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9 건
"월세도 내기 힘들지. 요즘 누가 헌책방을 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헌책방거리에서 만난 한 중고서점 주인은 자조 섞인 말투로 경영난을 토로했다.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주문할 수 있는 시대에 소규모 오프라인 중고서점의 경영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헌책방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터넷 발달로 손님이 없는 건데 나라에서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그의 푸념에선 어떠한 기대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1960년대 평화시장 인근 청계천을 따라 100여곳의 중고서점이 들어서며 형성된 헌책방거리에는 현재 20곳도 안되는 서점이 운영 중이다. 2013년 서울시로부터 시민생활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이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은 없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수리비, 홍보물 제작 지원 등 '최소한'의 맞춤형 지원만 제공한다. 서울시는 지난 5~6일 '청계천 헌책방거리 책 축제'를 열 예정이었다. 침체된 헌책방거리에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순방에 나섰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도심 내 업무빌딩을 활용해 임대 및 분양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대신 상업지역의 주거비율과 용적률을 높여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키워드는 '직주근접‘이다. 박 시장은 "출퇴근하는 데 한 시간 반, 두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직장인들이 빚을 내서라도 서울로 들어가려 한다"며 도심에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도심 복합개발 방안만으로 서울 주거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규제완화 정도가 약해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9·21 공급대책에 따르면 서울 상업지역에서 주거복합건물을 지을 때 '연면적 70~80% 이하'로 제한됐던 주거시설 비율이 '80% 이하'로 완화된다. 하지만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주요 광역시는 이미 상업지역 주거비율을 '90% 이하
지난여름 전 세계가 무더위로 고통받았다. 산불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며 수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졌고 여름 평균 온도는 매년 상승 곡선이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다. 지난 7일 국제연구기관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수년간 똑같던 조사결과를 다시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유럽연합은 '불충분(3℃)' 판정을 받았다. 온실가스 생산국 1위인 중국은 '매우 불충분(4℃)', 미국은 '치명적(4℃+)'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대로 간다면 산업혁명 이래 지구온도가 4℃ 이상 상승해 재앙이 온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 국가는 감비아와 모로코로 아프리카 국가뿐이다. 국제사회는 2015년 세계 평균온도 상승폭을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인 2℃ 이하로 유지하겠다며 파리기후협약을 맺었지만 바뀐 것이 없다. 경제 및 정치 논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이후 국제사회는 환경문제
세계 최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이어 구글까지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발생하면서 IT(정보기술) 서비스 개인정보보호 논란이 거세다. 지난달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미리보기 기능의 보안 허점으로 5000만 이용자의 액세스 토큰을 탈취당했다. 액세스 토큰은 이용자의 계정을 로그인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일종의 보안키다. 액세스 토큰만 있으면 게시물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등 해당 계정을 자신의 계정처럼 사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논란 후 약 열흘 만에 구글 역시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도마에 올랐다. 구글의 SNS인 구글플러스 이용자 수십만명의 개인정보가 외부 개발업체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것. 이 사건으로 무려 3년여 동안 최대 5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문제는 단순한 보안 허점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페이스북은 미리보기 기능인 만큼 ‘게시물 올리기’ 등의 인터페이스를 남기면 안 되는데 ‘생일축하하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국회의 직무유기가 변함없이 되풀이됐다"고 총평한 바 있다. 의원들의 준비는 물론, 전문성까지 부족한 탓에 여러 증인을 불러다 놓고 고성이나 호통만 난무했다는 평가다. 올해 역시 총수와 사장단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된 재계는 이번에도 '보여주기식 국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야당은 일부 기업인을 겨냥해 "종합 국감 때라도 끝까지 부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업인들의 증인 채택은 국감의 이른바 '단골 메뉴'다. 만약 기업인이 나온다 한들 서너 시간 넘게 대기하다 고작 한 두마디 대답하고 돌아가는 게 전부다. 특정 기업의 이슈 관련 내용이나 해명을 듣기보다는 결국 정파 논리에 매몰돼 소모적 정쟁으로 흐르다 파행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당장 국감 첫날인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만 봐도 그렇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처음 출석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증인 채택 요구 등 소모적 정쟁에만
"연말이 다가오면 내년 사업 계획 세우기도 빠듯한데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 소환되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오죽하면 '동네북' 소리까지 나오겠습니까." 최근 국감을 앞두고 만난 한 TV홈쇼핑 업계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TV홈쇼핑 주요 임원들이 국감에 소환됐다. 1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15일 정무위원회에 총 5명의 TV홈쇼핑 업계 관계자가 출석한다. 이번 국감에서는 높은 판매수수료율과 연계편성 개입 등 흔히 말하는 TV홈쇼핑 업계 '갑질 이슈'가 다뤄진다. 이 중에서 TV홈쇼핑 업계의 판매수수료율 적정성 논란은 국감 단골손님이다. 2009년 처음 국감 이슈로 등장한 이후 매년 나온다. 질의 내용도 매번 똑같다. 30%대에 달하는 홈쇼핑 판매수수료율을 백화점 등 다른 유통 채널처럼 20%대로 낮추라는 것. TV홈쇼핑 관계자들은 종합유선방송국(SO), 인터넷TV(IPTV) 등에 지불하는 거액의 송출수수료가 포함돼 높을 수밖에 없다 해명하지만, 그 때뿐이
