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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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가총액 3위의 대기업 현대중공업과 비엠티, 미래화이바JSC 등 소형기업 2군데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진하게 느낀 격언이 있다. 바로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탐방한 세 기업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부문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현대중공업은 1983년 이후 건조량 기준 세계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로 올 순익만 1조원을 넘었다. 비엠티는 반도체 설비부문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25~30%를 차지하는 1위 피팅업체다. 미래화이바테크의 자회사인 미래화이바JSC는 패딩업체로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 증권거래소에서 첫 상장했다. 이들 기업은 한 분야의 정상에 있을 때 위기로 간주하고 다음 사업을 준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조선이 총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하지만 조선업만을 자랑하지도 내세우지도 않았다. 오히려 조선업은 6개 부문중 하나이며 현재 호황이기에 비중을 두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비엠티는 계장용 피팅산업
대통령선거가 임박했다. 선거 때는 공약이 쏟아지기 마련인데, 올해는 어느 때보다 서민정책이 많았고 대부업 억제책도 그중 하나였다. 서민을 챙기겠다는 후보들에게 대부업은 '매력적인' 소재였다. 민주노동당의 '대부업 대출이자 상한선 하향안'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고, 각 정당도 앞다퉈 정책을 내놓았다. 결국 지난 10월 대부업 이자 상한선을 연 66%에서 49%로 인하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이는 음성업체가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이자율까지 내려가고 있어 어느 정도 성공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업을 악덕 고리업자로 무작정 금기시하기보다 정상적인 금융서비스의 영역으로 끌어안는 분위기가 필요해 보인다. 우리보다 대부업 역사가 30년 이상 앞선 일본은 한때 대부업의 부작용이 심각했으나 지금은 180도 진화했다. 은행이 자회사로 대부업체를 거느리고 있고, 덩치가 큰 대부업체들은 거꾸로 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은행과 대부업체가 지분을 교환해
미국 부모들도 한국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자녀 교육에 등이 휘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노후 준비는커녕 아이들의 대학 학자금 마련도 벅차다는 푸념이 미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재테크 전문지인 머니매거진은 '도와주세요! 아이들이 우리를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어요'(Help! Our Kids are driving us broke)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의 자녀 교육비 부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뤘다. 머니매거진이 이 기사에서 제시한 해법은 다름 아닌 '절약을 통한 저축의 중요성'과 아이들에게 올바른 개념의 '경제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교육의 몰락'으로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리는 우리 부모와는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사교육 열풍이 그다지 거세지 않다. 공교육이 상대적으로 잘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학교는 아이들에게 공부만 잘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스포츠, 봉사활동, 클럽활동 등 과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
"애들이 이렇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은 문제입니다." 경기도 성남에서 고3 학급을 맡고 있는 한 선생님의 말이다. 1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제자들을 모두 데리고 온 이 선생님은 작심한 듯 정부와 언론에 대해 조목조목 뼈 있는 말들을 쏟아냈다. "'수능등급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 제도 내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은 별로 없어요. 언론이 너무 부정적으로만 접근하니 애들은 피해의식부터 갖고, 자신의 실력보다 입시제도를 탓하기 바쁩니다. 이런 피해의식을 갖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애들이 너무 불쌍해요." 선생님은 애들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에 언론이 적어도 30%의 책임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행사장에서 실제로 학생들을 만나보니 상황은 심각했다. "내년에는 등급제가 바뀔 것 같은데 왜 우리만 피해를 봐야 하는 거죠? 너무 억울해요." 만나본 10여명 학생들은 대부분 이 말을 빼놓지 않았다. 내년에 등급제가
"허기져서 일을 못하겠어요." 지난 11일 충남 태안 신두리에 자원봉사를 나온 백명기(50) 씨의 푸념이다. 서울 구급차 직원들의 모임인 '한우리자원봉사단' 회원 10여명과 새벽 3시에 서울을 출발했다는 백 씨. 도중에 휴게소에서 가락국수를 먹은 것 외에는 점심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했다. 화장실이 없었던 것도 고역이다. 남자들은 이목이 닿지 않는 곳으로 뛰어가서 '볼 일'을 처리하면 되지만 여자들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물을 마실 수 없었던 것. 마른 침을 삼키며 갈증을 참는 것도 일순간이다. 기름 냄새로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줄 긴급의약품도 없었다. 12년 전 씨프린스호 사태 등 전국의 재난 현장에 달려간다는 백 씨는 "이처럼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작업현장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1000여명이 찾은 신두리 상황실에서 단 한 명의 담당자가 우왕좌왕하고만 있던 모습도, 백 씨의 눈에 밟혔다. 태안군청 상황실에 따르면 유
검찰이 요즘 부글부글 끓고 있다. BBK 수사결과에 대한 공정성 논란에 이어 초유의 '검사 탄핵 소추안'이 발의되는 등 검찰에 대한 '불신'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검찰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여러 언론사의 법조 기자들도 수사결과 및 검사 탄핵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가 '가치 판단'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일단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팔은 안쪽으로 굽었다. 정성진 법무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BBK 수사결과에 대해 검찰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임채진 검찰총장 역시 12일 '검사탄핵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수사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입장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조사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신뢰' 보다은 '불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검찰에 대한 불신은, 과거 외압에 당당하지 못했던 검찰 스스로가 초래한 측면이 없지 않다. 올해 초 대검찰청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
