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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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배달비 2000원 올렸는데, 괜찮으시겠어요?" BBQ 한 매장에 전화로 치킨 배달을 주문하자 돌아온 말이다.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올린 것이냐고 묻자 치킨집 주인은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사실은 그게 아니라 주변 가게들은 다 올렸는데 본인만 올리지 않고 있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보통 치킨 본사는 배달비를 포함해 치킨 가격을 산정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가맹점 차원에서 최저임금, 임대료, 원부자재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배달비를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치킨 배달비 안 받는 곳 있느냐"고 물어보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관련 내용을 본사에 문의하자 "본사 차원에서는 정책적으로 배달비를 받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를 강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BBQ, 교촌 등 치킨 브랜드는 9년여째 주요 치킨 가격이 그대로다.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카드사 영업실적에서 처음으로 마케팅 비용이 공개됐다. 카드사의 수익성 약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마케팅에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제살 깎기식 외형경쟁'이라고 표현하며 "순익 감소에도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카드사 수익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2014년 4조1142억원에서 2015년 4조8215억원, 2016년 5조3408억원, 2017년 6조724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2015년 7.6% 줄어든데 이어 2016년 9.9%, 지난해 32.3% 감소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금감원의 비판이 타당해 보이지만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을 마케팅 비용에서 찾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본질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의 주원인은 카드 사용 증가에 따
정부가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계동향조사 예산이다. 올해 관련 예산은 약 28억원이다. 그런데 내년 예산으로 159억원을 편성했다. 처음 이야길 들었을 땐 귀를 의심했다. 통계조사 예산은 이렇게 갑자기 늘리지 않는다.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 그랬다. 통계청은 내년에 가계동향조사를 싹 바꾸기로 했다. 올해부터 분리했던 지출과 소득을 다시 합친다. 과거 가계동향조사는 문제가 많은 통계였다. 응답률이 낮아 통계청도 내부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득과 지출 부분을 분리하고, 분기별로 발표하는 소득조사는 올해부터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계동향조사가 부활했다. 정부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걸 추정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 중 분기별 나오는 소득조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스텝이 꼬였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
"현대건설기계 임금교섭, 누구를 위한 교섭인가? 회사 조합원을 위해 교섭이 돼야 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건설장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의 최근 경영소식지 제목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 상반기 굴착기 판매호조로 호실적을 냈다. 회사는 임금 협상에서 노동조합에 화끈한 보상을 결정했다. 노조가 요구한 것보다 많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도 약속했다. 임금교섭을 조기에 마무리해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도 마찬가지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지급을 노조에 제안했다. 하지만 두 회사 노조는 회사 제시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노조 요구안을 능가하는 교섭안을 내놨는데도 말이다. 한 직원은 "조합원을 생각하는 노조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속사정은 이렇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지주 등 4개 회사로 나뉘었다. 이렇게 회사는 나눠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 1호로 인터넷 은행을 지목했다. 여당 내 일부 반발이 있지만 큰 흐름은 잡혔다. ‘이대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주된 이유다. 한국 경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면 그렇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 지표로 확인되는 경제 상황 모두 좋지 않다. 집값은 뛰고 소득은 준다. 장사는 안 된다. 불평등은 심화된다. 딱히 앞으로 먹고 살 거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업들도 새로운 동력은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 속 혁신성장은 돌파구이자 당연한 선택이다. 혁신성장의 한 축인 규제 완화는 결국 정부 여당의 의지에 비례한다. 다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정부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자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달 체계가 약하다.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태펀드는 지난 6월말 기준 18%만이 집행됐다. 지난해말 조성된 벤처캐피털들도 투자집행율이 저조하다. 운용사들이 소극적인 탓이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정부
“이영학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형폐지를 논해야 한다.” 이달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말했다. 인권위원 11명이 만장일치로 ‘사형제 폐지 국제규약 가입권고’를 결정한 자리였다. 인권위가 사형제 폐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의 취임 후 첫 전원위원회 의제도 ‘사형제 폐지 권고’였다. 인권위 사무처 관계자는 “현 정부가 올해 유엔(UN) 총회에서 사형제 모라토리엄(집행정지) 결의안에 찬성하길 기대한다”며 의제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인권전담 기관의 사형제 반대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1명을 제외한 모든 위원이 사형제 폐지 의견을 공유했다. 폐지를 반대한 위원도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지만 폐지를 위한 단계적 움직임에는 동의했다. 의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문제는 ‘어떻게 설득하느냐’였다. 위원들은 사무처가 작성한 결의안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초안에는 △생명의 존엄성 △범죄예방 효과 미비 △