"국민들에게는 사법농단 수사가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문제다." 최근 검찰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한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고민이다. 수사가 해를 넘겨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사 동력이 유지되려면 그만큼 여론의 관심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사법농단 수사'가 일반 국민들의 눈길을 잡아끌기 쉬운 소재는 아니다. '상고법원'을 앞세운 법원의 '재판거래' 동기가 국민들의 공분을 폭발시키기엔 체감도가 낮은 편이다. 또 국민들에겐 다소 생소한 법원행정처가 혐의의 중심에 놓이면서 사안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사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핵심 인물에 대한 수사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것도 여론의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검찰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아직 소환하지 못하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을 둘러싸고 장외전만 펼치고 있으니 지켜보는 관중들이 지칠 법도 하다. 검찰이 대검 중앙수사부 이후 최대 규모
고양 저유소 화재는 한 외국인 근로자가 우발적으로 날려보낸 풍등(소형 열기구)이 발단이 된 것으로 가닥이 잡힌다. 저유소 주변에 떨어진 풍등 불씨가 잔디밭에 옮아붙었고 불은 저유소 유증환기구를 통해 내부 화재를 일으켰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다. 주유소 140여 곳 탱크를 모두 채울 수 있는 유류(약 440만리터)가 저장된 해당 시설은 대한송유관공사(이하 공사)가 판교와 대전, 천안, 대구, 광주 등에서 관리하는 저유소 중 하나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전국 저유소와 송유관로를 포함, 약 6억5000만리터(410만배럴)의 석유제품을 보관하고 있다. 국내 경질유 소비량의 6일분에 해당하는 공사 전체 석유제품 관리시스템 중 한 곳이 풍등 하나에 뚫린 셈이다. 이번 화재 자체는 석유제품 약 266만리터를 태워 소방서 추산 43억원 가량의 재산 피해를 내는데 그쳤지만, 국가 에너지 안보에 허점이 노출된 사안이다. 일차적 책임은 시설 관리 주체인 공사에 있다. 1990년 정부와 정유 5사 및
트럼프 행정부를 연상시킨다는 넷플릭스의 정치 시리즈물 '하우스 오브 카드'는 2014년 방영된 시즌 2에서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다룬다. 양국이 쿼터제한과 관세부과 등 무역제한 조치를 하고 그 갈등이 해상 군사위기까지 번지는 점이 4년 뒤의 상황을 예지나 한 듯 비슷하다. 불행하게도 현실의 무역전쟁은 극중에서와 같이 간단하게(?)는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시리즈에선 미국이 부패 혐의를 받는 중국인 사업가를 송환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드라마처럼 해결되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때부터 예고돼왔던 미중 무역전쟁이 최근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중이 3차 관세 폭탄을 주고받은 가운데 분쟁은 정치와 군사분야까지 확장할 조짐이다. 이미 남중국해에서 양국 해군 간 충돌 위기를 겪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 선거개입 발언 등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문제는 장기전이 전망되는 강대국 간 싸움에서 더 큰 피해는 신흥국들이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이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특징은 노사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노정 관계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노사 교섭에 실패한 노조 지도부가 정부 사무실을 점거, 정부에게 사측을 압박하도록 종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의 점거농성도 그랬다. 사측이 제시한 총 4800명 정규직전환 방안에 반발한 이들은 정몽구 회장 처벌, 직접고용 시정명령 조치 등을 고용부에 요구하며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농성을 벌였다. 절차상의 이유 등으로 정부가 실현할 수 없는 조건들을 내건, 사실상 '옥쇄' 농성이었다. 대정부 투쟁으로 전환한 것도 문제지만, 노조가 점거한 공간 자체도 논란이 됐다. 이들이 점거한 서울고용청 내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구직자와 실직자들이 취업알선서비스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오는 곳이다. 노조원 수백여 명이 점거한 18일 동안 이곳을 찾는 이들에 대한 고용서비스는 마비됐다. 노조원 처우 개선을 위해 노조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고용 취
10년 전만 해도 은행들은 유니폼 ‘고급화’ 경쟁을 벌였다. 지금은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된 외환은행이 대표적이다. 2008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에게 의뢰해 새 유니폼을 제작했다. ‘10년 가는 유니폼을 만들겠다’며 디자인은 물론 소재도 최첨단을 사용했다. 같은 해 신한은행은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유니폼을 바꿨다. 우리은행 유니폼은 정구호 디자이너가 맡았다. 디자인 비용만 수천만원대인 국내 최고 디자이너들이었지만 은행들은 아낌없이 지출했다. 유니폼 디자인이 은행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들인 유니폼을 은행원 모두가 입진 않았다. 과장 또는 대리급 이하 여성 직원만 대상이었다. 남성 직원들은 어두운 색 정장, 흰 셔츠, 넥타이로 자연스럽게 복장이 통일됐기 때문이다. ‘여성도 어두운 정장 등 내규를 만들면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취지야 어떻든 유니폼은 역할을 규정하는 효과도 낳았다. 고객들에게 정장을 입은 남성 은행원은
“해운산업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추진 과정을 보면 과연 절박감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해운산업 재건을 목표로 지난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문을 연지 석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정책효과를 체감을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책과 금융의 투트랙 지원을 약속했지만 특히 금융분야의 지원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20척 발주계획을 진작에 발표했지만 조선사와의 본 계약은 이달 초가 돼서야 맺었다. 자금집행 방식을 두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지원 주체인 해양진흥공사간 합의가 늦어진 탓이다. 현 시점에서도 구체적인 자금지원 계획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상선 입장에선 발주한 선박을 짓는데 필요한 총 3조1532억원을 어떻게 구해올지 정하지도 못한 채 본계약을 맺은 셈이다. 물론 정부는 이달 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안을 확정키로 했다. 그러나 자금조달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채 선박발주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