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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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개편안 철회 이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을 중심으로 조직 쇄신을 선언했다. 이후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 전액 손실이 난 '벨기에 펀드' 관련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 점검하기 위해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KB국민은행·우리은행에 대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직접 상담원으로 나서 민원인을 응대하기도 했다. 민원인 중 1명은 벨기에 펀드 투자자였다. 이 원장은 벨기에 펀드와 관련해 모든 투자자의 배상기준 재조정을 시사했다. 그는 "향후 현장검사 결과 불완전판매와 관련 내부통제 위반 사실 등이 확인되면 이미 처리된 분쟁민원을 포함한 모든 분쟁민원의 배상기준을 재조정하도록 판매사를 지도하겠다"고 했다. 벨기에 펀드는 벨기에 빌딩 장기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9년 판매됐다.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인이라는 점이 부각돼 인기몰이했다. 1호 펀드가 하루 만에 완판돼 물량을 늘려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전액 손실이 났다. 이에 일부 펀드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 전쟁을 해결한 적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노벨평화상 발표를 앞두고 내놓은 이 발언은 스스로 '피스메이커'(peacemaker·평화중재자)로 인식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재취임 이후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분쟁 지역은 가자지구(이스라엘·하마스)를 비롯해 이란·이스라엘, 태국·캄보디아, 인도·파키스탄 등 다양하다. 하지만 그가 휴전을 선언한 지역에 진정한 평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는 많지 않다. 가자지구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합의했고, 현재 인질 석방 및 교환과 구호 물품 반입 등 휴전안을 이행 중이다. 하지만 가자지구 내 총성과 민간인 피해는 여전하다. 표면적으로는 전쟁이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진정한 평화는 아직인 것이다. 6월 이란·이스라엘 휴전 역시 불안한 평화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휴전 합의를 "중동의 평화를 끌
"인공지능(AI)을 빼고는 비즈니스 화제가 없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진짜 주인공은 '인공지능(AI)'이었다. 특히 지난달 29~31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CEO 서밋'에선 모든 논의가 AI에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 구글,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선도 기업은 물론 국내 주요 대기업 CEO들은 AI의 시대의 가장 큰 과제로 '전력 문제'를 꼽고 있다. AI 연산에 쓰이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대책은 미비한 상태다. 대표적인 게 원전이다. 발전 단가가 낮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지만 정부는 '원전 감축'을 시사하고 있다. 설계 수명 40년이 다했다는 이유로 멈춘 고리 2호기의 재가동 결정은 계속 미루고 있다. 미국은 신규 원전 건설에 1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중국도 2035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내 참모들은 그가 '터프한 협상가'라고 한다."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에서 "김정관"이라는 세 글자가 또렷하게 흘러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 칭하면서 "좀 덜 까다로운 사람이었더라면"이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외국 정상의 공개석상 발언으로는 이례적인 찬사다. '터프(tough)'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거친, 냉정한, 어려운 등 다양한 뜻을 가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터프함'은 단순히 까다로움을 의미하지 않았다. 실제 협상장에서 김 장관이 보여준 모습은 '터프' 그 자체였다. 김 장관은 관세 후속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9월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평소엔 조용한 편이지만 러트닉 장관과 마주할 땐 책상을 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할 때
최근 8년만에 방문한 프랑스 파리는 재정·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사회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여유로우면서도 고유의 낭만적인 정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이전과 달리 도심 곳곳에서 한국 화장품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현지 최대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가, 마트 체인인 모노프릭스에는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 등이 놓여있었다. 모노프릭스 매장 한켠에는 한국의 스킨케어 루틴 10단계를 소개하는 코너가 따로 자리를 잡고 있기도 했다. 유럽에 머무는 동안 만난 해외 소비자들이 K뷰티를 좋아하고 있는 이유로 피부 개선 효과가 뚜렷한 기능성 제품들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살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레티놀 등이 들어간 프랑스산 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최소 5~6만원 이상이 들지만, 한국산 제품들은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제품의 품질과 효과, 안정성까지 두루 살피는 프랑스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100GW(기가와트)를 달성하기 위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기존 목표치인 78GW에서 100GW로 목표를 바꾼 후 풍력·태양광 업계를 연이어 만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확대라는 명분과 목표를 차치하고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른 78GW 목표치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33GW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누적치는 22GW에 불과하다. 매년 3~4GW 확보가 최대치란 의미인데, 100GW를 확보하려면 단순한 계산으로 평소의 두배만큼 일해야 한다. 입지 규제를 반영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가능성은 어떨까. △태양광 369GW △풍력 65GW △수력 2.5GW가 최대치다. 각종 법적 규제를 적용하면 태양광은 100GW로 떨어진다. 태생적 재생에너지 빈국의 현실이다. 