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이 50은 돼야 팀장 승진하는 금감원

[기자수첩]나이 50은 돼야 팀장 승진하는 금감원

권화순 기자
2018.11.29 16:28

금융감독원이 얼마 전 공개한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375만원이었다. 금감원이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을 따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연봉만 공개했다.

금감원 정규 직원의 평균 연봉은 금융공공기관 중에서 5번째로 많은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분담해 내는 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이 직원 연봉에 너무 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장기근속 직원이 많아 자연스럽게 연봉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금감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6.7년으로 KDB산업은행 15.5년, 예금보험공사 11.2년에 비해 길다. 전체 직원 중 40대와 50대 비중이 절반이 훨씬 넘는 62.5%에 달하는 것도 사실이다.

희망하는 만큼 오랫동안 직장에 다닐 수 있다면 축복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이직하거나 희망퇴직하고 싶어도 나가기 어려워 인사적체가 심각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일반 금융회사처럼 희망퇴직 제도가 없는 데다 전체 직원의 80%가 취업 제한에 걸려 있다. 입사 6년차 선임(4급)부터는 재산신고를 해야 하고 재취업을 하려면 직전 5년간 금감원에서 담당한 업무와 연관성이 없어야 한다. 업무 연관성이 있는 직장으로 가려면 퇴사 후 3년을 기다려야 한다.

승진은 갈수록 어렵다. 지난해 감사원 지적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 팀장 자리를 16개 없앴고 내년에도 15개 줄이기로 했다. 관리자급 비중을 향후 10년간 계속 낮춰야 한다. 이 때문에 4급 선임이나 3급 수석들의 승진길은 꽉 막혔다. 지난번 인사에서 팀장 승진자는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한 금감원 직원은 "50살 정도는 돼야 팀장 타이틀을 달 수 있는데 그마저도 몇 년만 지나면 임금피크 대상이 된다"고 씁쓸해 한다. 다른 직원은 "취직을 준비하는 젊은 층에서 갈수록 금감원 인기가 떨어지는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직장으로서 금감원 인기가 떨어지면 감독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즘 서울 여의도 금감원 건물 9층 흡연실은 다양한 '복도통신'으로 술렁거린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연말 인사를 단행할 거란 소문 때문이다. 승진도, 명예퇴직도 막힌 직원들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기분'으로 윤 원장의 첫 인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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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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