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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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동향 등 경제지표까지 좋지 않게 나오다 보니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은 아예 물건너 간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간부는 최근 기자와 만나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을 둘러싼 공정위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공정위 내부에서 개정안 통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정계·경제계·학계·법조계·언론계 등을 대상으로 모두 19차례 토론회와 간담회를 가질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야당과 재계 반대가 만만치 않아 국회 통과를 자신하기 어렵다. 경성담합 전속고발제 폐지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는 '기업옥죄기'라고 반발한다. 최근 고용, 소득 등 경제지표의 악화도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김 위원장과 담당부서인 경쟁정책국 직원들은 필사적으로 뛰고 있지만 그 외의 직원들은 딱히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공정위는 재취업 비리 관련 검찰 수사, 심판관리관 업무정지 등으로 '비리집단'이라는 낙인이 찍
"한 달여가 몇십년 같이 고통스러웠습니다. 회사도 회사지만, 일하는 사람들 역시 하던 일을 멈추고 불안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더 힘들었습니다."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등 캔햄 생산을 담당하는 천안공장 근로자들의 토로다. 대상이 지난 10월24일 런천미트 대장균 파문 이후 캔햄 전 제품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면서 천안공장에서 일하던 160여명의 근로자들 역시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 근로자는 "발표만 일단 해놓고 아니면 말고 식의 정부 대응으로, 회사뿐 아니라 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은 하던 일을 중단하고, 힘든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상이 이달 1일부터 캔햄 전 제품 생산과 판매를 39일 만에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브랜드 이미지 훼손, 그간의 유·무형 피해는 단숨에 회복하기 힘들다. 문제는 정작 통조림 햄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원인조차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대상이 공장 생산 재개를 발표한 같은 날, 대상 캔햄 제품 조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름이 들린다.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잦아진다. 시각은 갈린다. 스스로 자중하는데 주변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해석, 약간의 기지개를 폈다는 분석 등이 그렇다. 어찌됐건 난파선 한국당 내에서 김무성만한 중량감을 가진 정치인은 없다. 그래서인지 한때 계파 갈등의 희생자였던 그가 당내 계파 갈등의 표지석이 되는 모양새다.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었다가 버림받고 비박 중심이 된 김무성을 향해 옛친박(친박근혜계) 성향 초재선 의원모임인 ‘통합과 전진 포럼’은 “당을 더이상 분열시키지 말고 자숙하라”고 날을 세웠다.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원내대표 단일 후보가 된 김학용 의원의 뒤에 김무성의 ‘교통정리’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파 갈등의 핵심에 김무성을 두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만 이런 ‘설’이 나오는 것, 이런 작업이 먹힌다는 것 자체가 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당내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친박’ 세력이 뭉친다. 반대편도 결
"안의 문제를 밖에서 풀려고 하니 안 된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협상 중인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 한 자동차부품기업 임원이 한 말이다. 현대차 내부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를 고치지 못한 채 외부(광주)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려고 하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혁신적 노사관계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 하기 좋고 일하기도 좋은 사회를 구현한다’는 ‘광주형 일자리’의 취지는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광주시가 아닌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적정노동, 적정임금’이라는 모호한 가치가 회사에게는 부담이, 노조에게는 ‘동일노동, 상이(相異)임금’으로 비춰지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저임금, 나쁜 일자리로 규정하며 신규 공장 건설은 과잉 중복투자라고 지적한다. 노조의 지적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 정체 부분이다. 올 1~10월 승용차 내수(수입차 제외)는 지난해 대비 0.2%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공장 건설은
"중간이 없어요, 중간이" 최근 유통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중간'이 없다는 것인데 고가의 럭셔리 제품이거나 아예 저렴한 상품만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말이다. 백화점업계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매출 성장세가 꺾일 줄 모른다. 성장절벽에 맞닥뜨린 백화점 성장률을 그나마 한자릿수로 유지해주는 게 10~20% 성장세를 이어가는 해외명품 판매 덕분이다. VIP들이 백화점 성장률을 받쳐주는 구조다. 과거 중요 매출 포인트였던 여성의류 카테고리는 역신장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온라인 특가상품에 몰린다. 최근 이러한 양상을 여실히 살펴볼 수 있는 곳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다. '이마트 럭키박스' '위메프 에어팟' '유니클로 감사제' '올리브영 세일'까지. 소비재 기업들의 할인 이벤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실검 상위에 올랐다. '매크로'를 활용한 광고수법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지만 다수 이커머스 기업들의 '뜨거운' 11월 세일 실적이 소비자 관심을 방
올해 코스닥에선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부쩍 늘었다. 현재까지 13개, 연말까지 많게는 20개 안팎의 기업이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도입 뒤 역대 최대 기록인 2015년 12개를 훌쩍 넘는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상장 요건을 완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도입된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한 코스닥 공모시장 유동성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례상장 기업이 늘어난 반면 코스피 우량기업의 신규상장이 줄어든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코스닥 기업공개(IPO) 실적은 좋았지만 반대로 코스피 시장을 보면 '역대급 부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기근 현상이 발생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6개에 불과했고 공모액도 6948억원에 그쳤다. 2016년 공모액은 4조2586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4조4483억원을 기록했으니 평소의 1/6에 불과했던 셈이다. 코스피 상장이 급감한 근본원인은 최악의 증시침체 때문이긴
