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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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시행한다고 해놓고 불과 1주일 만에 말을 뒤집었는데, 어떻게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겠어요? 이건 정치 '논리'도 아니고 정치적 '오판'입니다." 한 시중은행 방카쉬랑스 담당자의 하소연이다. 정부는 당초 오는 4월 자동차보험 등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쉬랑스 4단계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행 한달여를 앞두고 돌연 철회됐다. 정부를 믿었던 은행은 참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은행권은 이번 결정이 총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을 의식해 정치권이 대형 보험사, 보험 설계사의 주장에 '굴복'했다는 얘기다. 정치권이 강경하게 나오자 정부 역시 한발 물러섰다고 성토한다. 어쨌든 정부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3년 전 결정한 사안인데, 시행을 코 앞에 두고 철회했으니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질만하다. 더구나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이미 시행을 1차례 연기했다. 나아가 '위헌 소지'까지 거론된다. 정부가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이 막판 극적인 타결로 끝났다. 4.9총선을 앞두고 극단적인 기싸움으로 번졌던 이번 협상이 양쪽 모두 자멸하는 치킨게임(chicken game)으로까지 치닫지 않고 끝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비록 지루한 협상으로 인사청문회가 늦어져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장관의 어색한 동거가 상당기간 불가피하지만 말이다. 결단력을 발휘해 먼저 용감하게 핸들을 돌린 것은 통합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다. 밤새 고민했는지 까칠한 얼굴로 20일 긴급기자회견에 나선 손 대표는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해양수산부 폐지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여야가 협상중에 조각명단을 발표한 이명박 당선인의 자세는 오만과 독선의 화신이자,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라고 비판하면서도 "정상적인 정부출범을 위해 결단하고자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여야 대치국면에서 통상 파국으로 치닫던 전례를 생각하면 손 대표의 결단은 평가받을만 하다. 물론 해수부 유지를 고집해 새 정부 출범의
라면과 과자 값을 비롯한 대부분 먹거리 가격이 올랐다. 가격 인상 움직임은 식료품을 넘어 생필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태세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와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 밀 거래 가격은 지난해 80% 급등한데 이어 올들어 달포 동안에만 90% 폭등했다. 대두 가격도 1년간 95.8%, 옥수수는 25% 급등했다. 이러한 곡물 가격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철광석 가격도 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브라질 철광석 공급업체인 발레와 올해 철광석 도입 가격을 65% 인상키로 합의했다. 한국경제가 원자재가격 상승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원 투 펀치를 맞은 셈이다. 특히 애그플레이션은 식량안보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식품가격이 올라가면서 자원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
"부적격당첨자 분양권 때문에 난리예요. 수천만원씩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샀는데 당첨 무효라니 황당할 수밖에요. 물건 판 사람은 찾을 수도 없고…." 조용했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해운대 아이파크' 분양으로 떠들썩하다. 국내 최고 분양가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모여든 100여명의 원정 떴다방, 수억원대 분양권 웃돈까지 해운대 아이파크는 분양시장 최대 관심꺼리다. 하지만 당첨자발표, 정식계약 등이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아이파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식 계약전 웃돈을 주고 부적격당첨자 분양권을 산 사람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든 떴다방을 통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고 또 붙는 방식으로 2∼3차례 손이 바뀌었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당첨자나 떴다방과 연락이 되면 다행이다. 웃돈을 붙여 분양권을 팔고는 고의로 연락을 끊는 경우가 많아 마지막에 물건을 산 사람은 수천만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해운대 아이파크가 들어서는
“현재까지 올해 반도체 투자 집행 일정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올해 반도체 부문에 투자키로 한 7조원을 어떻게 집행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담당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삼성전자의 주력사업 투자와 관련해 LCD부문은 지난해 11월 충남 탕정 8세대 LCD라인 증설에 2조562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로부터 LCD장비를 수주한 협력사들은 올해 3/4분기로 예정된 8세대 LCD 증설라인 양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8세대 LCD라인 증설 계획을 착실히 수립했던 LCD와는 달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삼성 특검의 영향으로 올해 투자키로 한 7조원에 대한 집행일정 수립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올해 D램 가격 급락 여파로 대만과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적인 반도체 투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도 지난해 6조9100
통신요금 인하논란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서민들에게 인심쓰듯 '통신비 20% 인하'를 공약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에 부응, 새정부 출범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요금 인하'를 장담하며 통신비 인하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그 서슬에 이번 만큼은 이동통신사들이 고정수입인 휴대폰 기본료와 가입비까지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꽝'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반시장적 압력'이라는 비판에 인수위는 할 말이 없었다. 결국 인수위는 이리저리 말머리를 돌리다가 꼬리를 내렸다. 인수위는 이달초 "현실적으로 가입비와 기본료에 손댈 방법이 없다"며 업체들에 공을 떠넘겼다. 그러자 국내 유무선통신시장을 대표하는 SK텔레콤과 KT은 기다렸다는 듯 자체적으로 마련한 요금인하 방안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간 통화료를 할인해주는 망내할인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키로 했고, KT는 다양한 결합서비스를 통해 할인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이
