 공동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22% 하락하는 등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발생했으므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초 신고한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분청은 "청구인이 제시한 공동주택가격 하락이 있었다는
강줄기가 아무리 길고 힘차도 막힌 보(洑)가 있으면 강물이 고이고 힘을 잃는다. 우리나라 R&D(연구·개발) 현장은 지난 20여년간 'PBS'(경쟁형 과제 수주 제도)라는 보 앞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과제를 따내야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연구자는 실험실보다 행정 서류 앞에 더 오래 앉아 있어야 했다. 이번 PBS 전면 폐지가 막혀 있던 연구의 물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PBS의 취지는 연구 자원의 낭비를 막고 과제 중심의 책임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부작용이 더 커졌다. 연구자는 원대한 계획보다 당장 '따올 수 있는 과제'를 먼저 고민해야 했고 장기적 안목은 단기 성과의 그늘에 가려졌다. "논문은 나중이고 우선은 제안서"라는 자조 섞인 현장의 목소리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이 구조는 특히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출연연은 국가전략기술, 산업 인프라, 기초·원천기술 등 긴 호흡이 필요한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PBS 체계
지난달 '괴물 폭우'는 전국을 삼켰고, 한국 사회의 홍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번 호우로 2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33명이 다쳐 총 5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1조848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자연재난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필자가 방문했던 가평 일대 피해 현장은 참혹했다. 하천이 교량을 넘쳐 인근 마을로 흘러들었고, 가옥은 힘없이 휩쓸렸다. 무너진 집 앞에 선 주민들의 탄식은 단순한 재산 손실이 아니라 삶 전체의 붕괴였다. 무엇보다 일가족의 생명을 앗아간 산사태와 급류는 가장 원망스러웠다.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자원봉사자와 군인들이 신속하게 복구에 나서고 있었다. 쓰러진 가옥을 정리하고 도로를 복원하는 모습은 든든했지만, 주민들의 마음속 불안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복구가 끝났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 다시 쏟아질지 모를 폭우 앞에서, 주민들은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서울은 몇 년 전 강남역 침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약 13조 9000억원(약 102억달러)이다. 사상 최대 실적이자 세계 3위의 기록이다. 그러나 양적 성장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 이제 세계 시장은 제품의 안전성을 묻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모든 화장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CPSR)를 작성해 보관하도록 규정한다. 규제당국이 요구하면 제출해야 한다. 자료가 없으면 판매할 수 없다. 중국은 2021년 시행된 화장품 위생 감독 규정(CSAR)에 따라 신규 원료와 제품에 대한 안전성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자료가 없으면 통관이 되지 않는다. 미국도 2022년 제정된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에 의해 올해부터 제품 등록 시 안전성 데이터를 갖춰야 한다. 제품 책임자를 지정하고, 시판 후 안전성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안전성 평가 보고서 없이 수출을 시도하는 것은 여권 없이 해외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입국 심사대에서 발이 묶인다. 화장품
회사원 A씨는 전셋집을 구하고 있다. 다행히 회사 근처에 마음에 드는 아파트가 있어 임대차 계약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는 소유자가 아니고 현재 거주하는 임차인이라고 한다.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사정이 생겨서 다시 전세를 놓는 전전세 매물이라고 얘기한다. A씨는 전전세 계약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서 소유자가 아닌 임차인과 전전세 계약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지, 이때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임차인과 계약하는 전전세도 정상적인 임대차 방법이다. 임차인은 임차한 주택을 다시 임대 놓을 수도 있다. 이것을 전전세 또는 전대차라고 한다. 전전세와 전대차는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전전세는 전세권자(임차인)가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것이다. 전전세를 놓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 당시 소유자와 임차인 사이에 전세권설정이 돼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임차인은 전세권의 존속기간 내에서 그 목적물을 제3자에게 임대할 수 있다. 전전세의 경우 소유자의 동의가 없어도 임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하 온플법)의 입법을 둘러싼 한미의 통상마찰이 지속될 전망이다. 온플법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관련 통상이슈가 해소되지도 않았다. 오는 25일 개최 예상인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은 우리나라 새 정부의 대선 공약인 온플법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미국 하원의원 43명은 지난달 초 미 무역대표부, 재무부, 상무부 등 통상협상팀에 연명서한을 보내 온플법은 비관세장벽이며 관세협상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의제라고 주장했다. 온플법은 크게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화법)로 구성된다. 국회는 당초 미국의 반발을 의식해 국내 플랫폼기업을 중점적으로 규율하는 공정화법을 우선 추진키로 했으나 미국은 이 역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공정화법안들은 매출과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규제대상을 정했다. 주요 법안들이 채택한 매출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혁신'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해 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경제적 기회와 도전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더욱 신속하고 폭넓은 혁신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경영혁신은 기술적인 진보뿐만 아니라 프로세스 개선, 사람을 포함한 조직문화 전반의 총체적인 변화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경영혁신은 기술을 포함, 사회적, 윤리적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 이같은 기업의 경영혁신은 구성원의 혁신적 행동(innovation behavior)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의 혁신행동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적응력을 키워 혁신을 추진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종종 듣는 푸념이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이를 실행해 나갈 사람이 없다", "우리도 데이터 기반의 AI를 활용해야 하는데, 전문 인력이 뒷받침 안 된다" 등 아무리 좋은 아이