산케이신문은 일본에서 가장 친여(親與) 성향의 언론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라디오 방송에서 "(아베 신조 총리) 본인이 매일 산케이를 읽는다고 (총리) 측근들이 얘기한다"고 했다. 최근 산케이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8월 30일 내놓은 대일(對日) 권고안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잇달아 냈다. 산케이가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위원회의 안건 선정 방식이다. 8월 31일 기사에서 산케이는 위원회 안건에 위안부가 선정된 이유를 정진성 서울대 교수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였던 정 교수가 적극 발언했고 위원회의 안건 선정은 위원들 개인의 관심사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둘째, 위원회의 심사 과정이다. 9월 6일 기사에서 "일본이 2015년 한일 협정을 통해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고 하자 위원회가 '모든 국적의 위안부'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며 (일본에 대한) '공격' 방법을 바꿨다"고 했다. 셋째, 한국의 태도다. 같은 기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상황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거세다. 언론이 통계를 의도적으로 과장한다는 지적부터 정치권이 책임회피를 위해 숫자를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쪽의 주장이 모두 맞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혼란만 커지는 모습이다. 자영업 경제상황에 대한 통계논란이 거센 이유는 애초 제대로 조사된 ‘원자료’가 없어서다. 근로자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처한 상황도 각기 달라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만큼 원자료가 없고 대부분 가공된 자료가 대신한다. 논란과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다. 최근 논란이 된 자영업 폐업률도 마찬가지다. 신규사업자와 폐업사업자를 단순 비교한 ‘폐업률’의 통계적 정의부터 논란이 됐다. 정책수립의 근본이 될 만한 자영업자 경영비용 중 인건비·임대료·카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조사되지 않았다. 그나마 조사된 자영업자 고용원 유무를 놓고도 통계청은 30%라고 밝혔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일용직·가족경영 등을 조사하지 않아 기준이 잘못된 자료라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
대한민국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법 앞에'라는 문구는 법의 내용은 물론 '법의 적용과 집행'도 평등해야 한다는 당위다. 나아가 헌법은 법률에 의해 국민에 대한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기본권을 이례적으로 제한하는 법원의 영장 발부는 당연히 헌법상 원칙대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영장 통계를 들여다보면 '법 앞의 평등'이란 명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지난해 공개한 '2017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청구된 압수수색 영장은 총 18만 8538건, 이중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16만8268건으로 발부율은 89.2%였다. 열 중 아홉 허용한다는 소리다. 압수수색영장의 경우 증거수집, 즉 수사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 쉽게 발부되는 편이다. '피의자(피고인)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지금 서울시와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는 관측은 사실과 다르니 조금 더 지켜봐주십시오."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안건에 대해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해당 직원은 "수요 확인처럼 지역과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 등 관련 안건 사업 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토부는 비공개 실무 회의나 공식 행사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협의에 돌입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부의 공식 협조 요청이 온다면 신중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최근에야 밝혔다. 정치적 수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협의가 일방적 소통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린벨트 해제처럼 주민 이해
더 이상 비행기에서 ‘밥걱정’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난 7월 초 아시아나항공 130여편이 밥 없이(no meal) 떴다. 승객들은 비싼 돈을 주고 탄 비행기에서 끼니를 거르는 불편을 겪었다. 울화가 터질 수밖에 없다.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항공운임의 10%(4시간 이상 지연 시 20%)와 마일리지 보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회사와 승객 중간에 서야 했던 직원들의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7일 기내식 대란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진작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미뤘다’는 게 김 사장의 마지막 말이다. 1988년 창사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아시아나를 지킨 김 사장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많은 문제를 야기한 기내식이 이제 본궤도에 오른다. 12일 새벽 비행기부터 본래 기내식 공급을 맡았던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기내식을 공급한다. 여러 문
3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준정부기관에 감독관청 출신 낙하산이 내려왔다. 한 달 뒤 예고되지 않은 관사 이전이 진행됐다. 7000만원이 더 필요했다. 멀쩡한 지역본부를 이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기서 빼낸 보증금으로 충당할 요량이었다. 2000만원의 이사비가 들었다. 국무조정실 감사가 시작됐다. 부적절하다고 한 몇 명은 소신 발언을 했다. 얼마 뒤 이들은 업무나 연고지와 무관한 인사발령을 통보받았다. 관사 이전 실무를 담당한 직원은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낙하산 측근 인사로 분류된 간부는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2개월 후 간부는 예상을 깨고 승진했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후 드러난 내용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은 이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소진공 내부청렴도는 6.56점으로 외부 8.13점보다 월등히 낮았다. 내부는 직원이 주는 점수다. 특히 부패사례로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