"우리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중략) 일선 재판부에 연락해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9일 이렇게 의결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서다. 명시적으론 "검토돼야 한다"는 표현에 그쳤지만 사실상의 탄핵소추 촉구다. 건국 이래 법관이 탄핵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법원 내부의 반응은 갈렸다. 동료 판사들에게 어떻게 '내부 총질'을 할 수 있느냐는 온정주의적 접근부터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탄핵은 시기상조라거나 △법관 탄핵은 국회의 권한인데 법관들이 탄핵을 주장하는 건 삼권분립 위반이라거나 △법관대표회의가 특정 성향의 대표들로 이뤄져 대표성이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핵심은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해당 판사들의 행위가 헌법 위
금융감독원이 얼마 전 공개한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375만원이었다. 금감원이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을 따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연봉만 공개했다. 금감원 정규 직원의 평균 연봉은 금융공공기관 중에서 5번째로 많은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분담해 내는 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이 직원 연봉에 너무 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장기근속 직원이 많아 자연스럽게 연봉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금감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6.7년으로 KDB산업은행 15.5년, 예금보험공사 11.2년에 비해 길다. 전체 직원 중 40대와 50대 비중이 절반이 훨씬 넘는 62.5%에 달하는 것도 사실이다. 희망하는 만큼 오랫동안 직장에 다닐 수 있다면 축복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이직하거나 희망퇴직하고 싶어도 나가기 어려워 인사적체가 심각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일반 금융회사처
예산 국회가 4조원의 세수결손을 두고 시끄럽다. 야당은 정부의 가계부가 엉터리라고 주장한다. 야당의 말이 틀리진 않다. 정부는 이듬해 수입과 지출이 담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그런데 지난 9월 예산안 제출 후 가계부에 변동이 생겼다. 정부는 최근 재정분권과 유류세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지방으로 내려 보내는 돈이 많아지면 중앙정부의 수입은 줄어든다. 유류세를 깎아주면 그만큼 세입은 감소한다. 그 돈이 모두 합쳐 4조원이다. 예상보다 수입이 4조원 줄어드니 대안을 내놓으라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정부로선 대안이 마땅치 않다. 얽히고 설킨 예산안에서 특정 항목만으로 수입을 늘리는 건 불가능하다. 정부의 설명대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야당이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기싸움은 여전하다. 이대로라면 12월 2일로 예정된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을 지키기 어렵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파행’이라는 단어가 한 해도 빠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유독 더디고 시끄럽다. 예년처럼 이 와
“언론 접촉 금지령 내려진 것 아시죠?” 8월 통일부에 갓 출입해 얼마 뒤 어렵사리 약속을 잡아 티타임을 가진 한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첫인사를 서둘러 끝내며 한 말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올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진전할 기미를 보이자 통일부 간부들에게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는 ‘단속’을 했다고 한다. 북한이 협상국면에서 우리 측 언론 보도를 문제 삼는 만약의 상황을 우려해 나온 주문인 걸로 알려졌다. 20여 년을 통일부에서 근무하며 북한과의 협상에 누구보다 빠삭한 그이기에 일견 수긍이 되는 조치다. 이후 남북관계는 근래 전례 없는 속도로 급진전했고 남북관계가 전 국민의 주요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남북관계 주무부처 통일부 역시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높아진 국민적 관심, 늘어난 업무와 비교해 통일부의 소통 의지는 잃히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의 의지’를 피력할 수 있는 주어진 기회조차 놓치기도 한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코스닥시장에 투자를 권유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이 너무 불리하다." 한 증권사 PB는 최근 인트론바이오 기술수출과 관련, 한숨을 쏟아냈다. 한 달 전 돌았던 '지라시' 내용이 거의 사실로 드러났고, 주가가 기술수출 공시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다. 지난 20일 인트론바이오는 미국 바이오 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SAL200’에 대해 최대 6억675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트론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0억원, 영업손실이 20억원이다. 투자자에게는 대형 호재가 터진 셈이다. 그러나 정작 주가는 해당 공시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공시 당일 6만4000원을 넘겼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4만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지난 5일 기술수출 공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약 한 달
“기본적인 투자방식부터 글로벌 기준과 다른데 국내 벤처기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을까요.” 최근 테헤란밸리에서 만난 벤처캐피탈(VC) A대표는 “해외투자자들이 투자계약서를 검토하다가도 제동이 걸리니까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후속투자가 성사되긴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외 투자업계에서 20년 넘게 일한 A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요인으로 다양한 투자방식을 꼽았다. 실리콘밸리 VC들은 ‘조건부지분투자’(SAFE) ‘컨버터블노트’(Convertible note·오픈형 전환사채) ‘청산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 등 기존과 다른 다양한 투자방식을 고안했다. 글로벌 벤처투자의 지침으로 통용되는 이 투자방식들의 핵심은 대규모 후속투자에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청산우선권’이다. 예컨대 기업가치가 100억원인 기업에 투자자가 3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50억원에 매각된 경우 청산우선권이 있으면 투자자는 30억원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