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초 9개 보험사를 상대로 자동차보험료 담합의혹과 관련해 현장조사를 벌이자 보험업계 안팎의 반응은 하나같이 이랬다.
정황상 이런 반응이 나올법했다. 공정위 관심은 2014년 보험료를 인상한 중소형사로 쏠렸는데, 이들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시기가 4월~9월로 제각각인 탓이다. 보험료 인상폭도 1.6~3.4%로 2배 가까이 벌어졌다.
공정위는 중소형사를 들여다본 뒤 일부 대형사에 대해 다음날 추가 조사를 벌였다. 대형사는 보험료 인상에 민감한 개인용보다는 업무용 위주로 보험료를 조정했다. 그나마 점유율 상위권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공정위의 '뜬금'없는 현장조사에 "중소형사 직원이 최근 구조조정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2013년 말 보험사 사장단 회의 내용을 공정위에 투서한 것 같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역시 확인된 바 없다.
'깜깜'하기는 금융당국도 마찬가지였다. 공정위와 금융위원회는 이중규제로 인한 시장 혼란을 막겠다며 지난해 초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중규제가 될 소지가 있으면 사전협의하기로 했지만 이번 담합 의혹 조사와 관련해 금융위는 공정위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불공정행위가 아닌 담합은 사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공정위의 차보험료 담합 조사는 15년 전에도 한 차례 있었다. 2000년 4월 부가 보험료 자유화가 시행됐음에도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3% 수준밖에 못 올렸다.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 폭이 비슷해지자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대법원은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에 섣부른 판단을 내릴 일은 아니다. 다만 일각에선 공정위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형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액션'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정치적인 이슈로 가격이 뒤바뀐 사례가 지난달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재산정 과정에서 목격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규제개혁 일환으로 차보험료의 전면적인 자율화를 선언한 마당에 또다시 정부 당국간 엇박자가 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