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투표는 미국 제조업과 미국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승리다."
제프 페티그 월풀 회장은 5일(현지시간) ITC 위원 4명이 만장일치로 "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와LG전자(118,400원 ▲1,200 +1.02%)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자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월풀이 청원을 제기한 당사자인 만큼 그는 세이프가드 청원이야말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절적한(?)' 세탁기 수출을 막을 유일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19일(현지시간) '구제조치(remedy) 공청회' 과정이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 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실제로 발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페티그 회장의 발언만 놓고 보면 마치 국내 양대 가전 제조사가 이른바 '상도'를 어긴 탓에 월풀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월풀의 올 상반기 북미시장 영업이익률을 따져보면 11.5%(유럽·중동·아프리카 -0.8%, 아시아 3.8%, 남미 7.6%)로,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가전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마진을 올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세탁기 수익 등만 따로 통계를 내지는 않지만, LG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기록한 영업이익률(가전제품 분야, 11.2%)과 견줘도 월풀이 앞서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이프가드는 불가피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최후의 카드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이프가드를 전면 시행할 경우 자국 이익보다는 특정 사업자만 대변할 소지가 크다.
이달 초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명품백화점 '블루밍데일스'와 '로드앤테일러' 1층 쇼윈도에는 수만 불을 호가하는 'LG 시그니처' 라인업이 전시돼 판매될 정도로 국내 가전제품은 현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약 12%에 육박하는 고마진을 남기는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만 문제 삼는 것은 혁신제품의 미국 진입을 막고 결국 자국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막아 혁신기업의 진출을 저지하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겠다는 심산에 다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