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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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 새누리당사 분위기는 꽤 살벌하다. 당사 6층 회의실엔 공천면접이 한창이다. 공천여부에 앞으로 4년, 또는 그이상의 정치행보가 결정되는 후보들은 흡사 전사들처럼 치열하게 면접장으로 향한다. 후보 대기실에 잠시만 있어도 이 '전사들'의 팽팽한 긴장이 온 몸에 느껴진다. 당사 밖 길건너엔 공천배제에 반발하는 후보측의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대진표에 윤곽이 나오면서 유력후보간 자격 시비, 비방전도 고조됐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이 꼬리를 문다. 이런 분위기는 여야 가리지 않는다. 빨강, 파랑 색색의 점퍼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서는 여야 정치인을 보면 늘 씁쓸한 기분이다. 공천여부에 정치생명이 걸렸으니 절박할 법도 하다. 하지만 평소 유권자와 국민의 절박함에 목숨 걸다시피 매달린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새누리당 후보들은 저마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이 적임자라 외친다. 박근혜정부 임기가 끝난 뒤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할 것인지에 뾰족한 답이 없다. 칼자
노파심에 미리 밝히지만 지인의 얘기다. 아는 형 A씨의 '여자사람친구'는 데이트폭력 피해자였다. 그 '여사친'은 남자친구에게 맞고 나서는 항상 A씨를 찾았다고 한다. 의심, 말꼬리 잡기, 퉁명스러운 말투, 핸드폰 몰래 보기 등 맞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눈물과 함께 손수건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의 한풀이가 끝나면 A씨는 욕설과 함께 "헤어져"라는 충고를 건넨다. 하지만 매번 상담이 계속된다고 한다. 사랑했던 사람이 손이 발이 되게 싹싹 빌면 그게 또 측은해서 받아준다나. "오빠가 술만 안 마시면 괜찮아"라는 말에 A씨는 터지는 욕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A씨의 여사친은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전형적인 특징을 거의 다 갖추고 있다. 남자친구에 의한 반복적인 폭력에도 관계를 끝내지 못하는 것. 재범률이 76.5%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무색하다. 데이트폭력 재발에 대한 경찰의 대안은 '클레어법' 국내 도입 추진이다. 연인의 폭력전과를 공개·열람할 수 있도록 한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
"어렵게 살려낸 주택시장의 불씨를 꺼뜨리는 과도한 규제다." (건설업계)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 (금융당국)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 기세가 꺾인 건설업계가 당국에 발끈하고 나섰다. 업계는 대출규제가 주택시장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당국은 철회는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라며 맞섰다. 업계의 볼멘소리는 몇 달새 급변한 주택시장을 들여다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반짝 호황'을 누린 분양 시장은 올 초 경기권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대출규제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다. 규제 직후 중도금 집단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사업장부터 시중은행의 대출 거부로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업장까지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아우성'이었다. 거래도 치명타를 입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45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토막'이 났다. 업계 입장에선 공급과잉
회사에서 종종 다른 부서 사람과 일하는 건 피곤한 일이다. 저마다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 설득에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성과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음 협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와 대기업처럼 대규모 관료제 조직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협업은 고사하고 정보 공유조차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역대 정부의 공통된 숙원 사업 중 하나가 ‘부처 간 칸막이 해소’였을까. 아쉽게도 현 정부의 칸막이는 그대로인 것 같다. 지난달 문화체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까지 국내 게임 신산업을 1조원 규모로 키우기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발표했다. 가상현실(VR) 게임 개발 지원을 중심으로 게임 관련 규제까지 풀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불과 6일 만에 보건복지부가 인터넷·게임 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을 중독유발물질로 규정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정부와 게임업계간 또다시 갈등을 유발 시키는 발언이다. 업계에선 게임만으로 중독이
"우리는 지금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에 베팅한거야. 우리가 옳다면 사람들은 집과 직장, 은퇴자금까지 잃게 돼. 그러니 춤은 추지 마." 올초 개봉한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에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가, 미국 주택시장이 파탄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쪽에 수조원을 걸고 들뜬 동료들을 질책하며 한 말이다. 빅쇼트는 공매도다. 가격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가격이 하락했을 때 주식을 싼 값에 매수, 빌린 주식을 되갚고 시세차익을 챙기는 구조를 말한다. 영화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기 전, 이를 예측한 투자 천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벤 리커트를 포함한 4명의 주인공들은 각각의 분석을 통해 미국 경제 붕괴를 확신, 이에 베팅했다. 이들은 미국 주택시장의 근간을 이루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파생상품들이 거품이라는 것을 남들보다 먼저 파악했다.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IB(투자은행), 신용평가사
“광고대행사라는 단어가 없어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량의 정보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이 업(業)의 명운을 가를 것이란 점에서 정보기술(IT) 영역의 비중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겁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광고업계 인사의 말이다. 광고 시장은 지금 대변혁기에 놓여있다. 광고주로부터 수주를 받아 광고를 대행한다는 본연의 업무에 변화는 없지만 활동의 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광고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총체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담당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한 탓이다. 대홍기획이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광고 시장의 현재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소셜마케팅, 디지털마케팅, O2O(온라인투오프라인) 등 3개 팀으로 운영하던 디지털마케팅 본부 내에 디지털콘텐츠팀을 신설했다.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다. 팀 이름도 바꿨다. 각 팀에 마케팅이란 단어를 빼고 그 자리에 솔루션을 넣었다. 대홍기획은 각종
