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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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출연한 오비맥주의 '카스' CF가 최근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가 삼겹살에 카스 맥주를 마시며 "끝내주게 신선하다(Bloody fresh)"고 극찬한 장면 때문이다. '고든 램지가 자본주의에 무릎 꿇었다', '요리사라 맥주맛은 모른다' 등 각종 비난이 쏟아진다. 고든 램지는 정말 광고비 때문에 거짓말을 한걸까. 그는 우리나라 '먹방', '쿡방'의 원조격 프로그램인 '헬's 키친', '마스터셰프' 등의 진행자다. 우리는 그가 TV 속에서 요리사 지망생들에게 지독한 독설을 퍼부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갑자기 칭찬을 쏟아내는 광고 속 그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논란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고든 램지'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국산 맥주는 맛없다"는 명제를 깨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맛'의 유무가 일반화, 객관화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각각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더라도
최근 노무라 한국법인은 한국금융투자협회로부터 도시바 매각 딜이 끝날 때까지 SK하이닉스에 대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내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매각 인수 과정에서 노무라가 도시바의 주관사이기에 딜이나 주가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금투협의 자율규제 기능 가운데 조사분석 자료의 공표 제한에 해당된다. 증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M&A(인수합병)를 주선할 경우 그 회사와 상당한 이해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사분석 자료를 낼 수 없다는 규제다. 이를테면 노무라가 도시바의 주관사인데 도시바에 대한 긍정적 보고서를 낸다면 매각 가격을 올리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는 도시바의 실사를 맡았기 때문에 도시바의 내부 정보를 알게 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노무라는 SK하이닉스의 주관사는 아니며 SK하이닉스의 내부정보를 알게 될 가능성도 없다. 즉 SK하이닉스는 매물이 아닌 매수자, 그것도 한미일 연합의 일부에 해당
쌍용자동차가 자동차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창사(1954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차 판매 3위를 꿰찼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가 주역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맏형격인 현대·기아차가 소형 SUV시장에 진출할 경우 ‘티볼리’가 맥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판매량(5097대)은 오히려 상반기 평균을 넘어섰다. '코나'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5개월 만에 5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티볼리’는 출시한 지 3년이 지난 모델이다. 직접적인 성능비교에서는 올해 출시한 경쟁차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경쟁사 모두 ‘티볼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노사가 협력해 지난 7월 '티볼리 아머'라는 변주곡을 내놓으며 이를 이겨냈다. 최근 만난 쌍용차 경쟁사 임원도 "쌍용차 '티볼리 아머' 전략은 다른 브랜드가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티볼리 아머’는 기존 ‘티볼리’와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을 약간 변경하면서 이
1980년 5월18일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날, 전두환 정권은 모든 언론사에 '5.17 보도통제 지침'을 내린다. 정부의 비상계엄령 선포·확대 조치를 비판하는 보도는 불가하며, 이를 어길 경우 폐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5.18 발발 이후 광주에서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발포가 이어지는 동안 시외전화가 끊기고 도로망이 탱크로 원천 봉쇄됐다.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광주 시민들이 외롭고 끔찍한 투쟁을 하고 있었지만 정부는 언론의 입을 막았다. 신문의 지면은 기사 대신 하얀 공백, 백지(白紙)로 채워졌고, 알려야 할 사건들은 전파되지 못했다. 30여년이 흘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직 역사적 진실이 그 모습 그대로 드러나기를 바랄 뿐이다'며 무려 2100쪽에 달하는 회고록을 3권에 걸쳐 내놨다. 하지만 사실 왜곡 논란으로 출간 5개월 만에 출판 금지 결정을 받으며 책의 30여 곳이 흑지(黑紙)로 대체됐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에 대해 '오해와 편견'이라고 주장하며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한국의 펀드시장 환경에 대해 '평균이상' 등급을 매겼다. 모닝스타는 2년에 한 번씩 '글로벌 펀드투자자 경험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규제, 공시, 비용, 판매 등 4가지 측면에서 각국의 펀드시장을 평가한다. 4년 전인 2013년에 한국은 B+를 받은데 이어 2015년엔 미국과 같은 최고 점수인 A를 받았다. 올해는 알파벳으로 평가등급을 내진 않았는데 한국이 받은 '평균이상' 등급은 A에 준하는 것으로 여전히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시장으로 꼽혔다. 한국 펀드시장은 공시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투자설명서에 투자 비용을 금액으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펀드매니저 이름과 운용연수 등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판매 부문에서 판매사들이 여러 운용사 펀드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가 무색케도 투자자들의 불신은 높을대로 높아져 있다.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는 투자자보다는 손해를 보고 시장을
얼마 전 일본증시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경제에 확실한 ‘청신호’가 켜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14일 중의원 총선거 고시 후 첫 거리에 나서 “닛케이지수가 21년 만에 최고가가 됐고 연금자산도 늘었다”면서 아베노믹스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불행히도 일본 기업들의 비리사태가 연일 터지면서 ‘메이드 인 재팬’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닛산자동차는 완성차량의 검사를 무자격 사원에게 맡겨 온 사실이 드러나자 차량 116만대를 리콜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연비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발각돼 결국 닛산자동차의 산하로 들어가는 처지가 됐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이전가격을 조작해 250억원의 세금을 뒤늦게 물었었다. 앞선 2015년에는 아사히카세이 자회사와 도요고무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도 발각됐다. 지난주 드러난 고베제강 사태는 더 심각하다. 