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현판식을 내걸고 공식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총 70일간의 수사기간 중 절반을 채웠다.
첫날 국민연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불을 댕긴 특검팀은 화력을 삼성에 집중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핵심사안으로 꼽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하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강요에 의해 지원한 돈'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특검팀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기소하고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등을 잇따라 소환한 데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속도감 있는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이를 기각할 때까지 매스컴을 장식한 것은 특검과 삼성의 대결구도여서 사실상 '삼성 특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중 가장 형량이 높은 뇌물수수 혐의 입증을 위해 기업을, 특히 그 가운데서도 국민연금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을 디딤돌로 삼았다.
특검 수사의 종착역이 박 대통령과 최씨인 상황에서 그 단계까지 나아가기 위해 삼성 수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다만 '시간이 곧 금'인 특검의 수사력이 삼성에만 맞춰진 부분은 아쉽다.
사실상 이번 특검이 탄생하게 된 주된 원인 제공자는 박 대통령과 최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조사는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최씨는 지난해 말 특검이 출범한 이후 총 7차례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첫 소환에 응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응했다. 특검이 '체포영장 발부'라는 강수를 뒀지만 이마저 묵비권을 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최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2월초 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뇌물혐의'라는 카테고리에 함께 묶여 있지만 지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에서부터 국회의 재벌총수 대상 청문회, 특검 조사에 거부 없이 응하고 있는 삼성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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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다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삼성 및 국민연금 관계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애초에 뇌물수수자에 대한 충분한 수사 없이는 특검이 적용하려는 뇌물죄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다라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검 수사, 이제는 본류에 집중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