"기다리면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데 굳이 지금 팔 이유가 있나." 지난 2005년 말 세종증권 매각 당시 한 중형 증권사 오너에게 매각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돌아온 말이다. 이 오너의 전망이 요즘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금감원 신규증권사 설립 허용이 최근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불을 붙였고, 증권사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 인수금액으로 현 주가의 2배 이상을 지불한 것이 좋은 예다. 현대차그룹은 지승룡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345만5089주를 주당 6만481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번 딜로 신흥증권의 오너인 지승룡 사장과 특수관계인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과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지 못해 헐값에 증권사를 매각했던 대주주들 입장에선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그동안 증권업계의 M&A가 활발하지 못했던 것은 증권사 대주주들이 증권사를 매각에 따른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기
딱 10년 만이다. 모처럼 '금 모으기 운동'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외환위기 직후 외신들이 신기한 듯 취재경쟁을 벌였던 '금 모으기'의 기억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끄집어냈다. '숭례문 복원 모금운동' 발언을 통해서다. 12일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단 회의 자리였다. 이 당선인은 숭례문 복원에 대해 "정부 예산으로 할수도 있지만, 국민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복원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인수위가 "새 정부 출범 후 숭례문 복원을 위한 국민모금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명분은 좋았다. 이 당선인은 "국민성금을 모아 복원하는 게 국민들에게 위안도 되고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국민통합의 촉매 역할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국민이 봉이냐?", "아쉬울 때만 국민 찾느냐?"는 반응이 주류였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과 인수위 홈페이지에 걸린 댓글들이 그랬다. 이 당선인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의도 정가가 시끄럽다. 원내 제1당과 예비 여당간 치열한 힘겨루기 탓이다. 싸움 주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정부 조직 개편안. "작고 효율적인 정부"가 한나라당의 강조점이다. 이에 맞서 대통합민주신당은 "부처간 견제를 없애는 무차별적 통폐합"이라고 비판한다. 명분은 양쪽 모두 그럴싸하다. 핵심 쟁점인 부처 존폐를 놓고 벌이는 '논쟁 같은' 말장난 역시 팽팽하다. 우선 없애자는 쪽의 논리는 이렇다. "새로 이사를 왔다. 방이 18개다. 방 몇 개를 터서 14개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이전에 살던 사람이 방을 부수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한다. 내가 살 집인데…." 맞는 말이다. 살리자는 쪽은 다른 예를 든다. "승용차 18대가 있다. 대형차가 필요하다고 해서 몇 대 팔아 큰 차 마련하는 것은 동의한다. 그런데 조그만 소형차 2대까지 꼭 팔아 그랜저 살 필요 있나" 유지비는 줄지 않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는 반문이다. 그런데 정작 이유는 없다. 방
‘위험이 닥친 이유를 생각하면 안정을 찾는 길이 보이고, 혼란해진 이유를 생각하면 국가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도를 찾을 수 있으며, 멸망한 이유를 생각하면 존립의 길을 찾을 수 있다’.(思所以危則安, 思所以亂則治, 思所以亡則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006년 3월 14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4차회의 폐막 직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 서두에서 중국 국민에게 한 말이다. 중국 역사서인 신당서(新唐書)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 주류 쟁탈전을 벌이며 계파간 신경전이 벌어지던 당시 중국 정치제도 개혁의 초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에 대해 명쾌하게 내린 결론이다. 반면 우리는 혼란을 겪으며 더 큰 화를 키웠다.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경험을 잊었다. ‘부정’을 경험한 뒤 이를 ‘긍정’으로 개선하지 못하는 구조가 순환되고 있다. 여기엔 화재 진압 매뉴얼도 없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문화재청과 소방당국 사이의 신속하고 통일된 의견 일치도 없었다. 방화 경고라는 위험이 닥친
"금리가 월 2%입니다.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원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주식시장의 '개미' 투자자들이 그런 수익률을 낼 수 있을까요. 날고 긴다는 펀드매니저도 힘든 수준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미수거래가 중단된 후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주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사를 비롯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취급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출한도가 높은 저축은행 상품에 몰렸다고 한다. 정작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투자자들은 주식담보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상적인 투자로는 이자비용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A저축은행은 대출금리 월 1.9% 외에 6개월마다 1%의 취급수수료를 별도로 받는다. 이자나 수수료를 월 초에 선취하기 때문에 실질 이자율은 월 2%대 중반까지 치솟는다. 업계 최저금리라고 소개하는 B저축은행의 경우 금리는 월 1%지만 3개월마다 1%의 취급수수료가 붙는다. 역산하면 역시 월 2%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신용경색이라는 생소한 말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급기야 미국경제는 사실상 침체에 빠진 것으로 판명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전세계 경제도 심각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꼬리를 물고 있다. 달콤했던 설 연휴 기간에도 서브프라임과 미국 경기 침체는 그 위세를 더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주택을 비롯한 미국 부동산 가격의 급락이다.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새로 건축된 주택은 125만 채로, 2006년보다 25%나 급감했다. 이는 1980년 이후 최대폭 감소치다. 버블 붕괴의 단면이다. 미연준(FRB)은 신용경색, 미국 경기침체 흐름을 막기 위해 금리를 지난해 9월 이후 5번이나 내렸다. 기준 금리는 5.25%에서 3.0%로 조정됐다. 자금조달 비용(금리)을 낮춰 꽉 막힌 신용시장의 숨통을 트게한다는 취지였다.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되겠다는 민주, 공화당 후보들 역시 서브프라임을 잡겠다고 한목소리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