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이 두려워지는 이유

[기고]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이 두려워지는 이유

박수현 KB증권 연구위원(아시아시장팀 팀장)
2025.09.15 04:20

박수현 KB증권 아시아시장팀 팀장

중국의 첨단기술 자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딥시크, 알리바바 등 중국 테크기업의 약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러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강력한 정부 정책이 있다.

중국은 중앙집권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10년 주기의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한다. 2015년 발표된 14차 5개년 계획에서는 '중국제조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이 제시돼 제조업 발전과 플랫폼 비즈니스 확산을 이끌었다. 10년이 지난 올해 10월 열리는 4중전회에서는 15차 5개년 계획 초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이번 산업 정책의 핵심은 '중국제조 2035'와 'AI(인공지능) 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제조 2025가 10대 전략산업을 폭넓게 육성하는 '씨앗 뿌리기'였다면, 중국제조2035는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플러스 정책은 지난달 26일 국무원이 액션플랜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정책 목표를 수치로 제시하는 것에 인색한 중국 정부가 2027년까지 AI를 6대 산업에 접목해 보급률을 70%로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9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AI 플러스 정책 발표 직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AI 전략이 매우 다르게 전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인간 두뇌 수준의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인공지능)를 지향하는 반면, 중국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AI 응용에 집중해 산업 효율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어느 모델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으나, WSJ은 중국의 현실적 접근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피지컬 AI가 부상하면서 자율주행차과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영역에서는 '얼마나 안전하게 AI를 접목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안전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다. 상용화와 수익화를 감안하면 중국식 실용주의가 더욱 빠른 성과를 낼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이다.

AI 플러스 정책과 연결되는 또 다른 분야는 서비스업이다. 이번 액션플랜이 농업, 제조업 등 1·2차 산업에 초점을 맞춘 것은 고령화와 청년층의 기피 업종을 고려한 결과다. 서비스업에서의 AI 활용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를 감안해 중국 정부는 여행, 레저, 스포츠, 헬스케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을 적극 지원해 청년층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제조업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기술은 선진국이, 노동집약 산업은 개발도상국이 담당하던 과거 '세계화' 구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국은 제조업과 AI를 결합해 '세계의 공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첨단기술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각국이 분업 속에 상생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전 세계가 무한경쟁 사이클에 들어가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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