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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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은행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을 행장으로 뽑을 겁니다. 다른 요인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은행 행장을 선임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한 위원의 말이다. 임추위는 이번주 민영화 후 첫 우리은행장을 뽑는다. 임추위원들은 23일과 25일로 예정된 두 차례의 면접에서 자신들을 설득한 후보를 공정하게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 임추위원은 “임추위가 우리은행에 대해 공부할수록 은행에 어떤 게 중요한지 명확해진다”며 “출신이 상업은행이든 한일은행이든 중요하지 않고 현직 프리미엄도 없다”고 했다. 우리은행이 민영화된 후 첫 행장 선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그간 정부 산하 기관이 대주주였던 탓에 행장은 물론 임원 인사에도 공공연하게 정권의 영향을 받아 온 우리은행이다. 심지어 행장 후보에 나선 한 인사조차도 이 같은 공개적인 행장 선임 절차가 낯설다고 말할 정도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을 과점주주들에게 매각한 뒤에도, 행장 선임이 투명하게 치러질 수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과 송언석 2차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두 사람은 행정고시 29회로 옛 재무부에서 나란히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관료로서 걸어온 길은 기재부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통합돼 설립된 재정경제원은 1998년 재정경제부로 개편된다. 1999년에는 기획예산처가 신설된다. 최 차관은 재정경제부의 요직을 거쳤다. 송 차관은 기획예산처에서 재정 전문가로 거듭 났다. ‘따로 또 같이’를 연상시키는 두 사람은 200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돼 기획재정부가 되면서 한지붕 아래 모였다. 두 사람은 세종시대가 열리면서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았다. 동거 생활은 2015년 10월 송 차관이 기재부 2차관으로 승진하면서 끝났다. 송 차관이 먼저 방을 뺐다. 최 차관은 3개월 후 기재부 1차관이 됐다. 기재부를 대표하는 두 관료의 인연은 이렇게 길고 깊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재부 조직개편안을 보면서 두 사람이 가장 먼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나 신년 간담회 등 중요한 행사를 주로 서울 도심 일대에서 연다. 아무래도 취재하는 언론사들이 밀집돼 있고 교통이 편해서다. 지난 18일에도 광화문 근처 두 곳의 호텔에서 국산차(르노삼성)와 일본차(혼다)의 행사가 열렸다. 같은 날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 남구에서도 낯선 중국 승용차 브랜드의 신차 발표회가 동시에 예정됐다. 1999만원 중형 SUV로 화제를 모은 북기은상 '켄보 600'이다. 회사 규모 등 뉴스 가치로 보나 먼 이동 소요시간·거리를 볼 때 일반적인 경우라면 썰렁한 자리였을 법하다. 그러나 이 행사에는 60~70개의 매체가 달려가 북새통을 이뤘다. 단순히 이 개별 '신차'의 제원이나 성능에 이목이 쏠린 게 아니다. 중국 승용차의 첫 국내 진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전자·IT·조선업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방심하다가 큰 역풍을 맞았던 '트라우마'가 있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지 모른다. 아직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수제 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는 회생의 기회가 있었다. 법정관리 중 회생인가전 M&A(인수합병) 혹은 영업양수를 원한 기업이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기회를 인정하지 않았다. 회생 기회를 놓친 크라제버거는 회사 설립 18년 만에 법인 청산을 진행 중이다. 현재 상거래채권단이 영업권과 상표권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쉑쉑버거가 국내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과 겹쳐 아쉬움을 남긴다. 크라제버거는 판사 때문에 회생의 기회를 놓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크라제버거 공개매각을 위해 예비입찰을 실시했고 3곳의 후보가 참여했다. 후보 중 국내 식품기업 한 곳은 실제로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당시 크라제버거가 미국에서 30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당한 상황이라 예비입찰 후보들은 소송 결과를 지켜보자며 본입찰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크라제버거 자산 규모는 40억~50억원 수준이다. 어떤 후보가
우리는 자영업자 대출을 소호대출로 따로 구분하지 않고 소상공인 대출로 취급한다. 은행별로 기준이 달라 소호대출로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알아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묻자 돌아온 시중은행 한 여신담당자의 대답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면서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고 커지고 있지만 금융회사별로 자영업자 대출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고 대출 성격별로 나누는 기준이 모호해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중 월 매출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세자영업자(21.2%)가 문제다. 자영업자가 사업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시설자금 대출을 받은 뒤 자금사용 증빙이 필요하지만 2~3억원의 소액 운전자금 대출은 증빙이 까다롭지 않다. 이에따라 영세 자영업자들은 운전자금 대출을 받아 생계비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금 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상 개인대출이지만 기업대출로 잡히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국민들 눈에 박근혜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다. 누구든 그보다는 나을 것이란 자조가 깔려있다. 이럴 때에 ‘문재인은 안 된다’는 주장이 먹히겠나.”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새누리당 인사의 말이다. 이번 대선은 결국 ‘정권 교체 여부’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야권도 아닌 여당 인사 입장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나온 게 놀랍다. 이 인사 입장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게 반가울 리 없다. 하지만 ‘반문(반 문재인)’만 외치는 정치권을 보면 속이 더 타들어간다고 목청을 높인다. 촛불 민심과 대선 여론을 제대로 못한 채 진영 논리만 내세울 뿐 변한 게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20년 가까이 정치권에 머문 한 전략가는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문재인 전 대표가 될 확률이 70%”라고 단언했다. 그의 정치 성향도 친문(친 문재인)이 아니다. 문 전 대표와 친분도 없다. 그는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누가 할지 본다. 