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펀드매니저에게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에 적합한 펀드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는 "펀드는 장기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가치투자(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기법)로 잘 알려진 운용사 직원이다. 그는 장기투자 대신 그때그때 수익이 나면 단기에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의 투자를 추천했다. 오랫동안 한 펀드에 집중해 성과를 거두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시장은 최근 몇 년 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모펀드 운용사가 신상품을 출시하면 100억원의 자금을 모으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운용사도, 금융당국도 공모펀드 시장을 부활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마땅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보다 엄격한 운용 규제를 풀어줄 것이냐, 아니면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쏠린 퇴직연금시장 자금을 공모 펀드로 옮겨올 것이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규제를 조금 완화해 준다고 해도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연금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겠지만 이 자금이 공모펀드로 유입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투자자들이 공모펀드에서 등을 돌린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져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은 투자자들도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다만 용납하기 어려운 것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솔직히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나 펀드매니저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상황이 어떻든 좋은 주식을 잘 골라서 적절한 때에 매도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도 상승하는 종목은 분명히 있는데 이를 잘 발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갈수록 사모형 펀드로, 해외주식형 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를 붙잡기 위해선 제도 개선도 좋지만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의 뼈를 깎는 반성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