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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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과천청사나 중앙청사 구내식당에 예고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이나 내장탕을 올릴 용의가 있냐.”(한나라당 이계진의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용의가 있습니다.”(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피곤함이 얼굴에 가득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째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으로 국민의 따가운 여론에 시달린 탓이다. 급기야 한 국회의원이 정부 청사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를 등장시키는 건 어떠냐는 제안에 정장관은 단비라도 만난 듯 선뜻 좋은 아이디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정작 과천정부종합청사와 정부중앙청사에 위탁급식을 맡고 있는 풀무원계열의 위탁급식업체 ECMD(이씨엠디)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급식업체로서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가장 중요한 데 미국산 쇠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설사 고객
"UBS에 돈 받으러 오셨나요?" 지난 주 UBS 본사 취재를 위해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했을 때 입국 심사대에서 던진 말이다. 한국 기자단을 마중나온 현지 가이드도 'UBS' 피켓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적잖이 따가웠다고 토로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38조원을 상각한 UBS에 대한 현지인들의 실망과 분노는 생각보다 컸다. 이들의 분노는 단순히 주가가 반토막 났다는 데 있지 않았다. 모든 스위스인들이 UBS 부실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UBS는 스위스 경제의 상징이자 스위스인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UBS는 프라이빗뱅킹과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세계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온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같은 '국민의 은행'이 바다 건너 미국에 어떻게 투자했기에 세계금융시장에서 불명예를 안게 됐는지, 내부 손실이 4조4000억원으로 불어날 때까지 왜 솔직히 털어놓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프랑스의 저명한 출판·문화 주간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앞두고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광우병이 불안한 소비자들은 거리로 나와 "대통령을 탄핵해서라도 수입을 막자"고 외치는 중이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먹었다"는 LA갈비의 처지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대형 할인점에서는 갈비살을 뼈와 함께 절단한 속칭 'LA갈비'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웃지못할 얘기까지 전해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광우병 청정지역이라는 호주산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덤터기를 쓰는 셈이다. 이처럼 실상은 별 관계가 없음에도 사회상황 때문에 덩달아 피해을 입는 것이 많다. 인간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남북 이념논쟁과 관련해 1990년대까지 흔적이 남았던 연좌제(緣坐制)를 예로 들지 않아도, 최근 교체설이 돌고 있는 금융 공기업 기관장들의 처지가 그런 듯 싶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이뤄지던게 공기업 기관장들의 교체였다. 이전 정권과 코드를 함께한 이들을 교체하려 하는 건, 국정운영의 효율면에서 당연하
우리나라와 정서상 매우 가깝다는 이탈리아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번째 총리에 취임한다. 언론, 금융을 아우르는 재벌기업인이자 프로축구팀 AC밀란까지 소유하고 있는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내 최고의 친기업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뇌물수수, 탈세 등 부패혐의로 재판받은 그가 물러난지 2년만에 화려한 재기를 한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다. 그의 재등극을 알리는 첫 신호탄은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나폴리에서 울려 나왔다. 나폴리가 위치한 남부지역은 농업지대로서 전통적인 좌파 터밭이다. 반대로 북부 공업지대는 우파지역이다. 눈부신 햇살과 곤돌라 사공의 '산타루치아' 노랫소리가 가득해야 할 나폴리에서 선거를 앞두고 넘쳐난 것은 쓰레기였다. 마피아의 큰 이권이던 청소수거작업을 대행하던 업체들의 파업에 지방 정부는 속수무책인채 TV 등 언론에는 거리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와 코를 막는 관광객들 모습만이 가득 나왔다. 사태의 압권은 다이옥신 모짜렐라치즈 파동이다. 나폴리 명산인 모
전세계를 돌던 2008 중국 베이징올림픽 성화가 지난 27일 서울에 도착했다. 이번 성화는 유럽과 아프리카, 일본을 달려오면서 올림픽 반대 시위자들의 저지로 지구촌 곳곳에서 수난을 겪었다. '이념'과 주장'을 태운 탓일까.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의 붉은 물결과 함께 서울에 상륙한 이번 성화는 역대 어떤 올림픽 성화보다 뜨거운 열기를 동반했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한 성화 봉송 행사에 앞서, 일부 시민단체들은 "중국이 티베트 탄압과 북한 탈북자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성화 봉송 행사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성화 봉송행사가 무리 없이 진행될지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경찰은 성화 봉송을 방해하면 현장서 체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돌발사태에 대비해 병력 8000여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당초 예상대로 성화 봉송행사를 방해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 시위도 있었지만 정작 문제는 성화를 지키겠다며 오성홍기를 들고 나타
"소를 도둑 맞았는데, 외양간도 제대로 못고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근 잇단 고객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종합대책을 두고 보안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이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i-PIN)'을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도입시키고, 주민번호와 계좌번호 등 금융정보는 반드시 암호화해 보관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개인정보 유출사고시 사업자에게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벌칙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들이다.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수천만명의 개인정보들이 이미 빠져나가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2차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다. 수많은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 인터넷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포털의 블로그나 게시판 따위를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맨땅의 가격이 한달새 두배 가까이 올랐다면 분명 투기세력이 있는 것 아닙니까?" 