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총선 직후 그간 친박계로 불렸던 일부 의원들이 지도부 총 사퇴 후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반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가칭 '새누리혁신모임'을 만들고 원 원내대표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가 비교적 최근에 친박계에 들어온 신박(新朴)이지만 그간 친박계 입장을 대변해 온 상황을 감안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원 원내대표 반디 분위기는 확산됐지만 '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한건지 친박 핵심으로 불리던 의원들은 일언반구가 없다. 사실상 무언의 지지의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들린다.
정치인들에게 계파는 숙명이다. 다수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 정치의 본질임을 생각하면 세를 불리는 건 정치인에게는 본능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계파는 화석이 아닌 살아움직이는 생물이며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새누리 친박들도 타고 있던 말을 갈아타려는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4년간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 2007년 이후부터 유지돼 왔던 친박계가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내부에서 균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점점 가속화 될 것이다. 원 원내대표를 몰아세우는 의원들처럼 벌써 치고나온 경우도 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탈은 더 심해질 것이다.
정치인들의 몸은 기본적으로 다음번 공천권자에게로 움직인다. 이번 선거에선 친박계가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기에 공천과 선거운동 기간까지는 침묵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참패한 후 이들은 '친박'이라는 대명사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여당내 계파 갈등과 정치인들의 이런 변신을 매슬로우(A. H. Maslow)의 욕구이론으로 본다면 가장 낮은 단계인 생리적 욕구 또는 안전의 욕구 수준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국민들이 원하는 자아실현의 욕구, 존경의 욕구와 같은 상위 단계는 애시당초 고려 대상도 못되는 것일까.
그들이 선거운동기간 허리숙여 지지를 요청했던 국민들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선거공약을 어떻게 완성시킬 것인지에 대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묵혀뒀던 19대 국회 남은 법안이라도 제대로 마무리 해주길 바라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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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뱃지가 떨어지면 동네 개도 인사를 안한다는 국회의원이지만 자아실현의 욕구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적어도 이런 '변신'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선거공약 낼 때처럼 정책을 연구하고 선거운동 때만큼만 유권자를 생각하는 '자아실현의 욕구에 충실한 국회의원'들이 많아져 20대 국회 끝엔 호평을 받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