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의 맹목적인 가치 중 하나는 '국익'이었다. 2005년 11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실을 요구한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국익을 저버린 언론"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영화 '디워'의 작품성 논란에도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신지식인에 대한 이유 없는 반대라고 풀이된 바 있다. 당시 한 누리꾼은 영화 막판 흘러나오는 아리랑에 눈시울을 붉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출산율 제고는 한국사회의 이견 없는 이슈다. 국가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내수시장이 확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적정 수준의 인구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 '인구가 적으면 국력이 쇠한다'는 간단한 명제 아래 각 주무부처는 '워킹맘, 워킹대디'의 양육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 때 청년실업이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주목된다. 박강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주거 마련과 결혼, 출산 등의 도미노의 첫번째가 취직"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의 첫번째 전제조건이 취업이라는 것.
천문학적인 결혼비용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취업 없는 결혼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유교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국사회에서 미혼 여성들에게 결혼 없는 출산, 즉 혼전 임신이나 미혼모를 강요한다면 성추행이나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되기 십상이다.
문제는 높은 청년실업으로 청년들의 독방 생활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들의 '연애세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씨(28)는 "연애를 포기한다는 게 헛소리인줄만 알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굳이 소개팅할 생각도 없다"며 "인연을 만나도 잘해줄 입장이 아니지 않나"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서울시 혼인 건수와 출산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서울의 혼인 건수는 3만4692건으로 20년전인 1993년 10만 3511건의 33.5% 수준으로 줄었다. 또 지난해 서울시 가임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했다.
심지어 청년들이 취업준비를 위해 가족과 친구 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젊은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국익'과 해양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 국익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