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투협, 전경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기자수첩]금투협, 전경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오정은 기자
2017.02.17 04:30

"국내 증권사들은 은행, 보험 등에 비해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연초부터 증권사 이해관계 대변에 나섰다. 법인지급결제를 증권에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은행권에 "금융투자 영역을 넘보지 말라"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등 집권 3년 차의 광폭 행보가 돋보인다.

속사정은 이렇다. 자산운용사를 위한 성과는 일부 달성했지만 정작 협회비 납부 비중이 큰 증권사를 위한 성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증권에 대한 불합리한 대접을 해소하겠다”며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황 회장 재임 중 최대 성과로는 자산운용사를 위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도입이 꼽힌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하나의 성과로 거론되지만 ISA 창구 중 은행권으로만 자금 유입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은행권에서 일임형 ISA 취급인가를 받으며 증권사 고유 영역을 뺏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투협 협회비 450억원 가운데 대형증권사 5개사 부담이 150억원을 상회한다. 지난해 증권사간 합병으로 협회비를 많이 부담한 증권사의 회비는 50억원에 육박한다. 50억원이면 연봉 5000만원 신입사원 1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거액이다. 이 때문에 상위 5개 증권사는 협회비의 1/3을 내는데도 정작 자신들을 위한 가시적 성과는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금투협은 업계에 현안이 발생할 때면 증권사들을 모아 태스크포스(TF)를 꾸리지만 "알아서 하라"는 식 일 처리가 태반이다. 때문에 대형사들은 이미 자기 앞가림을 스스로 하고 있다.

금투협 위상도 문제다. 지금의 금투협은 2009년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업협회를 합쳐 금융투자협회로 탄생했다. 통합 후 금투협의 위상은 파격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조직은 커졌지만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금투협이 지금처럼 운영된다면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로 다시 분리하고 증권업협회 기능을 대폭 축소해 회비를 절감해주는 것이 더 낫다”고까지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3대 그룹의 탈퇴로 회비 절반을 잃고 존폐기로에 섰다. 금투협은 전경련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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