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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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사시를 유지할 것인가 애초 계획대로 없앨 것인가를 놓고 법조계에선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 의견 모두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6년 전 합의를 통해 결정한 법안을 이제 와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게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은 강하게 남는다. 수십년간 치러졌던 사법시험의 폐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왔다. '법조카르텔'이라 불리던 연수원 기수 서열화를 토대로 한 사시 합격생들의 유대관계, 고시낭인 양산, 고시 합격을 위한 사교육 치중이 대표적이다. 이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로스쿨 제도다. 물론 로스쿨 제도 역시 기존 사법시험제도의 폐해를 모두 해소하거나 보완하는 대안으로서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 6년 동안 로스쿨 제도는 숱한 논란과 변화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방통대, 야간 로스쿨에 대한 논의가 등장했고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가 결정됐다. 교육부에선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교수 정원에 대한 방안도 제시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 3000명에 매달 50만원씩 준다는 이른바 '청년수당' 때문에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는 활동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 교통비·식비 등 최소한 생계비용을 줘서 돕자는 취지이지만, 청년표를 사려한다며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무분별한 현금 지원으로 청년들의 자립의지가 꺾일 수 있단 우려까지 나온다. 청년수당을 마련한 서울시의 설명을 들으면 그 취지엔 충분히 공감이 간다. 기존에 청년 일자리 정책은 양적수치를 늘리는데 급급해 청년들이 겪는 생활상 어려움이나 청년간 네트워크 부재 등에 대한 부분들을 간과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이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생활 문제는 '잠깐 고생하고 탈출하면 되는 것'보다 악화됐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뿐 아니라 임대주택 등 주거문제와 무중력지대 등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한 것을 봐도 청년 입장에서 고민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정책은 시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청년
"중국이 제일 무섭습니다", "10년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5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빠르게 성장해온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산업 분야가 어디 있겠냐마는 이제는 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최고 반도체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바탕 중국의 '반도체 굴기' 얘기가 오갔다.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반도체 분야 최고권위 학회인 ISSCC(국제 고체회로 학술회의)를 앞둔 간담회였다. ISSCC가 세계 반도체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만큼 채택 논문 수는 그 나라의 연구개발 능력과 직결된다. 2016 ISSCC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으로서 면모를 보여준다. 삼성전자(9편)와 카이스트(7편) 등을 앞세워 총 22편의 논문이 채택됐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다. 반면 중국은 2편이 뽑히는데 그쳤다.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단 홍콩(3편)과 마카오(3편)를 합치면 8편이다. 독일(7편)보다 많고 네덜란드, 이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의 특혜 지원 논란에 휩싸였던 신아에스비(옛 SLS조선)가 지난 12일 창원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받았다. 연달아 매각에 실패한 결과다. 신아에스비는 경남 통영에 위치한 중견 조선사로 2000년대만 해도 국내 10대 조선사에 꼽혔다. 하지만 조선업황 악화로 지난해 4월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9월까지 4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예비입찰 때 국내외 해운사와 조선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본입찰 때는 대부분 불참했다. 소수 참여한 해운업체는 대부분 자금조달 능력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신아에스비는 현재 영업활동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1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만 1조8320억원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954억원을 지불해 21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유일한 생존 활로로 여겨졌던 M&A(인수·합병)가 불발로 끝나면서 신아에스비는 결국 파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M&A(인수합병)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는 중국 보세면세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매장을 준비하는 뉴프라이드의 시가총액이 7500억원까지 급등한 이후 너도나도 본세면세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세면세사업은 한 기업의 독점적 허가체계가 아니다. 충칭에서 보세면세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3~4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베이징 공항에서 보세면세사업을 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보세면세사업은 중국 정부가 해외 유출 쇼핑 자금을 막기 위해 허가한 것이다. 관세와 증치세(부가세)를 면제해주고, CFDA(중국 식약품감독관리국) 등의 인허가 과정도 생략, 중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화장품·건강식품 등을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 보세면세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대부분의 기업 뒤에는 브로커가 존재한다. 이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보세면세 사업권을 받은 기업과, 한국 제품을 구매대행 및 운영해줄 국내 상장사를 연결시켜주고, 현지 컨소시엄의 일정 지분을
"금융회사가 분담금을 내면 민원이 줄어드나요?"(A금융회사 관계자) 금융감독원이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민원·분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발표한 '금융 민원·분쟁 처리 개혁방안'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소비자를 위한 조치라지만 실제로는 금감원의 과중한 민원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금감원으로 직행하는 민원을 금융회사와 자율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민원이 많은 금융사에는 감독분담금을 추가로 물리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72명의 전담인력이 연간 약 7만9000건, 하루 평균 4.5건의 민원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사의 민원처리 부서 대신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처리가 지연되고, 소비자의 만족도도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금융사에 대한 민원은 우선적으로 금융사와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왜 많은 소비자들이 금융사보다 금감원에 민원을 내려 하는지, 어떻게 하면 금융 관
