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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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떠올리기 싫어요. 그때는 중국 기업과 관련된 영업을 아예 할 수 없었죠." 최근 만난 한 증권사의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5년 전 고섬 사태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현재 한 중국 기업의 IPO 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2011년 1월 코스닥시장에 잠시 발을 들인 중국 기업 고섬은 회계 부정을 저지르며 자본시장 구성원들에게 아픈 기억만 남기고 퇴출됐다. 이에 당시 이미 상장 준비 막바지였던 완리(2011년 6월13일 상장)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단 한 곳도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지 못했다. 반전이 일어난 건 5년 만이다. 올해는 코스닥에 상장한 해외 기업 7곳 중 6곳이 중국 기업이다. 투자 심리도 괜찮은 편이다. 올해 상장한 중국 기업 중 50%는 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다. 개수로는 3개뿐이지만 비율로만 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코스닥 전체 종목 중 약 70%는 현 주가가 공모가 아래다. 중국 기업을 상장시킨 증권
시중은행들이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PF 투자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도맡아 왔지만 이제는 시중은행이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이 지금까지 주관한 미국 발전소 PF금융만 5000억원을 넘었다. 시중은행 중 미국 발전소 PF 시장에 첫발을 내딘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미국 발전소 시장을 눈여겨보다 지난 4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에 있는 복합 화력 발전소의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에 참여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국민은행에 공동 투자를 권유했고 국민은행도 이를 받아들였다. 경험을 쌓은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달초 각각 2억달러를 모으는 미국 발전소 PF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시중은행들이 해외 PF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 PF사업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수익률 높은 대규모 PF사업은 사라진 지 오래고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 일정도 수시로 바뀐다
"국회 내에서 촛불행진, 탑돌이도 아니고 좀 이상하지 않아요?" 야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야권의 노고를 설명하면서도, 국회 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이같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민주당은 지난 1일부터 밤마다 국회 내에서 촛불집회 및 행진을 해왔다. 그는 "도대체 누구 보라고 하는 촛불집회인지 모르겠다"며 "사진기자들 말고 국회 내 촛불집회를 볼 사람이 누가 있나. 대중에게 탄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촛불집회인데, 사진찍기 행사가 된 듯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국회 내 촛불집회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썩 평이 좋지는 않다. 사람도 없는 컴컴한 국회에서 촛불을 드는 게 "기괴하다", "귀곡산장 같다"는 반응도 있다. 실질적인 탄핵 가결을 위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설득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국회 내에서 촛불을 든다고 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포섭될지는 의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새누리당 의원 한 명이라도 더 만
3일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이번 예산안에 중랑천 하천공원 조성사업 예산 10억원이 편성됐는데, 이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이 알려졌다는 게 통화내용의 골자다. 통화가 끝난 후 다소 의아했다. 통상 예산안이 확정된 후 선심성 지역구 예산을 비판하는 보도가 잇따른다. 실세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을 나눠먹기한다는 내용이다. 추 대표도 같은 범주에 묶였다. 추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속한 중랑천 사업 예산을 따냈다는 것. 하지만 중랑천 하천공원 조성사업은 추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과 상관없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관할이다. 추 대표 측에서 "중랑천은 저희 대표님 지역구가 아니다"며 전화를 걸어온 이유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맥락에선 상식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역구 의원들은 예산 시즌에 지역구 예산이 증액되면 이를 업적으로 평가한다. '쪽지예산'에 대한 비판적 보도에 자신들의 이
'오프라인 판매 1위'(A사), '가격비교사이트 10월 판매 1위'(B사), '스탠드형 모델 판매 1위‘(C사) 매년 김장철이 시작되면 김치냉장고 업계에서 펼쳐지는 ’1위 마케팅‘의 모습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살펴보면 업체별로 자사에 유리한 데이터를 ‘오려내’ 1위라고 주장하는 ‘아전인수’격 마케팅들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들 1위라고 주장하는데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도대체 누가 1위인지를 모르겠다. 뭘 사야 할 지 더 헷갈린다“고 토로한다. 이같은 업체들의 막무가내식 1위 마케팅은 소비자들에 구매 가이던스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혼란만 주고 있다. 소비자가 믿을 만한 근거나 수치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대유위니아 딤채, 삼성전자 지펠아삭, LG전자 디오스, 동부대우 클라쎄 등 주요 김치냉장고 브랜드들이 모두 마찬가지다. 브랜드 마다 △스탠드형 모델 개별 판매 △뚜껑형 모델 개별 판매 △오프라인 판매 △온라인 특정 사이트 판매 △가격비교 사이트 판매 △'10월 한 달'
"00의원, 문자 많이 받으셨어요?" "아까 보니 970명(에게서) 왔더라고요." 최근 며칠 국회에선 의원들이 셋만 모여도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탄핵파들이 흔들렸다. 단일대오로 탄핵에 목소리를 높이던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갈렸고, 가결정족수를 맞춰줄 수 있다 자신하던 새누리당 비주류들도 몸을 사렸다. 2일 탄핵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했고 이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급기야 인터넷에는 탄핵안에 유보적이거나 반대하는 의원들의 실제 휴대전화 번호가 유포됐다. 항의문자가 쏟아졌다. 여야 계파를 막론한 초당적 '카톡감옥'도 만들어졌다. 단톡방에서 나가면 다시 초대하고, 또 초대하며 탄핵 찬반을 밝히라고 다그친다. 이른바 '손가락 혁명'이다. 내 휴대전화 번호가 인터넷에 뿌려졌다는데 기분좋을 이는 없다. 반응이 곱게 나갈리도 없다. 한 의원은 탄핵 찬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표창원 의원을 가르켜 '싸대기를 때리고 싶다'고 답장
