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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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 명절 전 지역구의 민생현장에 나가 텃밭 다지기를 하는 전형적인 행보다. 정치인이 나타난 시장은 수십만~수백만원어치 과일이나 생필품을 팔 수 있어 상인들은 하루는 ‘덕’을 볼 수 있다. 이마저도 전국 1200여개 시장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일회성 방문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날리 만무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난 시장 상인들도 “경제 좀 살려주세요”라는 말보다 “힘들어 죽겠어요”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정치인들이 생색내기용 ‘시장 나들이’보다는 시장상인들의 고통과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노력해달라는 것이 상인들의 바람이다. 예컨대 지난해 영화 ‘국제시장’의 인기가 부메랑이 돼 문을 닫을 뻔 했던 부산 국제시장 내 생필품점 ‘꽃분이네’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꽃분이네 주인 신미란씨는 상가 임대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두 배 이상 올려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못해 폐업 위기에 몰렸다. 이 소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까운 분들을 잃었다. 이렇게 빨리 물러날 분들이 아니다" 지난 6일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이끌던 3인의 임원이 자진 사퇴한 후 하나금융 한 관계자의 말이었다. 이날 통합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우공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정진용 하나금융 준법담당 상무, 주재중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 담당 전무가 함께 사표를 제출했다. 법원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합병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 합병이 6월 말 이후로 미뤄지면서 이들은 책임을 졌다. 불필요한 논란의 차단을 위해 책임있는 임원들을 '읍참마속(泣斬馬謖)'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하나금융 내부에선 이들을 비롯해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잃어버린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앞서 "양행 통합이 가시회되는 시점에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던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은 약속대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도 통합 추진 과정에서의 노사 갈등을 제대로
"가축질병 방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일종의 전쟁입니다." 지난 11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설 연휴 대책'을 발표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전쟁처럼 위급한 방역 상황을 강조하며, 국민과 축산농가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올들어 구제역과 AI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구제역의 경우 지난해 12월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지속되며 발생농장만 80개소를 넘어섰고, 살처분 두수는 9만마리에 육박한다. AI는 지난해 9월 이후 발생농장은 82개소, 살처분은 260만마리가 넘어가며 토착 질병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물리적 피해의 확산보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방역당국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특히 백신에 대한 농식품부의 이중적인 태도는 많은 농가에 혼란을 줬다. 농식품부는 백신으로 구제역을 완벽하게 방역할 수 있다고 접종을 독려했지만, 발생 농가가 늘어나자 지난 4일 신형 백신을 긴급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막지 못했습니까?" 지난 11일 발생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 신축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 서울시와 발주처인 동작구, 공사를 맡아 진행한 시공· 감리업체가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다. 이번 사고로 11명이 매몰돼 3명이 중상, 8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미리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을 많은 고비들이 존재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고는 사실상 이미 5개월 전부터 예고됐다. 외부전문가인 서울시 기동점검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당종합체육관 공사현장은 간이지지대(동바리) 부실시공 문제를 지적 받았다. 건설업계 전문가들도 천정 콘크리트 타설 중 사고가 났다는 기자의 질문에 "간이 지지대를 당초 정해진 기준보다 적게 설치하거나 넓은 간격으로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서울 시내에 10만원대 호텔 증가를 장려하지만, 현재 여행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중국관광객(유커)이 원하는 숙박 예산은 5만원 이하입니다. 유커 비율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외래객 총량을 기준으로 필요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허수인 이유입니다." 최근 만난 호텔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12년 7월부터 추진해 온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이같이 비판하며 호텔 공급 과잉을 주장했다. 방문 외래객 수를 분석 해보면 쉽게 파악되는 현황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분석은 이렇다. 지난해 방한 외래객이 전년에 비해 203만명 늘었는데 이중 중국인 증가분이 89%에 달했다. 중국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증가한 외국인은 23만명에 그친다. 따라서 2인실 기준으로 1일 평균 315객실만 추가로 늘어나면 되는데 실제 추가 공급된 객실 수는 3807실로 900%나 과잉 공급됐다는 것이다. 이는 유커들이 5만원 이하의 저렴한 숙소만 이용한다는 전제다. 하지만 서울시내 특급호텔
통신 3사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에 따른 정보 제공 여부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요청하는 이용자에게 자료 제공 여부를 알려줬다는 것과 SK텔레콤도 최근 들어 이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으로는 환영할 일이지만 이왕 공개하기로 한 상황에서 보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방식이다. SK텔레콤만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됐는지를 알려면 당사자가 직영점을 직접 방문해야만 확인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이용자의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이유”라고 말하지만, 수많은 본인 확인 수단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가장 번거로운 방법을 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통신사가 수사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이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통신사는 법원 판결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법원 판결은 통신자료를 제출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는 게 아니다. 통
