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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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IMF나 연준 등에서 나온 금융안정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두 가지 이슈가 부각된다. AI 거품론과 사모대출의 급성장이 그것. 이 두 이슈는 결국 글로벌 금융안정의 향방과 관련해 새로운 위기의 시나리오를 환기시킨다. 오늘날 AI 거품은 1990년대 말 대대적인 인터넷 관련 투자와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 인터넷 혁명의 역사적 효용은 뚜렷하지만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라는 후폭풍에 나스닥을 필두로 세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져야 했다. IMF 전 수석부총재 기타 고피나트는 오늘날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주식시장 조정이 초래되면 세계적으로 35조달러의 부가 증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더욱 문제는 AI 열풍이 서로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순환거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달러 투자를 발표하자 오픈AI는 오라클로부터 클라우드를 공급받겠다며 3000억달러 계약을 하고 이어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구동을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AI칩을 구매하기로 하는 등 말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민석 국무총리 등 여권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세운4구역 재개발 문제를 두고 오세훈 시장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공방은 경쟁의 초점이 '어느 당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는 진영대결이라는 점에서 지방자치가 여전히 중앙정치의 연장선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구도에서는 지역주민의 삶을 다루는 주민자치 의제가 자연스레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에서 벗어나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를 두고 정책경쟁을 하는 게 좋다. 그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 속에서 드러난 주민자치의 원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조선시대 촌계(村契)는 중앙집권적 행정체계에서도 기층민의 자율성과 연대를 지켜낸 중요한 사례로 주민자치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조선시대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왕, 관찰사, 수령으로 이어지는 관치행정이 기본이었지만 동시에 재지사족(在地士族)의 향약이 향촌사회를 이끄는 이중구조였다. 이런 관계는 독일 사회학자 하버마스가 말한 '생활세계의 식민화'란 개념과 유사하다.
'코브라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정책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의미하는데 독일 경제학자 호르스트 지베르트가 발간한 책의 이름이다. 이 책의 부제는 '경제정책의 오류를 피하는 법'이다. 내용은 이렇다. 인도 식민지 시절 영국 총독부는 당시 번성하던 코브라를 없애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발표 후 서서히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나중에는 인도인들이 코브라를 직접 사육해서 포상금을 수령하는 경우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에 총독부는 포상금제도를 폐지했고 포상금을 못 받게 된 인도인들이 사육하던 코브라를 길거리에 버려온 거리에 코브라가 넘쳐났다는 사건을 예로 든다. 이렇듯 인센티브는 잘못된 신호를 주거나 대상의 대응을 오판하면 부작용으로 인해 정책이 실패할 수도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케냐의 마사이족은 전사의 용맹성을 보여주기 위해 사자를 사냥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에 사라져가는 사자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심바(shimba) 프로젝트'다. 사자를 사냥하는 이유는 2가지였다.
최근 정부와 관계기관이 취약채무자의 경제적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제도정비에 나섰다. 이 중 새도약기금은 장기연체로 정상적인 금융생활이 어려운 채무자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 사례다. 금융회사에서 7년 이상 연체된 원금 5000만원 이하 무담보채무를 일괄매입한 뒤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조정이나 소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내 채무조정 제도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적 조정, 법원의 개인회생·파산 등 공적 제도, 그리고 새출발기금·장기소액연체 지원 등 특례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그 외에 채무자 지원을 위해 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파산 및 채무자대리인 지원제도와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상담 등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채무문제로 일상이 흔들리는 서민들의 체감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 취약채무자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성실히 상환 중인 채무자라도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불안정한 소득 때문에 언제든 연체위험에 노출된다. 채권이 매각되면 과잉·불법추심 가능성까지 커진다. 이미 채무조정에 실패한 이들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최근 농촌으로 실태조사를 갔는데 오전에 농가조사를 마치고 읍에 있는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식탁에 놓인 반찬 중 낯선 나물무침이 하나 있었는데 고수와 무채를 새콤하게 빨간 소스로 무친 것이었다. 동남아에서나 볼 수 있는 고수를 우리나라 시골식당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모양만 고수와 비슷한 나물이라고 생각했으나 맛이 고수가 맞았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수년 전부터 마을에 동남아 근로자가 많아졌는데 우연한 기회에 고수반찬을 만들어 제공한다고 했다. 특유의 향을 지닌 고수는 한국인에겐 매우 낯선 채소다. 실제 동남아에 간 여행객 중에서도 고수가 들어간 음식을 끝내 먹지 못하고 고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시골식당에서 고수가 들어간 기본반찬이 나오니 신기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지만 농촌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관련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했는데 2025년 5169만명으로 추계된다. 이 중 농촌지역 인구감소 현상은 더욱 심각한데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90여곳 중 대부분이 농어촌지역이다.
우리는 독재와 혁신은 공존할 수 없다고 믿어왔다. 자유로운 토론과 개방성이 없던 옛 소련이 확실한 사례였다. 일종의 '민주주의적 우월감'이다. 하지만 중국은 보란듯이 그 믿음을 배신했다. '스마트 권위주의'라는 교묘한 체제를 완성해가고 있다. 중국은 싱가포르 모델을 흡수해 현대 정보화 시대에 맞게 독재의 도구를 개량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정부를 비판하자마자 IPO는 취소됐고 대중의 시야에서 그는 사라졌다. 많은 이가 중국의 '자살골'이라 간주했고 혁신의 싹을 스스로 자르는 행위라고 여겼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그런 행동은 통제 불가능한 기업권력을 길들이고 데이터주권을 당이 회수하기 위한 지극히 논리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중국은 테크기업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처럼 했지만 숨통을 조금씩 틔워주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풀어줄 때는 혼란을 야기하고 조일 때는 죽음을 부른다'는 딜레마 속에서 중국은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불안해 보이지만 중국은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로 변모했고 첨단 제조업에서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하거나 이미 추월했다.