우리는 지금 '치유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팬데믹의 긴 그림자, 고령화와 도시화의 가속, 기후위기의 일상화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관계까지 흔들고 있다. 스트레스, 고립감, 만성질환, 정신건강 문제는 서로 얽혀 사회 전반의 회복력을 약화시킨다. 치유는 더 이상 힐링의 감성이 아니라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키워드다. 건강·행복·관계·자연을 잇는 치유는 새로운 공공재이자 복지와 산업, 지역 재생을 묶는 전략 축이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은 웰니스 산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보고, 치유·예방의학·자연기반 건강서비스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제도화·산업화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한계를 넘기 위해 2023년 5월 출범한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은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관광치유, 치유음식 등 다양한 분야를 ICT·AI·IoT·메타버스 등과 융합해 과학적·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감성적 위로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실질적 삶의 질 향
4차 산업 혁명, 코로나19 팬데믹, 통상 환경의 급변과 중국 제조업의 비상(飛上) 등에 따라 국내 산업구조 개편과 고도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산업의 체질 개선 필요성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금융위기 이후 산업정책이 약화하고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이 소폭 하락했지만, 제조업 주력 업종 구조는 변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동차산업은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면서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세계 판매 3위 업체로 부상했지만, 자동차산업의 질적 성장은 경쟁국에 비해 뒤지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공지능 기술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공급망과 생태계 내부 기업들의 역량이 부족하고 전환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공급업체의 도움 없이 국내 완성차기업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재화와 개방형 조달을 통해 공급업체의 슬림화와 공급망의 효율화를 추진해 온 지는 오래다. 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바다나 계곡을 찾아 피서를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필자도 주말을 활용해 근교의 계곡에서 가족들과 휴식하는 시간을 보냈다. 최근 자주 내린 비로 계곡에도 물이 꽤 불어 물살이 거셌다. 거센 물길 사이로 잘 놓여진 디딤돌을 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흐르는 물을 다 맞으며 거뜬히 건너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린이나 어르신들은 디딤돌 없이는 거센 물길을 버틸 수가 없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 현상은 불어난 계곡물의 거센 물살처럼 우리 경제를 위협했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제난을 더욱 가중시켜 연체의 늪으로 빠뜨렸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6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가칭)을 발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7년 이상 연체한 5000만원 이하의 개인 연채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설립하는 SPC(특수목적법인)가 매입 후 소각하는 형태로 약 113만명을 구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자력으로는
정부는 지난 6월 말 '긴급 가계부채 점검 회의'에서 수도권과 규제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했다. 시장 과열에 대응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도 자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과 시장 반응을 판단하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듯 주간 단위 지표만을 근거로 효과를 섣불리 단정하는 행태는 정책 신뢰를 다시 흔드는 우를 부를 수 있다. 대책 발표 직후, 일각에서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주춤", "하락 전환" 등의 제목으로 시장 안정화 효과를 부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주간 단위 부동산 지수에 불과했다. 마치 주식시장처럼 부동산 가격이 실시간 반응하고, 정책 효과도 즉각 나타난다는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접근법이다. 더 큰 문제는 주간 단위 지표와 월간 단위 지표가 서로 다른 표본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즉, 주간 단위 지표의 누적이 월간 단위 지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지금 행복하십니까?" 많은 국민이 이 질문 앞에서 망설인다. 평생직장은 사라졌고, 월급은 생활비로 빠져나가 버린다. 내 집 마련은 멀어지고, 아이를 키우는 부담은 커진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OECD 행복지수는 38개국 중 33위다. 경제 성장과 국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행복의 역설' 속에서, 우리는 국가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점에 서 있다. 지난 60년,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도권 과밀화, 지방소멸, 중산층 붕괴, 공동체 해체가 자리잡고 있다.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몰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이 지방소멸 위험지역이 되었고, 현대인은 장시간 출퇴근, 높은 주거비, 과도한 교육비, 불안정한 노후로 삶의 여유를 잃었다. 우리가 꿈꾸던 선진국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경제성장률보다 '삶의 온도'를 높이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행복 공화국'을 만들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