서울 송파신도시를 둘러싼 건설교통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005년 송파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때부터 이견을 보였던 건교부와 서울시가 사업 추진 단계마다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송파신도시내 그린벨트 해제 문제로 충돌했다. 서울시 의회가 교통대책 미흡, 도시 연담화 등을 이유로 송파신도시내 그린벨트 해제 결정을 재차 미루자, 건교부는 서울시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개발을 강행하겠다고 맞섰다. 건교부는 "서울시 요구대로 서둘러 광역 교통대책까지 마련했다"며 "서울시가 내년으로 결정을 또 연기한 것은 송파신도시 추진을 방해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교통대책은 차치하더라도 송파신도시내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도시 연담화가 우려된다"며 "보완대책 없이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문제가 발생할 게 뻔한데 일정에 쫓겨 쉽게 결정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건교부와 서울시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린벨트를 풀려면 해당 지방의회의 의견을 청취
"사장님과 얘기해도 어차피 내용은 같을 겁니다" G마켓 매각에 대한 상세한 진행 상황을 대표이사에게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인터파크 홍보실 직원이 부인으로 일관하며 언급한 말이다. 1개월여전부터 인터파크가 29% 지분을 보유한 G마켓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G마켓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50% 가까이를 잠식한 업체로서 올해 연간 총 거래액이 3조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 시장에서 영향력이 몰라보게 커지고 급기야 뉴욕 증시에까지 상장한 관계사 덕에 인터파크는 하향곡선을 그리던 실적에도 불구하고 7000원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까지 인터파크는 G마켓에서만 60억원의 지분법평가이익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인터파크의 영업이익 10억원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G마켓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는 17억원 적자에 허덕였다. 인터파크가 회계장부상 G마켓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정도인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에 인터
"S사는 이명박 후보가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사장님이 이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랍니다." "A사 대표이사가 이명박 지지를 선언했답니다." "유명 연예인 B가 이명박 지지를 선언한다는데 소속사도 수혜주 아닌가요." "C사 대표는 이 후보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증권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있는 내용들이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증시에서 이명박 수혜주 찾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대선 레이스에서 이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양상도 점점 비이성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와 하나라도 관계를 엮어 주가를 올려보고자 하는 모양새가 또다른 줄서기같다. 대표이사가 이 후보 선대위원장에 합류한 리젠과 대주주가 이 후보와 친분이 있는 신천개발, 효성ITX 등은 한나라당 경선 이후 일치감치 이명박 테마에 합류했다. 이들 선후발 이명박 관련주들은 지난주를 5일 연속 상한가로 함께 내달았다. 최근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하며 수혜주에 편승시키려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모 증권사는 이
"강남의 재건축을 규제하느라 지방 재건축은 거의 고사상태입니다. 노후 단지들은 서서히 슬럼화되고 있습니다." 동부건설의 김경철 상무는 최근 지방 재건축 시장을 점검하고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이 같이 표현했다. 재건축은 규제가 많은데다 지어놔도 분양이 안되다 보니 건설사들이 지방 수주를 포기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 역시 새 집을 기다리지 않고 중도에 현금 청산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한다. 재건축 추진기간이 워낙 긴데다 준공돼도 전과 같은 프리미엄이 보장되지 않는 탓이다. 최영일 대구지역재건축재개발연합회장(수성지구 우방타운재건축조합장)은 "대구에서 현금청산을 원하는 조합원들은 전체 조합원의 절반을 넘거나 심하면 70~80%에 육박한다"면서 "현금청산 주택은 일반 분양 물량으로 돌려야 해 사업 위험부담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을 못하고 방치되면 주민들은 하나들 빠져나가고 결국 범죄가 우려되는 슬럼화가 진행된다. 사정이 이렇게 된데는 주민들의 성급함을
'책임'(責任)'의 한자 풀이는 흥미롭다. '책'(責)의 본래 뜻은 '진 빚을 갚기 위해 일한다'는 의미다. 회초리를 본뜬 상형에 재물(貝)을 합한 글자로 재물을 빌렸다 제때 갚지 못하면 채찍질하고 꾸짖는다는 옛 풍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임'(任)에서 임(壬)은 베틀의 모습을 본뜬 상형으로 백성들의 베짜기를 감독하는 관리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 앞에 인(人)이 붙은 '임'(任)은 옛날 중국 은나라 때부터 중앙 관리나 지방수령의 의미로 쓰였다. 관료사회에서 '임지'(任地) 혹은 '부임(赴任)한다'라는 말이 쓰이는 배경이다. 결국 '책임'은 본래 의미가 관료사회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고, 그래서 관료들에게는 유독 엄격하고 도덕적인 책임의 잣대가 적용되는 지 모른다. 최근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 중단 사태를 보면 과연 '책임'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 기금을 관리하는 건설교통부 측은 대출을 중단토록 한 적이 없고, 심사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한 것을
올해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는 단연 신용경색이다. 이름도 낯선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함께 불어닥친 신용경색 태풍 앞에 미국과 유럽은 속수무책이었다. 이가운데 국부펀드가 부각됐다. 아부다비투자청이 씨티그룹에 75억달러를 전격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신용경색에 멍든 월가를 중동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부펀드가 구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중동의 원유 생산국,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카자흐스탄 나아가 적도기니 같은 변방까지 앞다퉈 국부펀드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실력을 쌓느라 여념이 없다. 메릴린치 조사에 의하면 국부펀드 자산규모는 이미 2조달러를 넘어 섰다. 이는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보다 크다. 2011년에는 7조9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펀드들은 '설립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도 해외의 거대 기업, 부동산, 채권을 노리고 있다. 자국의 부를 위해. 한국은 어떤가. 정부는 지난주 법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