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재무상황을 점검하지 않는다” “미래보다는 현재를,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한다” “돈 관리나 대출 등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존한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OECD 평균에 비해 응답률이 높았던 문항들이다.
정부가 빚을 권하면서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민의 절반 가까운 47.7%는 금융 이해력에서 OECD가 정한 최소목표점수에 못 미치는 ‘낙제점’을 받았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라는 우리 국민 금융 이해 수준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가계 신용위험은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악이다.
합리적 금융 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 개인과 사회가 어떤 처지가 되는지 우린 이미 경험해 알고 있다. 2003년 카드 사태,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는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와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였지만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기 위해 몰려든 맹목적 투자자들의 책임도 한몫했다.
그래서 교육을 통해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금융 교육은 한은·금감원의 자체 교육과 민간 금융회사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고 있다. 해외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범정부적 차원에서 교육을 강화해 왔다. 시기적절한 금융교육은 금융문맹의 사회적 비용을 제거해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은 대통령 직속 금융교육자문위원회를 두고 조기 금융교육을 실시한다. 호주와 영국은 학교 금융교육을 의무화했다. 캐나다 정부는 매년 11월을 금융교육의 달로 정해 전 국민을 상대로 금융 강좌를 연다. 우리 정부는 뒤늦게 2018년부터 도입되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자산관리 원칙, 연금 및 이자율, 연금 등의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대내외 악재에 대한 처방도 필요하지만 기본과 내실을 다지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경제주체가 합리적으로 소비·저축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나갈 때 위기 대응능력은 더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금융교육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