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설 수 있는 지점만 주면 지구도 들어 올리겠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지렛대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충분히 긴 지렛대와 그 지렛대를 받쳐줄 튼튼한 받침점만 있다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인공지능( AI)을 향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지난 60년보다 알파고 등장 이후 6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등장 후 16개월의 변화가 더욱 크다"고 할 정도로 AI는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저비용·고효율 AI와 추론형 AI가 연이어 등장함에 따라 차기 AI 산업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헤게모니 쟁탈전이 시작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는 AI가 곧 국가 경쟁력과 동일시되는 대전환기에 접어들었고 국가와 기업은 AI 산업의 중심추를 들어 올리기 위한 'AI의 지렛대'를 만들고자 기술개발에 온 힘을 쏟는 중이다.
하지만 치열한 기술경쟁에 가려 상대적으로 기술에 대응되는 지식재산 경쟁력 확보가 간과되고 있다. 과거 제록스(Xerox)는 마우스와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세계 최초로 개발, 애플 맥킨토시와 MS 윈도우의 기반이 됐다. 정작 제록스는 당시 주력이던 복사기에 치중하느라 개발된 컴퓨팅 기술에 대한 특허 확보를 소홀히 했던 탓에 GUI 기반의 운영체제 상용화 후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었다.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는 전체 컴퓨터 산업을 소유할 수도, 90년대의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될 수도 있었다"라고 언급할 정도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도 특허권을 확보하지 않아 신산업을 선도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AI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AI 기술과 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데도 특허 확보에 소홀하면 향후 패권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과 애플, 즉석 카메라에서 폴라로이드와 코닥, 코로나-19 백신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간 분쟁사례에서 알 수 있듯 AI 역시 기술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나면 특허분쟁이 본격화되면서 특허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AI 개발에 더해 안정적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특허청도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과 2023년 AI와 반도체 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해 AI 분야 고품질 특허를 신속하게 확보하도록 지원 중이다. 올해에는 범용AI, 휴머노이드로봇과 같은 유망 기술분야의 표준특허 전략맵을 구축하는 등 AI 산업에 있어 우리가 강점을 가지는 분야의 기술력과 특허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향후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가 AI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특허행정 시스템에 AI를 접목하는 한편, 특허 분야의 AI 학습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는 등 보다 다양한 정책을 통해 새정부의 중점 전략과제인 'AI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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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가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튼튼한 받침점이 전제돼야 한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의 기술력이 그 힘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지식재산이 이를 단단하게 지지해춰야 한다. 모두의 AI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특허청은 굳건한 특허확보와 특허 데이터를 활용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안정적인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