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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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실적이다. 눈 앞에 숫자가 펼쳐지면 그제서야 그 기업의 대략적인 스케치가 가능해진다. 마치 미끼를 물은 붕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눈으로 보기 전까지 고수가 아니면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이런 경우도 실적(숫자)는 중요하다. 기업이 새로 사업에 진출할 때, 왜 진출하려는지,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등에서 전달하려는 내용의 골자는 숫자가 말해준다. 숫자로 대변되는 정보전달 체계에서 기업 CEO들은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자신의 성적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생계와도 직접 관련이 있어 더욱 그렇다. 얼마전 신세계 백화점 기자간담회에서 일이다. 백화점 부문 석강 대표가 2010년까지 신세계 백화점 부문 매출을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 연간 2조9000억원의 매출에 머물렀던 신세계 백화점이 4년만에 5조원이라니! 설명이 뒤따랐다. 패션 명품 1번지 강남점이 8000억원, 리모델링 효과가 나타나는 본점에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의 소공이 제나라에 몸을 의탁한 일이 있다. 제 나라의 경공이 "어찌하여 도망치는 지경이 됐나"라고 묻자 소공은 "충신을 등용하지 않고 간신배와 소인배들만 옆에 두었다"고 한탄했다. 경공은 재상 '안자'에게 "소공이 잘못을 깨우친 것 같으니 노나라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묻는다. 안자는 "이미 때가 늦었다"고 답했다. 그는 "물에 빠지고서야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전쟁에 직면해서야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메어서야 물을 마시기 위해 급히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임갈굴정'(臨渴掘井)이다. 목이 마른 뒤에야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준비없이 일을 당해 허둥대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월, 당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한 조찬강연에서 이 사자성어를 인용하면서 금융기관들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위원장은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금융회사의 쏠림과 경쟁이 심해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1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1997년 외환위기로 휘청거렸던 한국이 메릴린치 투자를 통해 처음으로 '빅리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월가 투자은행의 상징인 메릴린치에 한국이 급전을 댈 수 있었던 데는 '넬슨 최'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었다. KIC의 메릴린치 투자는 연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중국투자공사(CIC)가 세계 금융시장에 돈세례를 퍼붓는 동안 KIC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고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던 때였다. 메릴린치가 '한국 국부펀드의 첫 전략적 투자'라는 상징성을 살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됐지만 KIC로선 첫 발을 떼기 쉽지 않았다. 섣불리 투자를 제안했다 거절 당하는 낭패를 겪진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월가 은행권에서도 그동안 보수적 투자로 일관해 온 KIC에 먼저 투자 요청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메릴린치의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성한 넬슨 최
"굳이 왜 잔칫상에 재를 뿌렸을까" 조준웅 특검이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 지난 14일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로 사용돼 온 '승지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다음날인 15일 아침 삼성그룹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한 기업인들의 반응이다. 특검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안돼 삼성의 심장부를 잇따라 급습(?)했다. 그러나 특검이 삼성그룹 본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15일은 다름아닌 삼성전자가 전세계를 상대로 지난 한 해의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1000억불 달성'을 자축하는 축제의 날이이었다. 이 같은 특검의 예상치 못한 초강수에 대해 삼성 측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기업계도 특검이 의도적으로 삼성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잔칫날을 택한 것이 아니겠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은 16일 오전 가진 특검 브리핑에서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뿐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수사를 하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물
새 정부가 통일부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통일은 더 이상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 동안 통일부와 외교부가 티격태격하며 혼선을 일으킨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정부의 '일방통행식' 대외노선 변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틈 날 때마다 "한미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남북미 3자가 한 곳을 바라볼 때는 맞는 말이지만, 어느 하나라도 다른 곳을 바라볼 때는 맞지 않는 말이 된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때처럼 미국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는 북한의 돌출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정부 내부의 행정조직 개편 문제로 북한이 남북관계를 냉각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모습도 불안하다. 북한은 통일업무를 민족 내부의 일이라며 외무성 관계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통일전선부에서 전담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통일부 폐지를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다'는 신호
새 정부가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향으로 초기 부동산정책 구도를 잡고 있다. 가격 안정을 위해선 가급적 현행 정책을 흔들 수 없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골격은 유지하되, 거래 활로를 위한 작업부터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양도소득세 완화책이다. 나름 방향성은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1가구1주택자의 장기보유 특별공제율 확대 정도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안대로라면 장기보유 공제율을 최대 80%까지 받기 위해선 적어도 15~20년 이상 1주택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해당되는 집주인이 얼마나 될지, 또 그들이 이번 조치로 집을 처분할 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 때문에 시장에선 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과 같은 또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가 다음달 새 정부 본격 출범에 앞서 그동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펼쳐온 부동산정책의 상당수다. "(
