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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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올라오시면 안됩니다. 1층에서 기다려주세요."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회 현장은 비밀작전을 방불케 했다. 서울시향 직원들은 이사회가 열린 4층 회의실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에게 1층으로 내려가달라 요구했다. 이사회가 끝난 뒤 논의된 내용을 파악하려 했던 기자가 그대로 있겠다 하자, 직원은 다른 기자들과 합의된 사항이라며 재차 내려가 달라고 요구했다. 1층에 내려갔다 다시 4층에 올라오자 다른 서울시향 직원 2명이 있었다. 기자가 회의실 입구로 가려하자 직원들은 제지했다. 이날 서울시향 이사회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지난 1월 서울시 감사 결과 정 감독 가족이 항공권을 부적절하게 이용하는 등 계약사항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데다, 정 감독 부인인 구모씨(67)에 대한 경찰수사가 최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재계약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른 아침부터 서울시향 이사회가 열린 세종문화회관에는 30
'0'원. 내년 성공불융자 예산이다. 성공불융자는 1·2차 석유 위기를 계기로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1984년 도입됐다. 기업이 해외 유전·광구 등에 투자할 때 전체 투자금의 20%가량을 정부 예산으로 낮은 이자에 빌려주는 자금이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을 전액 감면하고 성공할 경우 원리금 외에 특별부담금을 징수한다. 위험부담이 큰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마중물'로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해외자원개발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면서 '눈먼 돈', '비리의 온상'이라는 꼬리표가 붙더니 끝내 전액 삭감됐다. 올해 예산은 1438억원이었다. 업계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당장 내년 검토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줄줄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투자하면 된다고 하지만 애초에 성공불융자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얘기다. 실제 박근혜정부 들어 관련 예산이 급감하면서 해외자원개
"내년에 코넥스 시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그는 "코넥스 시장이 활성화된 것을 보고 코스닥으로 가기 전에 코넥스 상장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코넥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은 '제3의 주식시장'으로 자리 잡은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코넥스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이달 3조4501억원으로 지난 2013년 코넥스 개설 당시(4689억원)와 비교해 7배 이상 커졌다. 일평균 주식거래 대금 역시 개설 첫해 3억9000만원에서 올해 17억9000만원으로 5배 정도 늘었다. 특히 최근 인산가와 아스팩오일 등이 새로 진입하면서 코넥스 상장사는 이달 22일 기준 사상 처음 100개사를 넘어섰다. 개설 당시 21개에 불과했던 상장사가 2년 반 만에 약 5배 늘어난 것이다. 코스닥으로 가기 위한 가교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올해 칩스앤미디어와 베셀 등을 포함해 그동안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코넥스 업체는 14곳에 달한다. 기존 상장사와
"중견기업에 지분 30%를 넘기고 투자를 유치했는데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경영권을 넘기라는 식으로 나와서 한 해 내내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인천 지역 중소기업 A업체 대표) "해외 디자인상도 받았지만 당장 초기 물량 5만대 찍기도 부담스러워서 단가를 못 낮추고 있습니다. 새해엔 투자를 받아서 현재 3000대 찍는 제품의 단가를 내리는 게 목표입니다." (수원 지역 중소기업 B업체 대표) 최근 방문한 중소기업 대표들의 말이다. 이들은 5년차에서 12년차 정도의 기업들을 경영하고 있다. 10명 내외 직원을 두고 있으며, 정부 과제를 수행해 연 매출 10억원 안팎을 올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개발자나 엔지니어 출신인 대표들은 "연구개발에 집중하느라 창업 초기에는 판로 확보에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고 말한다. 정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B2G(정부)로 박힌 '굳은살'이 B2B(기업), B2C(소비자) 시장으로 이행하는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뒤늦게 마케팅이나 영업전문가를 영입하려 해
"적게는 7일, 많게는 15일까지 연차를 못 쓴 사람들이 모두 하루에 연차 계획을 올렸습니다. 업무상 한 두명 빠지면 차질이 생기는 데 연차 쓰고 일하라는 뜻인가요?" 대기업 현장직인 A씨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회사에서 독려하는 연차소진제 때문이다. 경영상황이 안 좋다 보니 회사에서 지난 22일 연차를 모두 쓰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한 시간 안에 결재까지 끝마치라고 한 것. 문제는 상사였다. 상사가 '다 같이 쉬면 일은 누가 하냐'고 투덜거리자 A씨는 연차를 쓰되 회사에서 일이 있다고 연락이 오면 언제든 출근할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취업 전문포털 파인드잡과 잡서치가 지난 4월 직장인 10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65%는 연차를 반도 쓰지 못하며 42%는 연차를 쓰고도 일을 하거나 출근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연차를 다 쓰지 못하는 이유에 1위로 연차제도가 제대로 안되어 있고, 이어 상사나 동료가 쓰지 않아 눈치가 보인다고 답했다. 재계가 연말을 맞아 종무식을
"소비자들의 위생관념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중략)…무죄를 선고한다." 대장균군이 나온 시리얼 제품을 해체한 뒤 정상 시리얼과 섞어 판 혐의로 기소된 동서식품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에 대해 지난 17일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유·무죄를 판가름할 주요 쟁점은 동서식품이 기존에 만든 '대장균군 시리얼'을 완제품으로 볼지 여부였다. 완제품으로 간주한다면 현행 식품위생법상 불법이기 때문이다. 완제품이 아니라고 봤다면 합법이다. 재판부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완제품이 아니다'는 길을 택했다. 문제의 시리얼이 포장과 유통기한 표시까지 마쳤을지라도, 동서식품 내부에서 그 시리얼을 '완제품'으로 명시했을지라도, 제조공정상 검사과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완제품'이 아니었다는 판단이다.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여기서 '완제품'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말꼬리를 잡을 생각은 없다. 