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예상했던 대로 결국 '긁어 부스럼'만 낸 격이죠."
목질 바닥재 품질관리 및 인증 주체가 기존의 기술표준원에서 산림청으로 이관된 것을 두고 최근 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강행된 이 변화를 둘러싸고 당초 관련 업계가 우려했던 부분들이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2013년 신설된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목재법)에 따라 목질 바닥재의 제품 규격과 품질기준을 고시하고 지난해 말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목질 바닥재의 품질 관리와 인증을 담당해왔던 기표원은 산림청에 관련 업무를 넘겨주게 됐다.
목질 바닥재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현재 잘 작동되고 있는 관리, 인증 체계를 굳이 바꿔야할 명분이 없고 이런 변화가 오히려 관리·감독에 구멍만 유발, 애꿎은 업체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로 원자재 관련 업무만 담당해온 산림청이 최종 소비재인 목질 바닥재와 관련해 얼마나 깊은 산업적 이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업계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당장 산림청이 내놓은 품질 기준만 봐도 그렇다. 목질 바닥재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기준을 일반용(상업용)과 온돌용(주거용)에 따라 이원화한 것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처사로 꼽힌다. 사용처에 따라 같은 제품의 친환경 기준에 차이를 두는 건 엄격한 관리, 감독이 전제돼야 제대로 작동 가능한 일인데 수천 곳의 인테리어점에서 판매돼 전국 각지에서 시공되는 목질 바닥재를 일반용과 온돌용으로 구분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온돌용과 비온돌용으로 나눠 프탈레이트 가소제 기준에 차이를 두고 있지만 사후 관리, 감독의 미비로 사실상 무의미한 규정이 된 지 오래인 P타일의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원룸 등 소형 주거용 건물에 깔린 P타일의 절반 이상이 상업용 건물에만 써야하는 비온돌용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질 바닥재가 '제2의 P타일'이 되지 않으려면, 또한 '구관이 명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산림청은 지금부터라도 업계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실효성 있는 품질 기준 마련에 나서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