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작권 외면하는 유튜브

[기자수첩]저작권 외면하는 유튜브

성연광 기자
2008.02.27 09:03

세계적인 동영상 UCC 사이트인 유튜브가 한국 서비스(kr.youtube.com)를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다. 그러나 초기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글의 약속과 달리, 각종 저작권 위반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유튜브 한글 사이트에 접속해 인기 TV방영물들을 검색하면 해당 콘텐츠들이 줄줄이 검색된다. 심지어 해외 수출 중인 모 인기드라마에는 외국어 자막까지 친절하게 붙어있어, 한류 콘텐츠 수출에 차질을 빚을 소지도 다분하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이 이같은 불법 콘텐츠의 유통에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동영상 업체들은 대부분 능동적인 저작권 침해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저작권물이 올라오면 삭제조치 하는 등 인기 방영물에 대한 검색 필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굳이 저작권자로부터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 방송 콘텐츠 등 저작권 위반혐의가 명확한 콘텐츠에 대해선 차단하고 있는 것.

반면, 유튜브는 국내업체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국내 동영상업체들이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검색 필터링'조차 없다. 결국 저작권자의 신고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마저 불법 저작물에 대한 신고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하다. 저작권 위반물이 있으면 저작권 귀속국가, 동영상제목과 재생 웹페이지주소, 저작권 침해방식, 신고자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형태, 연락처, 친필서명 등이 담긴 저작권 신고서를 제출하라는 게 약관 규정이다.

그것도 엄연히 한국지사인 구글코리아가 있는데도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불법 저작물 신고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다. 구글측은 향후에 '저작권 위반 방지프로그램(VI)'을 적용해 기술적으로 저작권 위반물에 대한 원천 차단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매일같이 쏟아지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위반 여부를 가려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에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불법 콘텐츠물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명 인증기반으로 회원을 가입할 수 있는 국내 서비스들과 달리, 단순 이메일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

그런데도 정작 이용약관에는 '구글은 이로 인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않는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가입절차와 관리체계 모두 허술한데도 모든 책임을 이용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화'란 단순한 '언어번역'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제도, 국민정서에 부합된 서비스를 내놓는 것임을 구글측이 다시한번 각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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