송전망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기본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은행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전망했다. 코스피 띄우기와 부동산 규제를 마무리한 이재명 정부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은행을 정조준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근거가 명확하진 않지만, 은행권에선 비슷한 우려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려의 중심엔 은행의 '호실적'이 있다. 내수 부진 속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데 대해 국민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다수의 국민들이 부동산 매입 등의 이유로 꼬박꼬박 이자를 내는 상황에서 은행에 불편한 심기를 갖는 건 자연스럽다. 이 대통령의 계속되는 '잔인한 금융' 언사는 이같은 민심에 기댄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15%대인 최저 신용대출자 금리를 두고 "어려운 사람 대출(이자)이 더 비싸다.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영역 같다"고 했다. 지난 14일엔 "우리는 한 번 빚지면 죽
지난 주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를 놓고 투표를 진행했다. 국회와 정부가 추진하는 3가지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인데, 이 중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 저지다. 대의원 찬반 투표 결과 찬성 50표, 반대 121표, 기권 2표로 부결됐지만 김택우 회장 집행부가 쫓기는 상황에 놓인 만큼 제2의 '의정갈등'이 발발할 수 있다는 전운이 감돈다. 정부는 '필수 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해 성분명 처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에는 의사가 특정 의약품을 골라 '상품명 처방'했는데, 이를 약사가 동일 성분이라면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코로나19 이후로 해열제 품귀 현상 등 의약품 공급난이 사회적인 주목을 받으며 이재명 정부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게 바로 성분명 처방이다. 그러나, 성분명 처방이 '필수 의약품' 수급난을 얼마나 해소할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동일 성분의 다른 상품을 고르려고 해도 채산성이 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도발 국면을 만들 때 수년간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빠지지 않고 내놓은 메시지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 북한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2일 합참의 공지에는 이런 문구가 없었다. 대북 유화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에서도 규탄 메시지는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사흘 만에 북한이 첫 탄도미사일을 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무장한 북한군 2명이 지난 19일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 우리 측 감시초소(GP) 200m 앞까지 침범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군이 닷새 만에 공개한 일도 있었다. 당시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했는데, 200m 거리에서 북한군이 맞대응했다면 실제 교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
서울 도심에 이란 강경파 무장 세력의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는 회사가 있었다. 30대 외국인이 국내에 설립·등기한 A법인은 2022년 미 재무부로부터 IRGC(이슬람 혁명수비대)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국내에선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지만 한동안 주소를 바꾸며 법인을 유지하다 폐업했다. 기자가 제재 발표가 있던 해에 명패도 없는 새 주소지를 파악해 찾아가보니 A법인은 입주 중이었다. IRGC는 2021년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던 단체다. 제재가 없었다면 굳이 서울을 거점으로 자금세탁 네트워크를 돌리거나 선박 나포에 나설 유인은 약했을 수 있다. 이란은 불법 핵개발을 이유로 제재를 받고 있다. 제재의 당위가 아니라, 제재에 따라 우회경로가 생기고 돌발사건이 벌어지는 풍선효과를 말하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영국은 캄보디아 기반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대규모 제재했다. 정의 구현을 위한 중대 절차이겠지만 유사 범죄도 근절될지 미지수다. 한때 마약시장을
"이런 국정감사는 처음 봅니다. 말싸움하다 보면 감정이 격앙돼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고 하지만 반말에 욕설까지..." 10년 넘게 국회 밥을 먹은 한 보좌관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보좌관은 "이건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의 문제"라며 "본인들의 인지도가 높아질지 몰라도 그만큼 국회에 대한 비호감도가 커지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여야가 공히 민생을 앞세우며 출발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첫날부터 고성이 오갔다. 원색적 비난에 욕설, 색깔론과 드잡이까지 이어지며 장내가 연일 소란스럽다. 욕설 문자메시지 공개에 이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설전을 벌인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의 국감스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번 국정감사를 두고 벌써부터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국정감사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핵심 기능 중 하나다. 국정 전반에 대한 감시와 잘못된 부분의 시정, 입법 및 예산심사를 위한 정보수집을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 특히 민생현안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개선으로 이어지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가운데 통신분야에서는 이러한 본래 취지를 찾기 어려웠다. 가계통신비 인하, 요금제 구조개선, 알뜰폰 활성화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핵심의제는 사실상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일하게 '통신3사의 카르텔 구조'를 지적하며 제4이동통신사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는 전체 흐름 속에서 예외적인 목소리에 불과했다. 정부가 28㎓(기가헤르츠) 대역만 고집해 제4이통사 시도가 8차례나 무산됐다는 비판과 일본 저가 5G(5세대 이동통신) 사례가 언급됐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에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