이스트소프트의 '알약'과 '야후 툴바' 등 실시간 무료백신이 나온 뒤 무료백신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료결제되는 백신을 버젓이 무료백신이라고 위장한 광고가 인터넷에서 판을 치고 있어 이용자들의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 포털 검색창에서 '무료백신'을 치면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프리미엄링크 등 검색 상단 '키워드 광고'에 다양한 무료백신들이 주루룩 뜬다. 문제는 이들 '무료백신'들이 대부분 무료가 아니라는 점. 프로그램 설치와 악성코드 진단과정까지는 무료지만, 치료는 '돈'을 내야하는 엄연한 '유료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이들 프로그램은 하나같이 '무료백신'이라는 키워드로 사용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영세 규모의 악성코드 치료업체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금융권 키워드보안프로그램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전문보안업체까지 포함돼 있다. 해당업체는 '최신 악성코드 패턴에 대해서만 유료"라고 주장했지만, 요즘 창궐하고 있는 악성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는 끊임없이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연일 북적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장이 마련된 센트럴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8'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규모와 전시제품 모두 2700여개 참가업체보다 뛰어났다. 삼성전자 전시장은 2310㎡(700평)으로 참가업체들 중 가장 넓었고 LG전자도 2208㎡(669평)로 3번째였다. 두 회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큰 AMOLED TV,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PDP TV 등을 포함해 '세계 최대' '세계 최초'라는 표현이 붙여진 제품들을 내놓고 1~2년 후 TV, 휴대폰, 각종 AV제품의 변화를 미리 보여줬다. 하지만 이처럼 돋보인 삼성 및 LG 제품들과 별개로 전시회 기간 내내 남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 기업들이 당장 1~2년 후 제품의 변화를 보여줬다면 5~10년 후 변화를 예언하는 것은 여전히 해외기업들의 몫이었다는
"일단 말씀을 많이 들어야겠지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금융인의 첫 만남이 있던 9일 오후. 어떤 이야기를 하실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짤막하게 답한 뒤 서둘러 입장했다. 대부분 당선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노라고 답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 정작 이 당선인은 "기탄 없이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금융계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다. 이어진 금융계 인사들의 5분 스피치. "말씀을 많이 듣겠다"던 금융계 인사들의 건의가 쏟아졌다. 주로 규제 완화에 대해서다. 한 인사는 "물이 100도가 돼야 수증기가 만들어지는데 98도만 되면 정부가 들어온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정부는 참아야 한다"는 과감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겸업주의 강화를 위한 법령 개정, 금융기관의 대형화 필요성, 지주회사법 개선 등 그동안 묵혀뒀던 다양한 아이디어와 건의가 쏟어졌다. 간담회는 예정 시간보다 40여분 지나 끝이 났다. 이 당선인의 다음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후문
"인수위의 설익은 말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불쑥 말을 바꾸면 주식 투자자들은 어쩌란 건가요." 지난 8일 한 개인투자자에게 걸려온 전화내용이다.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산은 IB부문-대우증권 합병 후 민영화 방안'을 내놓자 관련 주식들이 폭락했다. 변화무쌍한 인수위 행보에 시장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교체기인 만큼 정책에 변화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공상적인 정책들이 섣불리 나와 심한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금융지주의) 구체적인 절차나 매각가격 산정기준에 대해 산업은행이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들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더라"며 "60조원이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매각가격으로 내놓은 60조원만 해도 우리금융이 액면가의 4배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해 산은 자본금에 3~4배를 곱한 정도다. 실행에 앞서 정비해야 할 법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주사 전환 후 얼마나 시
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주)이 유세 도중 눈시울을 적셨다. '미국판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힐러리 후보에게서 눈물을 뽑아낸 표면적인 원인은 선거 유세의 고단함일지 몰라도 그 고단함을 뼈에 사무치도록 만든 장본인은 최대 라이벌인 배럭 오바마 의원(일리노이주)이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오바마 후보,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에 뒤져 3위로 밀려났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힐러리 후보는 좌불안석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후보가 1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 당원 대상 투표였던 아이오와 때보다 비당원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로 진행되는 이번 투표의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 아이오와 코커스 직전 20%에 육박하던 전국 지지율 격차는 어느새 한자릿수(7일 라스무센 전국 여론조사 힐러리 33%,
이명박 정부에서 연금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우여곡절 끝에 국민연금법이 개정된지 불과 6개월만이다. 1월부터 첫 걸음마를 뗀 기초노령연금도 역시 수술대에 오른다.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바꾸고 국민연금과 통합시켜 운영하겠다는게 골자다. 아울러 참여정부에서 변죽만 울리고 말았던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도 함께 고치겠다고 나섰다. 이른바 '쌍끌이' 개혁이다. 그런데 달콤하게 들리는 개혁이란 단어를 뒤집어보면 '고통 분담'에 다름 아니다. 쉽게 말하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손해를 감수하자는 안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이 본격 추진되면 국민들은 보험료를 더 내고 현재 급여수준을 유지하던지, 그대로 내고 현재보다 낮은 연금을 받던지 간에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작년 국민연금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 보험료(9%)는 그대로 두면서 급여율을 60%에서 40%로 낮춘지 얼마 안돼 다시 전면 개정을 하자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