일본 내 처음도 아닌 데다 2008년에 자회사가 제품의 강도를 조작한 사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까지 나서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투표는 미국 제조업과 미국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승리다." 제프 페티그 월풀 회장은 5일(현지시간) ITC 위원 4명이 만장일치로 "삼성전자와 LG전자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자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월풀이 청원을 제기한 당사자인 만큼 그는 세이프가드 청원이야말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절적한(?)' 세탁기 수출을 막을 유일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19일(현지시간) '구제조치(remedy) 공청회' 과정이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 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실제로 발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페티그 회장의 발언만 놓고 보면 마치 국내 양대 가전 제조사가 이른바 '상도'를 어긴 탓에 월풀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월풀의 올 상반기 북미시장 영업이익률을 따져보면 11.5
"사실상 국내 카드시장은 끝났습니다. 그나마 해외진출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질 않는데 그것마저도 성과를 장담할 수가 없어요." 최근 만난 한 카드사 임원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건넨 하소연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수익원 마련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성장률이 높은 개발도상국가는 아직 카드 이용이 적어 잠재력이 큰 데다 금리 수준이 높아 수익성 높은 신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일본이나 미국 등 카드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 진출해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진출했다고 곧바로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업 인·허가는 물론 고객과 결제망 확보 모두 쉽지 않다. 앞서 해외에 진출한 은행계 카드사를 보더라도 수익을 내기까지 5~6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우리 경제는 대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견실해졌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견실하다’일 듯하다. 그는 미국 출장길에 오르기 전 세 차례의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경제가 “견실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는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한국 경제 비관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들어 다소 진정됐던 비관론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보복과 북한 핵 리스크, 미국발 통상압박 등의 대외 여건 등을 이유로 다시 제기됐다. ‘10월 위기설’도 그 중 하나다. 최근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비관론의 단서로 받아 들이기도 한다.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성장률은 2%대 후반이 될 것으로 봤다. 올해와 내년 모두 3% 성장률을 예상한 정부와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런 위기설을 논하는 모습이 낯설지는 않다. 올해 초에도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을 들며 ‘4월 위기설’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 이글스가 코치진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그런데 그 인사에 적지 않은 야구인들이 서글픔과 혼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성적 부진 책임을 열심히 한 코치들에 전가해 주축 선수들도 반발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화의 이번 발표 시점을 두고,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며 한창 뜨거워지고 있는 현 프로야구에 찬물을 끼얹였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왜 일까. 한화는 지난 1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이 만료된 최태원 코치 등 11명의 코치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즉, 11명의 코치를 한꺼번에 해고한 셈이다. 이들은 1군 최태원 코치를 비롯한 나카시마 테루시 및 양용모 이철성 윤재국 코치 등 5명, 또 퓨처스 임수민 코치와 육성군 전대영 김응국 신경현 박영태 권영호 코치들이다. 김신연 사장 박종훈 단장 체제인 한화 구단은 지난 2008년부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다 포스트 시즌 진출
"북한 핵 공격이 일어나면 아이 손을 잡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풍 전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를 언급해 대북 군사행동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긴장이 고조된 지난 5일. 일부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위기상황에서 아이를 데리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묻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동시에 저마다 집 주소를 대며 가까운 비상대피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미 과거 수십년전부터 북한의 핵개발이 표면화하고 핵 공격 가능성이 제기된 것을 감안하면, '내 집 주변 비상대피소'에 대한 관심이 그동안 얼마나 저조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4살 딸 아이를 둔 기자도 핵 공격이나 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올해들어서야 머릿속에 그려보기 시작했다.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와 보란듯이 미사일을 쏘아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집 주변에 비상대피소를 찾아보니 이내 불안해졌다.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
‘국정감사 증인신청 실명제’라는 게 있다. 지난해 국회 특권내려놓기추진위원회에서 제도를 만들었고 올해부터 도입됐다. 국회에 증인 출석을 요구할 경우 신청 의원 이름과 그 이유를 밝히도록 한 제도다. 소위 ‘망신주기’ 국정감사의 폐단을 반성하는 데서 출발했다.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자는 게 도입 명분이다. 증인 신청을 해 놓고 협상 과정에서 슬쩍 빼주는 ‘구태’를 벗자는 의미도 적잖다. 경영자의 국감 출석을 최대한 막아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두 손 벌려 환영할 제도다. 헌데 일부 기업에는 이 제도가 ‘양날의 검’으로 다가온다. 의외의 볼멘소리가 여의도 주변을 떠돈다. 제도가 가진 또다른 기능 때문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한 번 증인을 신청하면 해당 국회의원이 임의로 철회하기 어렵다. 국회의원들이 국감 증인을 무분별하게 신청하기도 어려워졌지만 한 번 이름을 올린 후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해당 증인을 누가 신청했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회에도 부담이 없었고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