"글쎄요. 워낙 견해차가 크고 완고합니다. 다음 주에도 의견일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거 같아 보입니다." 지난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관계자와 나눴던 대화의 일부다. 기간제법, 파견법 등 '비정규직 쟁점'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16일 열린 21차 노동시장구조개선 특별위원회 결과를 이렇게 전망했다. 이 관계자의 예언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현실화됐다. 노사정은 '비정규직 쟁점'에 대한 각각의 의견을 논의안에 병기해 오는 17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실상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공을 국회로 넘기는 셈이다. 그간 노사정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애당초 합의는 불가능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논의 과정에서는 내내 "상대가 입장을 굽히지 않아 합의가 어렵다"며 상대방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했다. 입장이 워낙 첨예한 사안이기 때문에, 공익위원 전문가그룹을 이용한 대안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노사정은 양보가 없었다. 노사정 대표는 전문가그룹의 제출안을 논의하기 위해 단 두 차례 만나 각
#. 오물을 잘못 버려서 지나가는 귀부인이 입은 비싼 새 코트가 더럽혀졌다. 귀부인에게 어디까지 보상하는 게 사회 통념상 맞는 것일까? 1. 세탁비를 물어주면 된다. 2. 똑같은 새 옷을 사줘야 한다. 3. 세탁비를 물어주는 것에 더해 세탁하는 동안 입일 수 있는 똑같은 옷을 빌려 줘야 한다. 한 보험사 임원이 던진 질문이다. 대부분은 아마 '1번'이라고 답할 것이다. 임원은 "옷에 대해선 1번이라고 하면서, 자동차는 왜 1번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동차보험 렌트 제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다. 표준약관에는 사고시 렌트할 수 있는 차량기준을 '동종차량 대여'로 규정했다. 만약 BMW 520d가 사고 났다면, 똑같은 차량을 렌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외제차 렌트비는 국산차 대비 평균 3.3배 더 나갔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국산차에 전가돼 사회적인 갈등을 빚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표준약관을 개정해 렌트 차량기준을 '동급 차량의 최저 요금
"일하라고 윽박지른들 장관이나 우리나 일이 손에 잡히겠나." 지난 12일 청와대가 "당분간 개각은 없다"고 못 박은 직후 한 중앙부처의 고위공무원이 기자를 만나 털어놓은 말이다. 현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일찌감치 제기됐던 이 부처는 사실상 수개월째 업무공백 상태다. 장관 교체가 예상되는 다른 부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관 입장에서는 물러나기로 한 상황에서 업무에 의욕을 갖기 어렵다. 소속 공무원은 일손을 놓고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둘 다 하루가 1년 같을 것이다. 수년째 중앙부처를 취재하면서 지켜본 온 입장에서 공무원을 탓하기만은 어렵다.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투철한 사명감도 먹고 사는 '밥그릇'과 직결된 인사 문제 앞에서는 쪼그러들 수밖에 없다. 이상과 현실을 놓고 왜 현실을 택하냐고 비판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그래서 공직사회에는 '인사가 만사'다. 더욱이 청와대는 개각론을 일축하는 과정에서 "당분간"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바꿔말하
"중국 비오이(BOE)가 한국 기업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기자와 최근 만난 국내 한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관계자는 "비오이에서 구매담당자를 비롯해 엔지니어 등 7~8명이 회사를 방문할 때면 절반 이상인 4∼5명이 한국인"이라며 "호의적인 면 등에서는 오히려 국내 대기업들보다 낫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오이뿐 아니라 차이나스타(CSOT) 등 다른 중국 업체 관계자들이 회사를 방문할 때도 한국인들이 절반"이라고 덧붙였다. 비오이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로 글로벌 순위로는 삼성과 LG 등에 이어 업계 5위에 올라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장비기업들엔 단기적으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과거 국내 장비기업들은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애를 먹었다.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견줄만하지만 일본과 미국 경쟁사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서였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과 LG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장비기업들 역시 후방에서 이들 업체를 적극
지난 11일 열린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최관호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대상을 받은 넷마블게임즈에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그는 행사장을 방문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을 겨냥해 내년 지스타 ‘메인스폰서’ 역할을 맡아줄 것을 에둘러 요청했다. 방 의장은 행사 후 "올해 지스타를 둘러보며, 모바일게임 업체가 어떤 식으로 참여해야 효율적일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세계의 게임쇼를 직접 방문해 본 결과, 모바일게임사의 참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넷마블이 지금껏 지스타에 불참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지스타는 '모바일게임'으로의 중심이동에 당황해 했다. 본래 지스타는 대형 PC 온라인게임을 수년간 만들어온 게임사의 '신작 발표장' 개념이 강했다. 관람객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게임을 접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행사장을 찾았다. 그런데 PC 온라인게임 신작이 줄어들고 모바일게임 위주로 사업 모델을 재편하는 게임사가 늘어나면서 지스타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 이
"주인 없는 포스코에 주인이 너무 많다." 지난 8개월간 이어져 온 '포스코 비리'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검찰이 전한 말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포스코그룹의 한 전직 고위 임원은 정치권에 취약한 회사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됐다. 정권이 경영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정권은 포스코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대표적 사례가 검찰의 이번 수사로 드러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80)과 정준양 전 회장(67)의 부적절한 관계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포스코는 CEO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 CEO 후보를 선발하고 자격을 심사하기로 했다. 외풍을 막고 공정하게 회장을 뽑겠다는 의지였다. 이후 2007년 추천위를 통해 이구택 전 회장이 연임됐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사임했다. 이 배경에는 이 전 의원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