"우리 기관은 자유학기제 중학생들 전부 감당 못해요." 몇 해 전부터 교육기부에 참여해 온 어느 기관의 토로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기관들조차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으로 몰려올 중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혀를 찼다. 일견, 두려워하는 느낌마저 받았다. 내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앞서 교사들은 체험장소 찾기에 분분하고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은 체험 프로그램 및 장소 발굴에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담당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아직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11월, 한국교육개발원,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자유학기제 포럼'에서 연구학교 학생들은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수가 적다"고 비판했다. 정작 원하는 직업군이 있어도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종류는 극히 한정돼 있다는 것. 지방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한 토론회에서 만난 전남 지역 연구학교 수석교사는 마땅히 검색해 볼 체험장소 사이트가 없다고 한
2013년 10월 첫아이를 낳고 아빠가 된 친구만큼 부러움을 산 친구는 '로또'(?)라고 불린 공유형모기지 시범사업에 '당첨'된 친구였다. 그 친구는 단 54분 만에 마감된 선착순 5000명 대상의 공유형모기지 시범사업 신청에 성공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얻었다. 당시 연 1%대 저금리로 20년간 대출해주는 데다 집을 팔았을 때 생기는 차익이나 손실을 국민주택기금과 나눠 갖는 '신개념' 상품이라는 설명에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초반 인기도 잠시, 본사업이 시작되자 반짝 신청자가 몰렸다가 최근엔 대출 실적이 크게 줄고 있다. 당시 당첨됐던 친구 역시 시간이 부족해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집을 사는 바람에 교통도 불편하고 난방비가 너무 많이 들어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대로 팔수도 없고 시세 역시 계속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는 정부가 더 파격적으로 소득기준 제한이 없는 '은행대출 수익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연소득 7000만원(부부 합산) 이하 등
프로야구 판을 향한 팬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넥센의 한 선수가 SNS에 올린 글이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프로 선수들이 '불법 안마시술소'를 다니는 등의 범법 행위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져 있어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넥센의 K선수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 편의 글을 올렸다. 글 서두에서 그는 "저는 친인척 분들과 주례 선생님, 그리고 저를 아껴주시는 수많은 동료, 지인들 앞에서 혼인 서약과 성혼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생활 내내 쓰레기 짓을 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K선수는 "정확히는 연애할 때부터 바람을 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그 다음 내용이었다. 그는 "불법 안마시술소와 오피스텔, 립카페 등의 각종 퇴폐 업소를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갔다. 원정(경기)을 갈 때마다 동료들과 룸살롱, 노래방 도우미를 부르고 놀았다"고 적었다. 계속해서 K선수는 "심지어 대전에서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 년 동안 연애(2013년)도 했다. 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듯 하다. 자신이 잘못해 놓고 염치없이 상대방을 나무라는 속담이 생겨난 이유가 딱 들어 맞는다. 수년을 공들여 준비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안을 한 순간에 뒤집어 놓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제와서 '언론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문 장관은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관련 정부안을 연내 발표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언론에는 백지화, 중단으로 보도됐다"며 "정부가 논의를 중단하거나 백지화 한 것은 아니며 잘못된 보도였다"고 항변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불거진 건보료 관련 정책혼선을 추궁하는 의원들에게 그가 던진 첫 해명은 '언론 탓'이다. 하지만 문 장관은 당시 "올해 안에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 만들어진)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 안은 참고자료로 쓸 것"이라고 단언했다. 1년6개월 간 정부와 각계 대표가 모여 만든 개선안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 이미 만들어진 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한 치라도 방심할 틈이 없어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보상으로 최근 연봉 5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은 SK하이닉스 직원을 만나 부러움을 표하자 돌아온 '겸손한' 답변이다. 하지만 그 겸손 속에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의 노련미가 묻어나온다. 이런 호실적을 이끈 SK하이닉스의 박성욱 사장도 요즘 유독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들뜬 축제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려는 의도도 있지만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았다간 곧바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다. 이는 수사적 표현이 아닌 체험에서 우러나온 혜안이기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SK하이닉스는 어느 기업보다 곡절의 역사를 갖고 있다. 2012년 전까진 늘 비상 상황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빅딜'을 통해 덩치를 키웠지만 과도한 빚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며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당시 일각에서 해외매각도 추진했지만 '하이닉스 사람들'은 "우리의 자존심과 혼을 담보로 맡기겠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장 목표를 공개했다. 코스피 20개, 코스닥 100개, 코넥스 50개, 총 170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지난해초부터 상장 목표를 발표해 연초 정례 행사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거래소가 지난해초에 발표한 상장 목표치는 코스피 30개, 코스닥 70개, 코넥스 100개 등 총 200개였다. 실제 신규 상장한 기업은 코스피 7개, 코스닥 68개, 코넥스 34개로 총 109개로 집계됐다. 전체 목표 달성률은 54.5%. 올해는 지난해 목표치의 절반도 못 채운 코스피와 코넥스시장은 낮췄고 지난해 거의 목표치에 도달한 코스닥은 대폭 늘렸다. 거래소가 상장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긴 하겠지만 올해도 100%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해 상장기업수는 68개였지만 다른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42개였다. 스팩을 제외하면 올해 코스닥시장에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