국가 대개혁을 누가 제일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가 열렸다. 수천명의 신참 경제학 박사들이 모이는 이 행사는 거대한 채용시장의 성격도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의 금융기관을 비롯해 세계의 주요대학과 연구소가 그해 배출되는 박사들을 뽑는 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국책연구원장들도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이곳으로 총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당선 이후 미국 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학생 박사들은 어느 때보다 국책연구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 국책연구원장은 “연구원에는 예년보다 많은 27명이 사전 인터뷰 신청을 했는데 다른 연구원들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선발된 인원은 단 1명. 문제는 이처럼 유학생 박사들이 국내서 일자리를 찾는 조짐이 나타났지만 국내 노동시장 상황은 엄혹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트럼프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를 진작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실제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4.7
계란은 대표적인 미끼상품이었다. "서비스요." 주인이 무심한 듯 툭 놓고 가는 계란프라이 하나에 반해 백반집 단골손님이 되기도 하고 대형마트 전단지에 세일품목으로 등장하면 마트를 한 번 더 찾아가기도 했다. 이처럼 대표 서민식품이던 계란이 지난해 말부터 귀한 음식이 됐다. 한 달새 2배 뛴 가격은 물론 계란 30개들이 한 판 재고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 많던 계란이 어디로 갔을까. 계란 대란의 1차적 원인으로는 AI(조류인플루엔자)가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가금류 수는 3170만마리로 이중 산란계(알 낳는 닭) 2300만마리도 포함됐다. 전국 산란계 3마리 중 한 마리가 도살되면서 실제 공급량이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산란계 살처분으로 공급량은 30% 줄었는데 가격이 2배 뛰었기 때문이다. 산지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소비자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특히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85%
이름이나 제품명 앞에 ‘국민’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폭넓은 인지도와 전 국민적인 신뢰를 쌓아야만 가능하다. 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쓰는 국민 메신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성공을 바탕으로 포털 다음을 품에 안고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수많은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카카오의 최근 행보는 국민 메신저 위상과 어울리진 않아 보인다. 지난 1일 새벽 카카오톡은 사용자들의 신년 인사 메시지가 폭증하면서 40분간 불통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당일 트래픽 과부하로 2시간 넘게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지 불과 3달 만에 재발한 문제다. 당시 카카오는 갑작스런 메시지 폭증에 대비해 서버용량을 늘리는 등 보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조치가 이뤄졌으나 연말연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두 차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성벤처 1세대 기업 미래사이언스(옛 한경희생활과학)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에 들어갔다. 한경희 미래사이언스 대표는 평범한 공무원과 주부로 생활하다 뜨거운 물로 걸레질을 해보자는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했다.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스팀청소기시장 점유율 90%를 달성했고 2009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한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명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주방가전, 가구, 홈케어서비스 등 새롭게 시작한 사업에서 잇따라 실패하면서 결국 사명까지 바꾸게 됐다. 미래사이언스 추락의 원인을 인기상품의 부재만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오히려 중소·중견 가전업체가 살아남기 어려운 가전유통시장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중소 가전업체가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으면 한 달 만에 더 싼 중국산 제품이 출시되고 시장성이 확인되면 대기업이 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으로 뛰어드는 게 다반사다. 최근 에어워셔와 제습기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뚝 끊겼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의 부동산 현장에서 들리는 곡소리다. 시장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연이어 내 놓은 규제 대책으로 거래가 사라지고 분위기도 꽁꽁 얼어붙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부터 규제는 연달아 나왔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서 갚도록 했다. 집단대출 심사도 엄격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 한도와 횟수에도 제한이 생겼다. '11·3 대책'은 서서히 약해지던 부동산 열기를 확실하게 꺼트린 결정적 계기였다. 일부 과열지역에선 아파트 분양권을 입주할 때까지 사고 팔 수 없도록 전매제한을 강화했다. 이에 청약경쟁률과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뚝 떨어졌다. 물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렸던 투기수요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규제 이후 전개된 상황을 보면 그 동안의 호황에는 어느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지난 2014년 3월 일반고 내신 평균 3등급인 하모씨가 부산교대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입학했다. 하씨는 그해 합격생 중 최하위에 가까운 내신 성적에도 면접점수를 잘 받아 거뜬히 합격권에 안착했다. 심지어 수능 최저 적용을 받지 않는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하씨의 합격은 '필기시험 순으로만 학생을 평가하지 않겠다'던 학종의 장점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하지만 '총장 아빠'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씨의 아버지는 부산교대 총장이자 하윤수 교수다. 오랫동안 부산교대 입학 업무를 맡아왔던 동료교수 A씨는 하 총장 딸 입시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다. 하 총장은 명예훼손으로 A교수를 고소했다. 관련 보도가 나가자 다양한 교육계 인사들이 기자에게 의견을 밝혀왔다. 한 야당 국회의원 비서관은 "대학 교직원 자녀가 입학 과정에서 알게모르게 가산점을 받는다는 제보를 받았다. 교육부에 자료를 요구해 하 총장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더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