국토해양부가 새만금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지난 25일 군산의 한 건설업자가 한 말이다. 논과 밭이 대부분인 군산시 옥구읍 일대 땅값이 지난해 말 3.3㎡당 3~5만원선에서 최근 2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에 대해 그는 거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군산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땅값은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동안 땅값이 무려 7%나 올랐다. 이날 국토부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군산 땅값은 다시 한번 폭등할 조짐이다. 땅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지역은 군산뿐이 아니다. 대운하, 뉴타운 등 각종 개발 호재에 따라 전국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땅값이 16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처럼 땅값 급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각종 개발 계획이 해당 지역 발전보다
"아빠가 다니는 회사가 어딘지 알아?" "삼성전자요" "나중에 커서 아빠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할래?" "싫어요" "왜?" "매일 늦게 오잖아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C모 차장과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대화중 일부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에 다니는 아버지가 나름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던진 질문에 매일 일 때문에 늦게 오는 아빠에 대한 책망이 담겨있는 대화다.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들의 마음 속에 '아빠의 직장'에 대한 괜한 미움이 자라난 듯하다. 오늘날 세계 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한국 직장인 아버지들 대부분의 모습이다. 가정보다는 회사에 무게 중심을 둘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아버지'에 대한 '아들'들의 생각이 묻어난다. 이런 삼성에 대한 또 다른 아들의 생각도 있다. "아빠 힘내세요. 제가 미술대회에서 1등 해서 60만원을 타면 삼성에 기부할께요" 최근 특검 수사로 인해 사실상의 그룹 해체 지경까지 몰린 '아빠의 회사'를 TV 뉴스를
"펀드이름에 아시아가 들어가서 분산투자한다고 생각하고 가입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상 중국, 인도에 몰빵하는 펀드나 다름없더군요. 손해봤습니다." "이상하네요. 하락장에서 분산투자는 좋다고 해서 그리했는데 투자성과는 기대이하더군요" 분산투자 조언에 따른 사람들의 불만이다. 작년말부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펀드 운용·판매사들은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중국에서 브릭스로, 다시 더 넓은 지역에 나눠 담으라는 조언에 투자자들은 수수료 물어가며 펀드 갈아타기에 바빴다. 그러나 '분산투자' 조언은 효험이 과장되거나 오도된 면이 있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하락장에서 해외 증시는 상승장보다 더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높다. 떨어질때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분산투자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늬만 분산투자' 펀드에 오도된 경우도 있다. '이머징인프라', '아시아컨슈머' 펀드도 이름으로 봐서는 분산투자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중국, 인도비중이 커 사실상 친디아펀드다.
요즘 금융권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금융 공기업 수장들이 사실상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글로벌 신용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화조달 사정을 놓고도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모른 정도로 당국의 시그널이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는 "국책은행장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영입하겠다"고도 했고, "과도한 공기업의 연봉을 깎겠다"고도 했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모두 그럴 듯한 방침이지만 정작 연결시켜 놓으면 헷갈린다. 금융 공기업 기관장들의 연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연봉을 깎여가면서 물설고 낯선 땅에 도전하겠다는 글로벌 인재가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제시한 '원칙중심의 감독, 비명시적 규제 철폐' 역시 애매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원칙중심의 감독이란 금융회사가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금융회사 자율에 맡긴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 일 양국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순방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다소 소원했던 한미관계 회복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기자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반미하면 어때”라는 발언에 가슴 졸이던 그들이었다. 이 대통령의 방미를 놓고선 '참을 수없는 가벼움'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그러고 보면 대통령의 대미외교만큼 민감한 일도 드물 듯하다. 조금 섣부르다 치면 아마추어 외교, 심지어 '등신외교'라는 막말을 듣고, 공조에만 무게를 두면 '굴종외교'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니 균형잡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댓글은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외교적 성과와 관련된 댓글은 거의 전무한데 비해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대통령의 웃음이 넘쳐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유독 영어를 쓰는 외국인앞에 서면 언어의 빈곤을 웃음으로 얼추 때우는
지난 18일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여왔던 쇠고기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지자 축산농가를 비롯한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국민의 먹거리 안정성을 해친 국치일' '역사상 없는 굴욕 협상' '퍼주기 협상' '사전 각본에 의한 협상' 등 격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협상"이었음을 강조했다. 또 광우병 등 안전성 문제는 철저히 검증하면 된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어떤 협상이든 대전제는 '주고 받기'다. 일방이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무엇인가를 양보하고 대신 다른 것을 취하는 식이다. 정 의견이 상충하면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도 우리측은 과연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얻었는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우리가 내준 것은 물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사실상 전면 시장개방이다. 부대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미국측이 요구했던 사안을 대폭 수용했다.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