AI(인공지능)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더이상 단순한 서버창고가 아니다. 전력을 공장 수준으로 소비하는 거대한 전력수요처이자 기업 전체 탄소배출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AI기업들이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보다 재생에너지를 우선 구매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력조달 방식이 기업의 책임성과 경쟁력을 규정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전력확보가 국가적 이슈가 되면서 "태양광 전기는 불안하다"는 말도 반복된다. 그러나 이는 전기공급의 안정성과 전기조달 방식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오해다. 먼저 VPPA(Virtual Power Purchase Agreement·가상전력구매계약)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과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전력이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그럼에도 현행 RE100 등 글로벌 기준에서는 VPPA만으로도 '100% 재생에너지 조달' 선언이 가능하다. 이는 전기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전력을 구매했다고 인정할 것인가'라는 회계·계약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AI는 이제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일정관리, 정보수집, 예약, 계약체결, 시스템 연동까지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업무를 수행하며 독립적인 경제행위자로 자리를 잡아간다. 이 흐름이 본격화할수록 하나의 질문이 더욱 본질적으로 다가온다. AI는 어떤 방식으로 결제하고 어떻게 대가를 지불하며 스스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기존 금융시스템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 계좌개설에는 신원확인이 필수고 결제는 금융기관의 승인절차와 영업시간에 종속된다. 국가별 규제체계 역시 상이해 국경간 거래에는 추가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그러나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제약과 무관하게 24시간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API 호출비용은 초단위로 정산돼야 하고 데이터와 클라우드 자원 사용료 역시 즉시 지급돼야 한다. 초고속·고빈도·초소액 거래가 일상화한 AI 환경에서 전통적 금융인프라는 시간적,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 간극을 메우는 핵심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035)와 제4기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을 발표했다.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부문별 감축목표는 산업 24. 3~31. 0%, 전력 68. 8~75. 3%, 수송 60. 2~62. 8%, 건물 53. 6~56. 2%로 설정됐다. 또 2026~2030년 배출허용총량은 선형감축경로에 따라 25억4000만톤으로 정해졌고 산업부문의 95%는 무상할당하고 나머지 5%에 대해서만 유상할당 비중을 15%로 결정했다. 발전부문은 2030년까지 유상할당 비중을 50%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 이번 계획은 국내 산업여건을 고려하면서도 국제사회에 대한 탄소중립 책무를 이행하려는 절충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산업부문의 목표가 상대적으로 완만해 보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감축기술 개발과 상용화 속도를 감안할 때 결코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전력부문의 고강도 감축목표와 유상할당 확대가 기업들의 전력비 부담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 방위산업은 과거 외국 무기 도입에 의존하던 수입국에서 벗어나 현재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방산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전차, 자주포, 전투기, 유도무기 등 주력 제품이 동유럽·중동·동남아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완제품 판매를 넘어 교육, 정비(MRO), 후속 군수까지 포함한 패키지형 계약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질적 성장은 수치로도 확인돼 올해 방산수출은 사상 최대인 3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4조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정부의 수출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맞물리며 방위산업은 새로운 국가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현대 무기체계는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했고 C4I(지휘통제) 연동, 원격 업그레이드 등 기능이 확대되면서 사이버공간과 상시 연결된 상태로 운용된다. 이로 인해 기술유출과 사이버공격, 규제위반과 같은 위험관리가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북한 해킹조직이 국내 방산업체를 공격해 핵심기술을 빼간 정황을 확인했고 대형 방산사업은 기술이전과 현지조립 등을 수반하므로 설계도면, 소스코드 등 핵심기술의 노출 가능성을 높인다.
2025년을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였다. 지난 4월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전 세계 185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그뿐 아니라 철강산업 등에는 품목별 관세, 이외 10%의 기본관세, 멕시코·중국 등에는 펜타닐관세 등 다양한 형태의 관세압박이 이뤄졌다. 그러나 2025년이 마무리돼가는 지금도 관세이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관세 관련 어떤 이슈가 이어지는지 살펴보자. 우선 상호관세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뒀다. 사안의 중요성이 큰 만큼 빠르면 연내, 아니면 내년 1분기 정도에는 트럼프행정부 상호관세의 위헌 여부 판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합헌이라면 현재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위헌이라면 트럼프행정부는 상당한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호관세에 대해 이의제기를 한 원고들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상호관세를 현재 납부하는 국가들의 환급요청이 줄을 잇게 된다. 트럼프행정부는 대규모 감세를 통해 경기를 자극하는데 감세로 인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재정적자 부담을 대규모 관세를 통해 보완한다.
국제무역에서 가장 느린 것은 물류가 아니라 돈이다. 선적은 하루에 끝나도 결제는 종이서류, 은행 영업시간, 중개은행을 거치며 1주일씩 지연된다. 이 오래된 병목을 해소할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엔·위안화 등 법정통화 가치에 일대일로 고정된 디지털 자산이다. 블록체인 지갑만 있으면 시차와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금을 이체할 수 있고 수수료도 은행 송금보다 낮다. 실제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상당부분이 기업간 거래(B2B)에서 발생할 정도로 활용이 확대된다. 전통적으로 신용장과 송금이 담당한 역할을 디지털 토큰이 대체하는 모습이다. 이 변화는 기술혁신을 넘어 미중경쟁의 새로운 무대로 확장됐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달러결제망'으로 보고 규제를 정비했다. 올해 제정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발행사의 준비자산을 국채·예금 등으로 제한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확산을 뒷받침한다. 종이달러가 디지털 네트워크로 확장되며 통화패권의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