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급함과 속도감 사이 에너지 정책

[기자수첩]조급함과 속도감 사이 에너지 정책

세종=조규희 기자
2025.10.31 05:00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100GW(기가와트)를 달성하기 위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기존 목표치인 78GW에서 100GW로 목표를 바꾼 후 풍력·태양광 업계를 연이어 만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확대라는 명분과 목표를 차치하고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른 78GW 목표치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33GW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누적치는 22GW에 불과하다. 매년 3~4GW 확보가 최대치란 의미인데, 100GW를 확보하려면 단순한 계산으로 평소의 두배만큼 일해야 한다.

입지 규제를 반영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가능성은 어떨까. △태양광 369GW △풍력 65GW △수력 2.5GW가 최대치다. 각종 법적 규제를 적용하면 태양광은 100GW로 떨어진다. 태생적 재생에너지 빈국의 현실이다.

송전망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기본에 포함된 54건의 송·변전설비 건설사업 중 55%(30건)가 지연 또는 지연 예상 상태다. 새만금·신안 해상풍력 연계선(345kV)의 경우도 2031∼2033년에야 준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무리하게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확보해도 전기를 보낼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장관이 내건 재생에너지 확보 목표치를 고려하면 전국에 새로운 송전망은 더 필요하다.

바람 불고 해 뜰 때만 전력 생산이 가능한 '간헐성'을 해소하기 위한 ESS(에너지 저장장치) 구축 계획은 어떤가. 2029년까지 총 2.22GW ESS 확보 계획에 따라 정부는 지난 8월 563MW(메가와트) 사업을 진행했다. 관련 사업 예산은 1조원 가량이다. 100GW 목표치 조정이면 ESS는 더 필요하고 수십조원의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 공급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분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 생활과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 정책은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정책 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에 미치는 여파와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등이 함께 가야 정책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왠지 모를 '조급함'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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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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