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난 3일 벌어진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 대란 사건'은 '10년 연속 공항서비스 세계 1위'라는 명성을 무색하게 만든,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비행기 연착·지연뿐 아니라 수하물이 늦게 도착해 환승 비행기를 놓친 일부 승객들은 다른 나라 공항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생고생'을 해야 했다. 인천공항에 취항중인 피해 항공사들이 무더기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중이라니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공항공사는 승객에게 전달되지 않은 수하물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고장의 원인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사항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사 측은 개항 이래 가장 많은 승객이 몰려 과부하가 걸렸다고 변명하지만 이미 2014년부터 이용객이 수용한계(4400만명)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근본적인 예방책은 도외시한 채 안이하게 대처하다 결국 대형 사고를 맞이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2004년부터 줄곧 흑자를 내는 공기업이다. 2014년에는 6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000억원의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용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고도 정작 시설 투자에는 무색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어느 기업이든 제때 시설 투자를 하는 것이야말로 고도의 경영 판단에 달린 문제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그동안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최종 책임자인 사장이 잇따라 중도 사퇴했다. 시설 확장을 결정할 시기에 재임한 이채욱 사장이 2013년 물러난 데 이어 2014년 정창수 사장이 선거에 출마하려고 사퇴해 7개월간 공백이 생겼다. 전임 박완수 사장도 지난달 총선에 나가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이번 사태가 경영이 아닌 정치에 뜻을 둔 '낙하산 사장'들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결국 이런 중요한 자리에 전문성과 사명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인사를 내려보낸 인사권자들의 탓이 크다. 시시각각 수요를 예측하고 적절한 투자로 승객들이 언제든 불편 없이 드나들 수 있어야 하는 대한민국 관문이 낙하산 사장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쉼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