"매각 작업 문제없다. 협상은 잘 되고 있다."(MBK파트너스 관계자) ING생명의 매각 작업이 알짜 매물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최종 인수자 선정이 지연되며 연내 매각은 사실상 무산됐다. 매각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수개월째 "협상이 잘 진행 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하는 방식 대신 예비 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자들을 다시 경쟁에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인 후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최대한 가격을 높여 비싸게 팔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당초 1~2개월이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각 불발설을 일축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종 인수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ING생명 인수 후보군은 중국 국영 보험사 타이핑생
"정책이라는 게 매년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최근 만난 중소기업 지원 공공기관 임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영향이 없다"면서도 이처럼 말끝을 흐렸다. 그가 '이상무'라고 자신하지 못한 건 타이밍이 나쁘기 때문이다. 내수·수출 동반 부진이 이어진 오래다. 여기에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사태는 휘발성이 강한 불쏘시개 같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처럼 대구 서문시장에 큰불이 났다. 상가 800여곳이 화재로 소실됐다. 2005년에도 화재로 인해 1000여명의 상인이 터전을 잃었음에도 참사는 반복됐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가 닥치면 저소득층의 고난이 커지고 중소업체가 직격탄을 맞기 마련이다. 망연자실한 소상공인들의 모습에서 불길한 징조가 읽히기도 한다. 지금은 몰아닥칠 위기의 파도에 맞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방파제를 새로 마련하거나 보수해야 하는
"고객님은 보상 대상이라 쿠폰이 발급됐지만, 해당 쿠폰을 직접 사용하실 수 없어요." 데이터도 통화도 '무한' 제공한다고 광고하던 이동통신 3사가 지난달 일부 고객들에게 쿠폰을 제공했다. 데이터 쿠폰 1GB(기가바이트) 혹은 2GB를 발급했고, 부가·음성통화도 3개월간 매월 무료 통화 10분·20분을 제공한다는 것.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보상한다는 취지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쿠폰과 무료 통화를 '진짜' 보상으로 받아들일까. 발급 받은 데이터 쿠폰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과장 광고 문제가 제기된 일명 '무제한 데이터(혹은 음성) 요금제'를 여전히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보상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이미 기본 월 제공 데이터를 소진한 후에도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를 쓸 수 있어서 1, 2GB 추가 쿠폰이 사실상 무의미하다. 보상 시행 초반에는 속도 제한 없는 추가 데이터 사용을 위해 쿠폰을 쓰고
"제가 매일 가습기 물 갈고 살균제 타서 틀었거든요. 내 아기를 내 손으로 죽인…. 제 손을 자르고 싶었죠, 정말" 2016년 11월29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생후 21개월 된 딸아이를 잃은 아버지 최승운씨의 말이다. 가습기 사건의 선고 전 마지막 재판이었던 이날 최씨의 부탁으로 5분 남짓 한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속 아이는 엄마아빠 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세상과 마주한 지 두 해도 지나지 않아 모든 게 신기할 나이였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서 고사리 같은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아장아장 걸었다. '아이에게 안심'이라는 말에 살균제를 사 가습기를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4개월 뒤 딸아이는 숨을 쉬기 힘들어 생살에 인공관을 꽂고 끔찍한 고통을 겪다가 부모 품을 떠났다. 방청석 곳곳은 흐느꼈다. 누구 하나 흐르는 눈물을 멈추기 힘들었다. 재판부조차 상기된 얼굴을 감출 수 없었고 모두가 숙연해졌다. 검찰은 이날 신현우 옥시 전 대표(68)에
"니가 먼저 다가가 사랑한다 말을 해/ 이제 그래도 돼 니가 먼저 시작해/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왜 안돼 여자가." (걸스데이의 '여성대통령') 한 아이돌 그룹의 노래 '여성대통령' 가사 중 일부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만 해도 '여성전성시대'가 올 것이란 기대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많은 여성들이 이 노래 가사처럼 진취적이고 당당한 여성들이 시대를 이끌 줄 알았다. 그 역시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내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드높였다. 여성우대정책, 여성관료 대거 기용 등을 자신의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운동계에선 이 모든 것이 한낱 '여성팔이'에 지나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팽배해졌다. 여성 인권신장을 기대하며 그를 지지한 여성학자, 여성운동가들은 최근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오히려 여성권리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통령 본인은 물론 변호인을 비롯한 측근들이 세월호 사건 당시
2009년 5월 한식 세계화를 이끌 대표 품목 네 가지가 발표됐다. 떡볶이와 비빔밥, 전통주, 김치였다. 이중 주목을 받은 것은 떡볶이였다. 국민적인 관심 아래 정부는 5년간 140억원을 투입해 떡볶이 산업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떡볶이 연구소는 1년 만에 연구가 중단했고 '떡볶이 띄우기'는 자취를 감췄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2008년 한식세계화선포식 이후 진행되고 있는 국가사업이다. 쏟아부은 예산도 수천억이다. 그러나 한식에 대한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한식세계화' 사이트를 참고해봐도 마찬가지다. '한식'이란 '대한민국에 전해 내려오는 조상 고유의 음식'이고, '전통음식'이란 '대한민국 농수산물을 주원료로 가공해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는 우리 고유의 맛, 향 및 색깔을 내는 식품'으로 정의돼 있다. 그렇다면 질문. 언제를 '오래 전'으로, 어떤 맛을 '고유의 맛'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식은 문화다. 일식하면 스시 뿐만이 아니라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