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든 램지와 맥주, 개인의 취향

[기자수첩]고든 램지와 맥주, 개인의 취향

김소연 기자
2017.10.20 04:15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출연한 오비맥주의 '카스' CF가 최근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가 삼겹살에 카스 맥주를 마시며 "끝내주게 신선하다(Bloody fresh)"고 극찬한 장면 때문이다. '고든 램지가 자본주의에 무릎 꿇었다', '요리사라 맥주맛은 모른다' 등 각종 비난이 쏟아진다. 고든 램지는 정말 광고비 때문에 거짓말을 한걸까.

그는 우리나라 '먹방', '쿡방'의 원조격 프로그램인 '헬's 키친', '마스터셰프' 등의 진행자다. 우리는 그가 TV 속에서 요리사 지망생들에게 지독한 독설을 퍼부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갑자기 칭찬을 쏟아내는 광고 속 그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논란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고든 램지'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국산 맥주는 맛없다"는 명제를 깨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맛'의 유무가 일반화, 객관화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각각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더라도 더블샷으로 진하게 마시는 것을 선호하기도, 연한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아예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취향의 차이를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는다.

'고든 램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평소 즐겨 마시는 맥주는 '버드와이저'로 알려져 있다. 버드와이저는 카스나 하이트 등 국산 맥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페일라거'의 한 종류다. 페일라거는 부드럽고 목 넘김이 편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인기있는 맥주 장르다. 카스가 그의 입맛에 맞을 수밖에 없다.

취향을 떠나 무조건 '국산 맥주가 맛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맥아 함량이 낮다'는 점을 꼽는다. 국내 주세법에서 '맥주는 맥아 함량이 1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대목을 들어 국산 맥주는 맥아 함량이 모두 10%라고 전제한 탓이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실제 카스나 하이트는 맥아 함량이 70%이고, 클라우드와 프리미엄 오비, 맥스는 100%에 이른다. 주세법상 맥주의 맥아기준이 낮아진 것은 맥아함량이 적은 수입맥주들이 과세를 피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이었다.

사람의 입맛은 모두 다르다. 장소와 시간, 건강상태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개인의 기호식품인 맥주를 우열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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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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