"K-뷰티가 지난해 큰 쾌거를 이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게 사실입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내로라하는 화장품 기업 대표들이 참여해 진행된 대한화장품협회 정기총회에서 나온 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업, 건설업 등 '중후장대' 사업에 가려 '분 장사' 정도로 여겨졌던 '장(화장품)업계'가 이렇게까지 컸다"고 자축하면서도 자기반성 또한 내놓았다. '장 업계'가 지난해 입이 벌어질 만큼 선전한 것은 사실이다. 세계 133개국에 수출하며 화장품 수출액 6위 국가가 됐고 무역흑자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화장품은 예외적으로 50% 넘게 급증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해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9억9287만 달러로 94.1% 늘었다.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7%로, 중국 내 화장품 수입국 중 점유율 2위 자리에도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기업에 비해
"집을 사야 하는데 강남3구는 가격 부담이 크고 다른 지역 추천해 주세요.", "경기도 ○○시에 아파트가 하나 있는데 지금 팔아도 될까요?" 건설부동산부 기자로 있으면서 자주 받는 질문들이다. 부동산 경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투명해진 요즘, 집 가진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지금 아니면 내년?", "지역은 어디?" 등 전셋집 찾기에 지친 무주택자들은 집을 사야 할지, 만약 산다면 언제 어디에 사야 하는지가 고민거리다. 집 가진 사람들은 주택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지가 고민이다. 하지만 요즘은 전문가들조차 답이 없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다. "살고 싶은 집을 추천해 주는 것은 비교적 쉬워요. 근데 집값이 오르는 것까지 장담하기는 힘들죠." 한 부동산 전문가의 하소연이다. 이 같은 고민은 집에 대한 생각 차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집을 '투자'의 수단이 아닌 '거주'의 개념으로 봐라. 더
"설계자문을 저희가 맡고 있는데 최종 입찰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현대엘리베이터 임원) 105층 높이(56만611㎡) 현대자동차그룹 메인타워에 들어갈 엘리베이터 입찰을 두고 나온 이야기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엘리베이터 설계자문을 이미 진행 중이나 현대엘리베이터는 입찰 과정이 무난할지, 최종 낙찰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설계자문 서비스를 미리 제공해도 입찰에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낙찰자 선정은 시공사도 할 수 있지만, 건물 전체 도면을 디자인하는 설계회사가 할 수도 있다. 가령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글로벌 설계회사가 처음부터 독일 티센크루프를 낙점하고 설계 도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101층 높이 부산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 입찰에서 '크게' 당했다. 엘시티의 경우 시공사가 처음부터 100층 이상 설치 실적이 있는 업체로 입찰 제한을 두고 모터·감속기 등 중요 부품은 유럽산을 사용할 것을 요구
최근 여야가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을 두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발생하는 모양새다. 모든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라 할 수 있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이 법안에 '전부 찬성'이라는 의견을 내면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변협이 사실상 정치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변협이 수차례 강조해 온 '인권 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일부 변호사들은 테러방지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내용뿐 아니라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변협은 회장과 법제이사 등 일부 집행부가 모여 협의한 후 이번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소속 변호사들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았다. 심지어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구성원들에게 통지하지 않았다. 일부 변호사들이 집행부의 공개 사과와 퇴진까지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
코넥스 상장사인 A사는 최근 한 VC(벤처캐피탈) 투자자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새로 인수한 공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였다. 총 투자금액은 쉽게 합의했으나 주당 가격이 문제였다. A사는 주당 4만원을 요구했으나 투자자 반응은 싸늘했다. "눈이 너무 높으시네요. 코넥스 주가가 절반 정도인데..." 이런 문제는 A사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몇몇 코넥스 상장사 사이에서 코넥스에 상장한 뒤 자본 조달이 더 힘들어 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코넥스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와 자체적으로 평가한 회사 가치 간의 괴리가 커서다. 결국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경우가 생긴다. RCPS의 경우 보통주와 달리 이자에 대한 보장이 있어 발행사에게는 더 부담이 된다. 2013년 7월 개장 후 코넥스 시장은 2년 반 만에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했다. 최근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으로 개장 당시(5000억원) 보다 9배 가량 증가했고, 상장 기업수는 110곳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에 대한 시정조치를 어떻게 감시 감독할지 의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2015년 기업결합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발표하고 대기업 집단에 속한 기업간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정조치를 종합해 발표한데 대한 철강업계의 반응이다. 지난해 2월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한 현대제철에 대해 공정위는 △계열회사 제품 구매강제 금지 △비계열사 차별 금지 의무를 부과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다른 기업에게 내려진 시정조치에 비하면 애매모호한 문구들이다. 공정위는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데 대해서는 △가격인상 제한 △일정 물량 이상 공급의무 등을 부과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시장 독과점 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 상한선을 두고 물량 역시 너무 부족하지 않도록 강제적인 조치를 내린 것. 한화케미칼의 삼성종합화학 인수와 관련해서도 공정위는 구체적인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국내 가격 인상률·인하율을 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