재판부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겉과 속, 명목과 실질, 껍질과 본질은 다르다는 재판부의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과잉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주택관련 규제를 풀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가계부채가 증가했지만 실제 (가계대출 증가가) DTI와 LTV 완화 때문이란 것엔 생각을 달리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그래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대책을 내놨다.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도 크지 않을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개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주택공급 과잉과 가계부채 증가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유 후보자는 이들 2개 난제에 대해 모두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주택공급은 과잉이 아니고 가계부채도 정부 대책을 통해 무리 없이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 후보자는 ‘문제 없음’ 판단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후보자가 ‘문제 없음’ 결론을 내린 와중에도 건설
지난해 4월 16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수밖에 없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0여명이 진도 인근 해상에서 사망·실종된 일, 일명 '세월호 참사'로 불리는 사건입니다. 다행히 172명은 현장에서 구조돼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때 살아남은 자, 특히 단원고 학생 80여명에 대한 얘기입니다. 올해 고3이 된 생존 학생들은 큰 아픔을 겪고 대입을 치렀습니다.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에 합격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들의 합격으로 다른 학생들이 떨어진 일도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재학생이었던 88명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단원고 특별전형(정원외)'에 지원해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지난 21일 머니투데이를 통해 이 소식이 보도되자 수험생 커뮤니티는 '특혜 논란'으로 들끓었습니다. 세월호
"가격규제 풀어줬는데 보험료 올릴 생각만 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겁니다. 진정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해야죠."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가 보험사도 놀랄만한 '역대급' 규제 완화를 단행했다. 보험가격 결정권을 시장에 넘기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당시 한 보험사 임원은 '내년 보험료 인상 도미노'를 걱정했는데, 불과 2개월 만에 우려는 현실로 변했다. '역대급' 규제완화 이후 '역대급'으로 보험료가 급등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사들이 포문을 열었다. 내년 1월부터 전 손보사가 어린이보험, 암보험, 간병보험 등 장기보험료를 최대 30%까지 올린다. 보험사는 예정이율을 내려 보험료를 인상하는데 내년 예정이율을 최대 0.75%포인트까지 조정한 것이다. 연간 0.25%포인트 조정했던 예년에 비해 조정폭이 3배나 된다. 더구나 보험사들은 올해 초와 6월 두차례 보험료를 올린 터였다. 연간으로 따지면 가격자율화 이후 예정이율을 1%포인트 이상 조정한 셈. 결과적으로 새해 벽두부터 장기보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탑방'은 사실 '불법건축물'(위반건축물)이다. 1960~70년대 농촌을 떠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인구가 몰리면서 도시에는 셋방살이가 크게 유행했다. 양옥집이나 개량한옥에서 한두 개 방을 빌려 사용하는 형식이었다. 1970년대 이후엔 처음부터 세를 줄 생각으로 2층집을 지으면서 아예 주방과 화장실을 층별로 따로 주고 계단 역시 외부에서 출입이 쉽도록 만든 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세를 더 받을 요량으로 지하의 보일러실을 개조해 반지하 셋방을 만들고 옥상에 옥탑방을 들이기도 했다. 외관상으론 2층집이지만 사실상 4층집을 만든 셈이다. 그 결과 1980년대 도시의 골목길마다 반지하와 옥탑방이 있는 3~4층짜리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이 빼곡히 들어섰다. 지하와 옥상에 셋방을 들이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합법과 편법의 경계는 모호했고 무엇보다 살 집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정부가 눈 감아준 측면도 있다. 게다가 때가 되면 옥탑방 등 건축법에
정부가 2016년도 경제 정책 방향에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의 시행 기조를 대폭 유연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목적은 소비 증진. 당장 내년 1월부터 이동통신사의 현상경품 지급을 허용하고, 신용카드사와 연계한 단말기 할인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20% 요금할인 안내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조사 및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지원금 상한선 문제를 포함한 단말기 유통법 전반에 대한 재논의도 실시하겠다는 대목이다. 미래창조과학부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사전 교감 없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제 당국이 손발이 안 맞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이러한 조치로는 미흡하다며 단말기 유통법 완전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규제 당국의 엄격한 법 적용으로 인해 이통사들의 자율적인 마케팅 활동이 위축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비슷한 요금제에 비슷한
지난 11월20일 하루 일과 후 정보공개청구사이트를 열었다. 면세점 사업자 발표 후 일주일여, 관세청에 면세사업자들의 개별 심사점수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일주일 새 수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특히 졸지에 사업권을 빼앗겨 매장을 빼야 하는 롯데면세점과 SK워커힐면세점의 딱한 사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5년 단위 시한부 면세점 허가에 대한 성찰과 비판도 잇따랐다. 처음엔 1년 후면 방을 빼야 하는 전세세입자로서의 개인적인 처지가 겹쳐 탈락자들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다. 여기가 무슨 공산주의 사회인가. 하루아침에 수천억 들인 사업장을 문 닫게 하다니. 억울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흐르자 궁금해졌다. 정말 억울한 일일까. 유통업계 주변인에 불과한 내가 모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전문가들이 어련히 잘했을까. 이런 생각이 확장되면서 궁금증을 참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면세점 선정에 대한 세부 점수 공개를 요청한지 한 달여 만에 받은 답은 간단했다. '비공개.' 혹시나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