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베노믹스 가로막는 아베의 첫 회사

[기자수첩]아베노믹스 가로막는 아베의 첫 회사

신혜리 기자
2017.10.16 20:56

얼마 전 일본증시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경제에 확실한 ‘청신호’가 켜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14일 중의원 총선거 고시 후 첫 거리에 나서 “닛케이지수가 21년 만에 최고가가 됐고 연금자산도 늘었다”면서 아베노믹스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불행히도 일본 기업들의 비리사태가 연일 터지면서 ‘메이드 인 재팬’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닛산자동차는 완성차량의 검사를 무자격 사원에게 맡겨 온 사실이 드러나자 차량 116만대를 리콜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연비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발각돼 결국 닛산자동차의 산하로 들어가는 처지가 됐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이전가격을 조작해 250억원의 세금을 뒤늦게 물었었다. 앞선 2015년에는 아사히카세이 자회사와 도요고무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도 발각됐다.

지난주 드러난 고베제강 사태는 더 심각하다. 일본 내 처음도 아닌 데다 2008년에 자회사가 제품의 강도를 조작한 사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까지 나서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9개 제품군에서 문제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파문은 더 커질 전망이다.

고베제강은 아베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유일하게 근무했던 회사다. 그는 미국 유학 중 고베제강 뉴욕지사에 취업했고 나중에는 본사로 이동했다. ‘아베의 첫 회사’가 일본기업의 ‘고품질’ ‘정직함’ 등의 강점을 훼손시키며 아베노믹스를 위협하는 꼴이 됐다.

일본에서는 “이제 막 되찾은 일본이 다시 10년을 잃을 수 있는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뢰’의 일본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글로벌 경쟁 심화로 악화하는 경영환경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후발 국가의 추격으로 품질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데 일본 내 장인정신을 가진 숙련공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할복 풍습’에서 나온 실적에 대해 과하게 책임을 지는 문화가 신뢰를 버리고 꼼수를 택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 ‘(상품의) 품질’과 ‘신뢰’를 버리는 순간 기업의 몰락은 한순간이고, 이는 한 기업 내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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